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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주식·대체투자 대략 6대 3대 1의 비율로 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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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주식·대체투자 대략 6대 3대 1의 비율로 운용

[은퇴경제학] <4-1>국민연금의 투자 포트폴리오 엿보기

총 자산 496조원 규모 국내외 8대 2 비율 투자

5% 이상 지분보유 기업 2014년말 현재 259개
우리나라의 최대 규모의 기관투자자는 국민연금이다. 세계적으로도 큰손 대접을 받는 투자기관이다.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의 공시자료에 따르면 올 6월 현재 총 자산 규모는 496조원이다. 최근 합병하여 국내 최대은행이 된 KEB하나은행의 총 자산 규모 298조원과 비교하면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더더구나 은행의 총 자산은 부채를 포함한 자산이나 국민연금은 국민들이 매월 내는 연금보험료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으므로 별도로 외부에서 차입하는 부채성 자산이 있을 수가 없다.

국민연금은 우리나라 최대 기관투자자

연금보험료를 납부하는 국민에 대한 부채성 자산이지만 상환 만기가 정해진 부채가 아니므로 사실상 기간에 구애받지 않고 장기 운용할 수 있는 자본성격의 부채성 자산이라고 할 수 있다. 총 자산 규모는 당분간 매년 불어날 것이다. 따라서 국민연금의 투자운용 포트폴리오를 안다는 것은 국민연금 가입자로서 권리와 의무일 뿐만 아니라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도 투자의 방향성 결정과 벤치마크 역할을 할 수 있다.

국민연금의 투자자산별 투자비율은 올 6월 현재 금융투자 부문이 전체 자산의 99.7%인 494조7000억원이다. 이 중 채권이 57.4%, 주식이 32.3%, 부동산 등 대체투자 부문이 9.7%를 차지하고 있다. 채권, 주식, 대체투자의 비율이 대략 6대 3대 1의 비율로 운용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채권시장은 물론 주식시장에서도 제일 큰손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투자와 해외투자로 구분하면 약 8대 2의 비율이다. 해외투자부문 총액이 111조3000억원(해외채권, 해외주식, 해외대체투자의 합)으로 이 또한 금융회사나 연기금을 통틀어 제일 큰손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투자는 포트폴리오 구성상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에 해외투자의 규모나 비율이 앞으로 더욱 늘어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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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채권투자 전체 기금 절반 이상 차지
국내채권투자 규모는 올 6월 현재 264조3000억원이다. 해외채권 20조5000억원에 비해 엄청난 규모이다. 전체 금융투자부문의 53.3%를 차지하는 큰 규모이다. 금융투자부문에서 채권투자가 가장 안전성이 높기 때문이겠지만 국내채권 비중이 너무 높은 건 좀 걱정스럽다. 국내채권투자 중 직접운용이 88.8%인 234조8000억원에 해당된다. 채권운용은 장기투자에 해당하고 대부분 만기까지 보유하기 때문에 그다지 위탁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의 채권운용은 다른 연기금이나 금융회사와 마찬가지로 안정적인 수익확보를 위하여 채권종류별, 발행기관별, 계열별(회사채) 및 만기별 분산투자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포트폴리오 구성을 보면 국채 42.4%, 특수채 21.7%, 회사채 12.4%, 금융채 7.0%, 통안채 지방채 등 10.1%, ABS 6.4% 등으로 분산되어 있다. 국채와 특수채가 압도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기금운용의 안정성에 바탕을 둔 포트폴리오로 보인다. 하지만 2014년 7월 국가채무 약 500조원을 감안하면 국민연금이 국가채무의 최대 채권자인 셈이다.

우리나라도 기준금리의 인하와 더불어 국채발행 이자율이 낮아지고 있어서 국민연금의 채권부문 운용수익률이 저조해질 수 있는 문제점이 있다.

큰 규모의 자산을 운용한다는 것은 바다에서 항공모함을 몰고 항해하는 것과 같다. 기동력과 회피기동이 약하고 자연히 방어에 약할 수밖에 없다. 항공모함이야 주위에 많은 군함, 잠수함, 전투기들이 엄호를 한다. 그러나 지나치게 큰 규모의 국내채권 운용은 외부의 충격에 선제적으로 회피하는 데 어려움이 많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국내 채권투자에서 해외 선진국의 우량 채권투자로 다변화하는 포트폴리오가 필연이라고 본다.

국내주식투자 운용 95조8000억원


국내주식투자 부문을 보면 역시 올 6월 현재 총 95조8000억원을 운용하고 있다. 전체 운용자산에서 19.3%를 차지하고 있다. 이중 48조원을 직접 운용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자산운용사 등을 선발하여 투자를 위탁하고 있다.

