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킷브레이커 충격 뒤 코스피 5.76% 급등 마감
고용 둔화에 금리 인상론 쏙… 주가 회복 가능성 주목
고용 둔화에 금리 인상론 쏙… 주가 회복 가능성 주목
이미지 확대보기지옥과 천국을 오간 한 주였다. 인공지능(AI) 고점론과 주가 거품 논쟁으로 목요일 하루에만 7.89% 폭락했던 코스피 시장이 하루 만에 극적인 V자 반등을 완성했다고 배런스가 지난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 증시가 독립기념일 휴일로 문을 닫은 사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선행 지표 역할을 하는 한국 메모리 기업들이 강한 회복세를 보였다. 월요일 증시 재개장을 기다리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고용 지표가 바꾼 공기… 밸류에이션 리셋 후 리레이팅 시동
이번 반등의 핵심 동력은 미국 고용 시장의 열기 완화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고용 보고서에서 일자리 증가세가 둔화하고 임금 상승 압력이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 우려가 누그러졌고, 실질금리가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가 기술주 투자 심리를 급격히 되살렸다.
유럽 최대 기술주인 반도체 노광장비 기업 ASML도 이틀 동안 9% 가까이 밀리던 하락세를 멈추고 3.1% 올랐다. 독일 도이치뱅크는 연준 의장을 포함한 정책 결정자들이 Sintra 포럼에서 제기한 발언을 바탕으로, 인플레이션 위험이 통제 가능한 범위로 들어왔다는 안도감이 매수세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기관의 기록적 매수세… 환율 안정 속 K-반도체 극적 반전
한국 시장의 수급 개선도 반등을 강력하게 뒷받침했다. 지난 2일 폭락세를 보인 뒤 3일 장 초반 7300선까지 주저앉았던 코스피는 기관 투자자의 압도적인 사자세에 힘입어 전 거래일 대비 5.76% 오른 8088.34로 장을 마쳤다. 이날 시장 급반등의 핵심 주체는 기관이었다. 기관은 하루 만에 4조 4000억 원이 넘는 물량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위로 끌어올린 반면,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2조 원 이상을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미국의 고용지표 부진이 몰고 온 강달러 현상 완화와 환율 급락도 국내 증시의 하방 압력을 낮추는 완충 역할을 했다. 거시경제 환경이 안정되자 기관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를 집중 투자 대상으로 삼았다.
종목별로는 SK하이닉스가 10.88%, 삼성전자가 8.22% 폭등했다. 장중 주가가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프로그램 매수 호가 효력을 일시 정지하는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전날의 폭락 손실을 완벽히 되돌리는 드라마틱한 흐름을 연출했다.
인공지능 스타트업 앤트로픽이 삼성전자와 맞춤형 칩 팩키징 솔루션을 비롯한 하드웨어 개발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 역시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구체적인 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탐색 단계의 소식이지만, 인공지능 하드웨어 수요가 여전히 견고하다는 방증으로 해석됐다.
특히 고대역폭메모(HBM) 중심의 수요는 공급 가격 상승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이번 반등은 단순한 물량 회복이 아닌 수익성 기대 재평가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도 힘을 얻는다. 미국 프리덤캐피탈마켓은 반도체 산업의 기초체력 훼손이 아니라 과열된 주가 배수가 정상화되는 과정이었다고 진단했다.
월요일 개장하는 미 증시… 마이크론 1000달러 선 탈환 걸린 분기점
시장의 시선은 월요일 미국 뉴욕 증시로 향한다. 한국 반도체 대형주들이 먼저 보여준 급등세가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주가 회복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마이크론은 목요일 거래에서 5.5% 하락한 975.56달러(약 149만 원)로 마감하며 지난달 중순 이후 유지해 온 1000달러(약 153만 원) 선을 내준 상태다.
마이크론은 올해 들어 급등하는 과정에서 사흘 이상 연속으로 하락한 경우가 단 두 차례에 불과할 만큼 강력한 하방 경직성을 보여왔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대역폭메모리와 서버용 디램 시장은 내년까지 공급 부족 상태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인 매물 출회에도 불구하고 중기적인 메모리 공급 부족 사이클은 유효하다는 뜻이다.
이번 반등이 단순한 낙폭 과대에 따른 기술적 되돌림인지, 아니면 인공지능 메모리 사이클의 재가속 신호인지는 미국 시장의 반응을 통해 최종 확인된다.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3대 체크포인트
돌아오는 주간 반도체 투자자들이 자산 배분 전략을 짜기 위해 반드시 추적해야 할 지표는 세 가지다.
가장 먼저 마이크론이 월요일 뉴욕 증시 개장 직후 1000달러 선을 곧바로 회복하고 안착하는지 지켜봐야 한다. 다음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엔비디아와 인공지능 인프라 관련주를 다시 사들이며 수급 주도권을 쥐는지 추적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주 후반 발표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수치와 이에 따른 연준의 금리 인하 확률 변동성이다.
이 세 가지 거시경제와 산업 지표의 움직임에 따라 반도체 2차 랠리의 지속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