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사상 처음이며, 2000선에 첫 진입했던 지난 2007년 7월 이후 10년 3개월 만이다.
직전의 두 대통령은 동일하게 “임기 내 코스피 3000”을 주장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부터 문재인 대통령까지 7명의 대통령 가운데 코스피가 가장 많이 오른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이다. 노 전 대통령 취임 전날 616이었던 코스피는 임기 마지막날 1686까지 오르며 173.7%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노 전 대통령 다음에 취임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임기 중 제대로만 되면 지수가 5000도 가는 게 정상이라고 말했다. 참고로 이 전 대통령 재임기간 중 코스피는 19.69% 올랐다. 그럼에도 3000은 고사하고 2000에도 간신히 턱걸이(2018)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임기 기간 코스피는 3.91% 상승했다. 박스권 장세가 너무 오래 이어지다보니 박스피(박스+코스피)라는 업계에 신조어(?)까지도 유행했다.
역설적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문재인 정부에서 취임일부터 이날까지 지수가 9% 넘게 상승, 역사적인 고지를 밟게 됐다.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3000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북핵이라는 지정학적 리스크, 문재인 정부의 세제 개편안, 미국이 금리를 상승 기조로 전환 등 우리 증시에 좋지만은 않은 수많은 이벤트 속에서 달성한 기록이기 때문이다.
호사다마라 했다. 좋은 일이지만 벌써부터 축포를 울리는 건 섣부르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이번 상승의 주역은 일부 대형주 덕분이다. 콕 집어서 말하면 ‘삼성전자’ 때문이다. 이날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은 1626조원이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350조6345억원이다. 삼성전자 한 종목이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는다. 어느 쪽이든 극심한 편중은 지양해야 할 일이다.
그럼에도 다시 한 번 기원한다. 어찌 됐든 지수가 오르는 것 자체는 좋은 일 아닌가.
유병철 기자 ybsteel@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