주식운용규모가 채권운용규모 대비 3분의 1 수준인 이유는 채권시장 대비 주식시장은 변동성이 크고 위험성이 더욱 높기 때문이다. 국내주식투자 운용수익률이 2014년 –5.5%, 2015년 6월 현재 7.5%, 2015년 8월 현재 -0.6%인 점을 보아도 주식투자 운용수익률의 기복이 심한 것을 알 수 있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우리나라 상장법인의 지분율 5.0% 이상인 기업수가 2014년 말 현재 259개 업체이다. 5% 이상 보유 기업체 명단은 6개월의 시차를 두고 발표하고 있다. 우리나라 우량기업을 망라한 것으로 보면 된다. 국민연금이 실시간으로 주식매매동향을 발표한다면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매일 장 마감 후 증권사의 시스템을 통하여 금융회사, 투신, 연기금 등 단체별로 개별주식을 얼마나 사고 팔았는지 정도가 제공되고 있다. 또한 분기별로 대량투자 보유내역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홈페이지와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하여 공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상장 기업 중 우량기업이 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연금은 공공자금이므로 우량기업이 아니면 투자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의 국내주식투자 벤치마크 지수는 KOSPI지수(종합주가지수)이다. 현재의 종합주가지수는 1980년 1월 4일 기준 상장종목 전체의 시가총액을 100으로 보고 현재의 상장종목 시가총액이 어느 수준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수이다. 그리고 벤치마크(Bench mark)는 주식시장에서 펀드의 수익률을 비교하는 ‘기준수익률’이다. 펀드 운용능력(수익률)을 평가하는 잣대로 사용하고 있다. 즉, 투자성과를 비교하는 지수로서 종합주가지수 상승률보다 높은 수익률을 지향하고 있다.

주식 직접투자의 경우에는 내재가치가 우량한 종목을 발굴하여 장기투자를 지향하고 있다. 따라서 사전에 ‘투자가능종목Pool’을 구성하고 그 범위 안에서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이 개인투자자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국민연금 주식운용 수익률이 시장수익율 대비 저조한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예를 들어 우량대형주 위주로 구성하다 보니 외국투자자들이 우량대형주를 대량 매도하면 시장대비 수익률이 저조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우량주 위주로 운영하다 보면 ‘개별종목위험’은 회피할 수 있지만, 반면에 대규모 투자이므로 쉽게 매도처분할 수 없기 때문에 종합지수가 하락(또는 주식시장이 붕괴)하는 등 거시적 ‘시장위험’에는 고스란히 노출될 수밖에 없다. 참 운용하기 어렵다.

국내대체투자 수익률이 높아

대체투자는 주식, 채권 등 전통적 투자자산에 비하여 고위험, 고수익을 지향하는 투자대상으로 인프라, 부동산, 벤처투자, 사모투자, 기업구조조정투자조합 등이 있다. 국내대체투자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인프라투자에는 BTO(Build-Transfer-Operate)방식에 57.6%, BTL(Build-Transfer-Lease) 24.1%, 그 외 자원에너지, 선박해운, 발전 등에 투자하고 있다.

부동산투자는 지분형투자에 72%, 대출형투자에 15%를 투자하고 있다. 사모투자는 PEF 64%, 메자닌&인수금융 18%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비중이 높은 투자종목으로는 인프라투자에서 도로와 에너지자원, 지분형 부동산투자에서 오피스빌딩, 기타 사모투자에서 PEF, 인수금융 등이 차지하고 있다.

대체투자(국내 해외 포함) 수익률을 보면 2014년 12.3%, 2015년 8월 현재 5.8%, 2012년에서 2014년간(3년) 평균수익률 8.3% 등 다른 투자부문과 비교하여 투자수익률이 가장 높다. 이유는 부동산투자의 경우 개발(‘개발’은 위험성이 높음)이 아닌 (임대)수익이 나오는 랜드마크 빌딩이며 인프라의 경우 투자자산과 수익이 보장되는 BTO 등에 투자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황상석 전 NH투자증권 필리핀 현지법인 대표
황상석 전 NH투자증권 필리핀 현지법인 대표
대체투자 수익률 그리고 채권과 주식투자의 규모와 비교해 볼 때 대체투자의 규모와 비중은 점점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대규모 투자자금이 소요되는 인프라 투자나 대형 오피스빌딩에 투자할 수 없다. 다만 개인에게는 주택, 상가건물, 대지 등 소규모 부동산 매입과 자원에너지펀드 및 선박해운펀드 등이 대체투자에 해당된다. 오히려 국민연금보다 대체투자의 범위가 넓고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음 편에서는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포트폴리오’에 대해 이야기해 보기로 하자.
황상석 전 NH투자증권 필리핀 현지법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