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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 자석까지 번진 희토류 전쟁… TSMC가 ASML에 보낸 S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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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 자석까지 번진 희토류 전쟁… TSMC가 ASML에 보낸 SOS

- 장비 협력사에 중국산 영구자석 배제한 대체 모터 탑재 타진
- 가공 자석 95% 장악한 중국 규제 시한 임박하자 선제 방어 착수
- 장비 설계 변경 시 기술 재인증 소요… 정밀도와 진동 제어가 관건
TSMC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TSMC 로고. 사진=로이터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 TSMC가 장비 협력사들을 상대로 핵심 모터 부품 내 가공 영구자석 95% 의존도를 낮추는 기술 도입 가능성을 타진했다.

정보기술 전문 매체 톰스하드웨어는 2026년 10월 22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을 인용해 이번 조치가 장비를 즉각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 타당성을 검토하는 초기 협의 단계라고 보도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유예 시한이 다가오는 가운데, 장비 설계 변경 논의가 본격화할 경우 글로벌 반도체 장비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웨이퍼 넘기는 정밀 모터… 부품 공급망 분절 대응 착수


TSMC가 ASML과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등 주요 반도체 장비 제조사에 요청한 사안은 공장 자동화 모터에서 네오디뮴, 디스프로슘, 테르븀 같은 희토류 영구자석 부품을 배제할 수 있는지 여부다.

고도로 자동화된 반도체 공장은 수천 대의 전동 모터를 통해 웨이퍼 이송과 세부 공정을 제어한다. 해당 모터 부품 조달이 막히면 설비의 유지보수와 증설 과정에서 라인 운영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엔비디아의 인공지능 가속기와 애플, 브로드컴, 퀄컴의 첨단 칩을 생산하는 TSMC 입장에서는 모터 자석 하나가 전체 제조 공정의 병목으로 번지는 사태를 예방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장비 제조사들의 공식 수용 여부나 구체적인 도입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현재는 장비 제작사들이 희토류를 배제한 모터를 장착하면서도 초미세 공정의 정밀 규격을 충족할 수 있는지 타당성을 검토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

가공 자석 95% 쥔 베이징… 규제 유예 만료 압박


미국 지질조사국 통계 기준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채굴 물량의 약 70%를 담당한다. 국제에너지기구 집계에 따르면 정제 공정 점유율은 약 90%, TSMC 반도체 설비에 들어가는 완제품 가공 영구자석 생산 점유율은 약 95%에 달해 독점 지위를 누린다.
중국 정부는 2025년 4월 중·중희토류 7종과 영구자석에 대해 건별 수출 허가제를 시행하며 자원 통제에 돌입했다.

중국은 2025년 10월 9일 통제 대상을 추가 희토류 5종과 공정 장비 기술로 넓히고, 중국산 원료가 0.1% 이상 들어간 해외 생산 완제품까지 규제 대상에 묶었다. 이 조치는 2026년 11월 10일까지 1년간 집행을 유예한 뒤 추가로 90일 연장되었으나, 종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공급망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대만 정부가 산하 공업기술연구원을 지원해 3년 안으로 자급률 50%를 채우는 시범 생산 라인을 추진하고 미국 행정부가 2026년 2월 15조 9240억 원 규모 핵심 광물 비축 계획을 가동했으나, 단기적인 부품 공백을 메우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품 설계 변경 시 재인증 소요… 진동 제어가 기술 분수령


TSMC 발 모터 설계 변경 논의는 글로벌 장비를 공통으로 들여오는 반도체 업계 전반의 기술 과제로 이어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노광·식각·증착 공정에서 동일한 글로벌 장비사들의 설비를 운용하고 있다. 반도체 장비 업계에서는 글로벌 장비 제조사들이 모터 설계를 전면 수정할 경우, 안전성과 공정 신뢰성을 입증하는 재인증(Re-qualification) 절차가 필요해 장비 공급망의 검증 기간이 통상 수개월 이상 길어질 수 있다는 기술적 분석을 내놓는다.

공학적 상충관계(Trade-off)를 해결하는 일도 주요 난제로 꼽힌다. 영구자석 대신 전자기 유도 모터나 스위치드 릴럭턴스 모터, 페라이트 자석 모터로 돌아서면 에너지 효율과 출력 밀도가 감소하고 모터 부피가 커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나노미터 단위 미세 진동까지 다스려야 하는 첨단 장비에서 대체 모터의 회전력 제어와 토크 균형이 흔들리면 생산 품질 안정성에 영향을 준다. 장비사가 기존과 동등한 수준의 초정밀도를 입증하지 못하면 현장 도입은 신중할 수밖에 없다.

반도체 공급망 안정을 가를 분수령은 장비 생태계가 비희토류 모터의 초정밀 규격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표준화하느냐에 달렸다. 장비 업계에서는 규격 표준화와 신뢰성 검증이 안착할 때까지 반도체 제조사들이 핵심 모터 부품의 안전 재고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며 공급망 리스크 관리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