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중고차 시장의 균열이 시작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각)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 자료를 인용해 이와 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5월 초 자동차 딜러들이 보유한 중고차 재고는 43일분으로 같은 5월 초 기준으로 팬데믹 시기인 2021년 이후 가장 낮았다.
일반적인 중고차 시장에서는 4월 중순 이후 차량 재고가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인데 최근 들어선 공급망 혼란으로 중고차 가격이 치솟았던 2021년 이후로 재고가 가장 적은 상황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재고 부족 현상이 일어나면서 중고차 가격이 오른 한편, 소비자들은 원하는 수준의 중고차를 찾기가 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는 것이 분석의 주요 골자다.
콕스 오토모티브 집계에 따르면 미국 내 50개 베스트셀러 모델을 기준으로 한 중고차 평균 가격은 최근 2개월간 상승세를 지속하며 2만9000달러선에 육박했다.
자동차 관세가 중고차 가격에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지만, 신차 가격 상승 및 소비자 수요 변화로 인해 중고차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신차 공급량이 줄고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이 중고차 시장으로 몰리면서 많은 딜러 매장이 중고차 재고 부족 사태에 놓이게 된 상황이다.
앞서 미국 행정부는 4월 3일 외국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발효했다. 또 이달 3일부터 엔진 등 자동차 부품에도 25% 관세를 부과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업계 반발을 반영해 내년 4월 30일까지 미국에서 조립한 자동차 가격의 15%에 해당하는 부품에 대해 관세를 1년간 면제하는 등 부품 관련 관세 조치를 일부 완화한 상태다. 그러나 시장의 혼란은 피하지는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포드는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차량 3종의 가격을 인상했고, 일본 업체인 스바루도 일부 신차 모델의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시티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멕시코 내 공장의 차량 생산 감축 여파로 4월 북미 전체 자동차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했다고 추산했다.
WSJ의 인터뷰에 응한 디트로이트 인근의 앤아버 자동차 딜러사 영업관리자인 글렌 고트프리드는 "중고차 공급이 제약돼 있고, 특히 상태가 좋은 중고차일수록 더욱 공급 제약이 심하다"라고 말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