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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시프, 美·中 무역합의 정면 비판…“중국, 트럼프 ‘벼랑끝 관세 전술’ 이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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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시프, 美·中 무역합의 정면 비판…“중국, 트럼프 ‘벼랑끝 관세 전술’ 이겨”

피터 시프 유로퍼시픽자산운용 창업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피터 시프 유로퍼시픽자산운용 창업자. 사진=로이터
미국의 보수 경제학자로 유명한 피터 시프가 최근 체결된 미국과 중국 간 무역합의를 놓고 “중국이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고 미국의 허세를 꺾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19일(현지시각) 미국의 온라인 금융정보 플랫폼 머니와이즈에 따르면 시프 유로퍼시픽자산운용 창업자가 지난 주말 X를 통해 “이번 합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승리가 될 수 없다”며 “중국은 아무것도 동의하지 않았고 미국이 부과한 145%의 관세는 30%로 낮아졌으며 중국의 보복관세도 10% 수준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시프는 이어 “우리가 시작한 전쟁을 단지 멈추기로 합의한 것뿐”이라며 “이 전쟁에서 미국은 단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과 중국은 상호 관세율을 대폭 낮추는 90일간의 ‘관세 정전’에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시프를 포함한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가 실질적인 성과 없이 미국의 후퇴만 초래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ING의 제임스 나이트리 국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거대한 관세’는 리쇼어링(해외 공장 국내 복귀)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감세 재원을 확보하려는 목적이었지만, 현실은 다르다”며 “생산비용은 여전히 중국이 미국보다 낮아 제조업체들이 본국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부 장관도 X에서 “결국 눈을 깐(양보한) 쪽은 트럼프 대통령”이라며 “우리는 이 정책을 무기한 유지하겠다고 했지만 중국은 정책을 바꾸지 않았다. 가끔은 물러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이번 협상 결과에 대한 비판은 단순한 자존심 문제를 넘어 실질적인 경제 여파로도 이어지고 있다. 예일대 산하 ‘더버짓랩’에 따르면 미국이 부과한 평균 유효관세율은 17.8%로 1934년 이후 최고치다.

이에 따라 2025년 현재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7%포인트 하락하고 실업률은 0.35%포인트 상승하며 물가 수준은 단기간에 1.7% 오를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평균 가계 기준으로 연간 2800달러(약 382만원)의 실질 소비여력 손실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팬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사무엘 톰브스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 분석을 인용해 “이같은 관세 효과가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에 1%가량 상승 압력을 줄 수 있다”며 “이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더 오래 높은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시프는 이러한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 압력 속에서 자산 보호 수단으로 금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최근 6개월간 금값은 22% 올랐고, 현재 온스당 3189달러(약 435만원)를 기록 중”이라며 금 상장지수펀드인 ‘SPDR 골드 셰어즈’나 물가연동국채(TIPS) 등을 안전자산 대안으로 제시했다.

머니와이즈는 “이번 협상은 단지 일시적 휴전일 뿐이고 장기적인 불확실성은 해소되지 않았다”며 “가계 소비 계획에도 일정 수준의 안전마진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