증권가, 테마주에 대한 '묻지마식 투자' 광풍 차단 나서

증권업계가 이차전지와 초전도체에서 비롯된 '묻지마식 투자' 광풍 차단을 위한 조치에 나섰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자사 이용 고객들의 검색량과 매수·매도 주문이 많은 종목을 실시간으로 집계해 순위를 보여주던 서비스를 이달 초부터 중단했다. 실시간 매수·매도·검색 상위 종목을 보고 부작정 따라서 거래하는 고객들을 보호하자는 취지다.

삼성증권측은 "고객에게 빅데이터를 통한 편의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시작된 서비스지만 초전도체 테마주 등을 추격 매수하는 고객들이 있다보니 이 기능을 일시 차단했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은 9일 오후 6시부터 에코프로에이치엔을 신용·대출 불가 종목으로 바꿨다. 아울러 증거금률도 100%로 상향 조정했다. NH투자증권은 앞서 지난 4일부터 초전도체 테마주로 주가가 급등한 덕성과 신성델타테크에 대해선 신용·대출을 막았다.
최근 신용 대출 금리를 낮춰 온 증권사들의 경우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는 종목에 한해서 증거금률을 높이거나 고객들에게 레버리지(차입) 투자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KB증권은 이달 2일부터 신용·대출 금리를 연 4.2%로 60일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하지만, 9일부터 에코프로비엠·엘앤에프·나노신소재 등 이차전지 주요 종목들과 포스코홀딩스·포스코퓨처엠·포스코인터내셔널 등 포스코그룹주에 대해선 신용·대출 증거금률을 기존 20∼40%에서 100%로 상향 조정했다. 증거금률을 100%로 적용하면 1억원 한도내에서 신용융자거래가 가능하다. 하지만, 사흘 이내 초단기 미수거래는 제한된다.

KB증권 관계자는 "이차전지 관련주가 올해 들어 과도한 주가 상승을 보여서 투자자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일부 종목에 대해 신용공여 제한 등 선제적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최근 여타 테마주와 함께 또다시 이차전지 관련주의 시세 변동성이 확대돼 과도한 레버리지 사용을 제한코자 일부 종목에 대해 신용공여 한도를 1억원으로 축소·제한했다"고 말했다. 특히 미수거래 방지를 위해 위탁증거금률도 100%로 지정했다고도 했다.

'0%'란 파격적 단기 신용융자 이자율을 내세웠던 대신증권도 9일 홈페이지와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에 공지까지 띄우며서 주식매매 관련 유의 사항을 안내했다. 대신증권은 안내문을 통해서 "최근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져 단기간에 과도한 투자자 쏠림 현상이 나타난다"며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는 주가 하락 시 손실이 확대될 수 있으니 반드시 상환능력을 고려해 투자해달라"고 당부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최근 테마주 투자 열풍이 불면서 투자 주의사항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어 이처럼 안내문도 띄우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테마주 열기로 허위 풍문이 나도는 것에 대해 집중 점검과 철저한 대응 의지를 피력했다. 특히 테마주 투자 열기에 편승한 증권사들의 공격적 신용융자 확대는 '빚투(빚을 내서 투자)'를 부추길 수 있다며 과열되지 않도록 관리해달라고 당부했다.


김희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euyil@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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