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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중고차 대란'…월급 제자리에 중고차 값 수직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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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중고차 대란'…월급 제자리에 중고차 값 수직상승

현대 싼타페, 기아 쏘렌토 중고차 가격도 크게 올라

인플레이션의 여파로 미국의 중고차 가격이 최근 수직상승했다. 사진=아이시카즈이미지 확대보기
인플레이션의 여파로 미국의 중고차 가격이 최근 수직상승했다. 사진=아이시카즈

미국 머슬카의 대명사로 통하는 포드자동차의 ‘포드 머스탱’과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지난 1994년부터 판매해온 준중형 SUV ‘도요타 라브4’는 미국 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중고차 베스트셀러로 꼽힌다.

이들 차종이 미국에서 유통되는 중고차 가운데 가장 잘나갔던 또 다른 이유는 보통 직장인도 선택할 수 있을 정도로 가격이 저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전에 보지 못한 새로운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이들을 비롯한 인기 중고차의 가격이 일제히 수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미국 소비자들이 ‘중고차 대란’에 직면한 이유다. 이는 역대급 인플레이션의 여파로 직장인들의 실질소득은 제자리걸음인데 중고차 가격은 수직 상승한 결과다.

◇인기 중고차 값, 일제히 치솟아


미국에서 대표적으로 중고차 가격이 치솟은 차종. 사진=아이시카즈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에서 대표적으로 중고차 가격이 치솟은 차종. 사진=아이시카즈


27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미국의 자동차 정보사이트 아이시카즈는 미국 중고차 시장의 최근 동향에 관한 조사 보고서를 최근 펴냈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에 따른 신차 공급 부족에다 최근 물가 급등의 여파로 근로자들의 실질소득이 감소하면서 인기 중고차를 중심으로 가격이 치솟는 현상이 확인됐다는 것이 골자다.
미국인의 중위 소득은 지난 1970년대 이후 생산성이 오른 만큼 오르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해왔는데 특히 최근 인플레의 여파로 실질소득이 더욱 타격을 입는 상황이 펼쳐진 결과라는 것.

그 결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인 2019년까지는 인기 중고차로 거래됐던 차종 가운데 상당수가 현재는 가격이 지나치게 올라 구매가 사실상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

아이시카즈는 2019년 4월과 11월 사이의 중고차 가격 현황과 올해 1월에서 8월 사이의 중고차 가격 현황을 비교분석한 결과 닛산 프론티어, 크라이슬러 300, 기아 소렌토, 지프 체로키 등 4가지 모델의 중고 가격이 특히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닛산 프론티어의 경우 2019년 중고차 가격은 1만2687달러(약 1800만원)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3만9833달러(약 5700만원) 수준으로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크라이슬러 300은 9621달러(약 1370만원)에서 3만9767달러(약 5600만원), 기아 쏘렌토는 9094달러(약 1300만원)에서 3만9570달러(약 5600만원), 지프 체로키는 9714달러(약 1380만원)에서 3만9030달러(약 5500만원)로 가격이 치솟았다.

◇중고차 가격이 급등하는 이유


가격이 가장 많이 뛴 미국의 10대 중고차 모델. 사진=아이시카즈이미지 확대보기
가격이 가장 많이 뛴 미국의 10대 중고차 모델. 사진=아이시카즈


아이시카즈는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한참 전인 2019년 8월부터 올해 8월까지 신차 가격은 29%가 오른 데 비해 중고차 가격(출고한 지 3년 된 차 기준)은 무려 52%나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와는 대조적으로 같은 기간 미국인의 소득 증가율은 13%에 머물렀다”고 설명했다.

소득은 정체 상태인데 중고차 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르며 치솟았다는 뜻이다.

아이시카즈는 “신차와 중고차 모두 가격이 크게 뛰면서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살 수 있는 차가 급격히 줄어들었다”면서 “단기적인 지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장기 자동차론 같은 것을 고려할 수도 있지만 현재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아이시카즈가 발표한 주요 모델별 중고차 가격 인상 현황에 따르면 도요타의 준대형 세단 ‘아발론’이 37.6%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가운데 GM 쉐보레 트래버스가 36.1%로 2위, 볼보 S60이 3.5%로 3위로 그 뒤를 이었다.

이 밖에 5.8%의 상승률을 보인 기아 쏘렌토가 31위, 7.3%의 상승률을 기록한 현대 싼타페가 26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