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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증시, 내년에도 상승 이어갈까…AI 투자·기업 실적·금리 인하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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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증시, 내년에도 상승 이어갈까…AI 투자·기업 실적·금리 인하가 관건

지난 1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뉴욕증권거래소 앞에 설치된 크리스마스 트리 옆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1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뉴욕증권거래소 앞에 설치된 크리스마스 트리 옆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주식시장이 3년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며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2026년에도 같은 흐름이 반복될 수 있을지를 두고 월가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투자 지속 여부와 기업 실적 개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기조가 내년 증시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고 로이터통신이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증시는 지난 2022년 10월 시작된 강세장 이후 AI 기대감과 금리 인하, 경기 침체 우려를 비껴간 경제 성장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왔다. 대표 지수인 S&P500 지수는 2023년 24%, 2024년 23% 오른 데 이어 2025년에도 거래일을 몇 개 남겨둔 상황에서 17% 이상 상승한 상태다.

다만 4년 연속 두 자릿수 상승은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샘 스토벌 CFRA 최고투자전략가는 “모든 조건이 동시에 맞아떨어져야 가능한 시나리오”라며 “예상보다 나은 한 해가 될 수는 있겠지만 또 한 번의 대단한 해가 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2026년 말 S&P500 목표치를 7400으로 제시했는데 이는 현재 수준 대비 약 7% 상승 여력에 해당한다.

반면 일부 투자은행은 보다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독일계 투자은행 도이체방크는 S&P500 목표치를 8000으로 제시하며 2026년에 10%를 웃도는 상승이 가능하다고 봤다.

◇ 기업 이익이 관건…AI 넘어 실적 확산 여부 주목


강세론자들은 미국 기업 실적 전망을 가장 중요한 근거로 들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에 따르면 S&P500 편입 기업의 이익은 2025년 13% 증가한 데 이어 2026년에는 15%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그동안 증시 상승을 주도해온 소수 대형 기술주에 국한되지 않고 좀 더 폭넓은 기업군으로 이익 개선이 확산될 가능성이 주목된다. 엔비디아, 애플, 아마존 등을 포함한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세븐’은 2024년 37%의 이익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나머지 S&P500 기업의 증가율은 7%에 그쳤다. 2026년에는 매그니피센트 세븐의 이익 증가율이 23%, 나머지 기업들이 13%로 격차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크리스티나 후퍼 만그룹 최고시장전략가는 “S&P500에 포함된 나머지 493개 종목의 이익 증가세가 뚜렷해진다면 내년에도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주가수익비율(PER)이 이미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만큼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추가적인 주가 상승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연준 통화정책·미중 관계도 변수


AI를 둘러싼 대규모 설비 투자 역시 2026년 증시의 주요 변수다. 인프라 구축과 응용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가 주가를 떠받쳐왔지만 투자 대비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커질 경우 관련 종목이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제프 부크바인더 LPL파이낸셜 수석 주식전략가는 “기업들이 이미 제시한 자본지출 계획을 축소하거나 AI 투자 수익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흔들리면, 증시는 정체되거나 소폭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통화정책 역시 중요한 변수다.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연준이 2024년과 2025년에 걸쳐 기준금리를 총 1.75%포인트 인하한 데 이어 2026년에도 최소 두 차례 추가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융위 마 PNC파이낸셜서비스그룹 최고투자전략가는 “연준이 완화적 기조를 유지하는지가 가장 큰 관건”이라고 말했다.

역사적 통계는 엇갈린 신호를 보여준다. 1950년 이후 네 번째 해에 접어든 7차례 강세장 가운데 6번은 평균 12.8%의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미국 중간선거가 있는 해의 평균 상승률은 3.8%에 그쳤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의 관계도 잠재적 변수로 꼽힌다. 마 전략가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돌파구가 마련된다면 아직 시장에 반영되지 않은 긍정적 촉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월가에서는 AI 투자 지속성, 기업 실적의 폭넓은 개선, 연준의 정책 방향이라는 세 축이 맞물릴 경우 2026년에도 증시 상승 흐름이 이어질 수 있지만 어느 하나라도 흔들릴 경우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신중론이 힘을 얻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