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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선박용 바이오 중유, 탄소규제 뚫고 유럽 첫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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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선박용 바이오 중유, 탄소규제 뚫고 유럽 첫 수출

아시아에너지, 유럽 거래선 최초 확보...네덜란드로 출항
온산 생산·부산항 선적…발전용 정제 기술로 유럽 고객 확보
해운 저탄소 연료 수요 확대 속 지속가능항공유 원료시장도 공략
아시아에너지는 울산 온산공장에서 생산한 선박용 바이오중유를 부산신항을 거쳐 네덜란드로 수출했다. 발전용 바이오중유에 머물던 사업을 선박연료로 넓히며 첫 유럽 거래선을 확보했다. 사진=아시아에너지이미지 확대보기
아시아에너지는 울산 온산공장에서 생산한 선박용 바이오중유를 부산신항을 거쳐 네덜란드로 수출했다. 발전용 바이오중유에 머물던 사업을 선박연료로 넓히며 첫 유럽 거래선을 확보했다. 사진=아시아에너지
유럽 해운시장에서 선박연료를 고르는 기준이 바뀌고 있다.

가격과 황 함량에 더해 원료 생산부터 운송과 정제, 선박 연소까지 발생한 온실가스를 따진다.

울산 온산에서 폐유와 동·식물성 부산물을 정제해 만든 선박용 바이오중유도 이 변화 속에서 첫 유럽 수출길에 올랐다.

(주)아시아에너지는 지난달 24일 울산 울주군 온산공장에서 수출 물량을 출고했다. 팜 부산물과 폐식용유, 동·식물성 유지 등을 정제한 연료다.
제품은 ISO 탱크컨테이너에 담겨 부산신항으로 옮겨졌다. 지난 1일 머스크라인 선박에 실려 네덜란드로 향했다.

국내 발전소에 바이오중유를 공급해 온 중소기업이 설립 14년 만에 확보한 첫 유럽 거래선이다.

회사는 유럽 시장의 공급 목표를 월 3천~5천톤으로 잡았다.

탄소 규제가 바꾼 선박연료 시장


유럽연합은 2025년부터 유럽 항만을 이용하는 5천GT 초과 선박에 연료의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적용하고 있다.

유럽연합이 정한 감축 기준은 선박이 1년 동안 사용한 에너지의 평균 온실가스 배출집약도를 기준치보다 2025년 2%, 2030년 6% 낮추는 내용이다. 감축률은 2050년 80%까지 높아진다.

‘FuelEU Maritime’으로 불리는 이 제도는 선박의 배기가스만 계산하지 않는다. 원료 생산과 운송, 정제, 유통, 선박 연소까지 전 과정에서 발생한 온실가스를 합산한다.

같은 바이오연료라도 폐기물과 부산물의 출처, 정제 방식, 운송 거리에 따라 감축 실적이 달라진다.

선박 운항회사도 연료 가격과 품질뿐 아니라 원료 이력과 공급망까지 확인해야 한다.

유럽연합은 지난해부터 유럽 항만을 이용하는 5천GT 초과 선박에 연료의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적용했다. 감축률은 2025년 2%에서 2030년 6%, 2050년 80%로 높아진다. 자료=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이미지 확대보기
유럽연합은 지난해부터 유럽 항만을 이용하는 5천GT 초과 선박에 연료의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적용했다. 감축률은 2025년 2%에서 2030년 6%, 2050년 80%로 높아진다. 자료=유럽연합 집행위원회


탄소 규제는 실제 연료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

유럽 최대 선박 급유항인 로테르담에서는 지난해 중유와 선박용 경유, 대체연료 등을 합쳐 980만톤이 선박에 공급됐다.
바이오메탄올 공급량은 2024년 3천946톤에서 지난해 1만1천819톤으로 세 배 늘었다.
바이오 LNG도 같은 기간 2천775㎥에서 1만7천644㎥로 여섯 배 넘게 증가했다.

선박연료 시장은 여전히 화석연료 중심이다.

하지만 유럽의 탄소 규제와 배출권 비용에 대응해 선박 운항회사들은 저탄소 연료 구매를 늘리고 있다. 로테르담의 바이오메탄올과 바이오 LNG 급유량이 빠르게 증가한 배경이다.

아시아에너지의 첫 유럽 수출도 이 흐름에서 성사됐다.

온산에서 생산한 선박용 바이오중유가 네덜란드로 향한 배경에는 유럽의 탄소 규제와 커지는 저탄소 연료 수요가 있다.

폐유를 선박연료로 바꾼 정제 기술


폐유와 동·식물성 부산물은 원료마다 수분과 산도, 점도, 밀도, 금속 함량이 다르다.

선박연료로 사용하려면 원료별 성질을 일정한 품질 기준에 맞춰야 한다.

아시아에너지는 정제 과정에서 수분과 고형물, 금속 성분을 줄이고 점도와 밀도, 산도를 연료 기준에 맞춘다.
국내 발전소에 공급해 온 바이오중유 정제 기술을 선박용 연료로 확장한 것이다.

유럽 수출에는 품질 기준과 함께 원료의 출처와 유통 과정도 입증해야 한다.

아시아에너지는 2025년 8월 국제 지속가능성 인증인 ‘ISCC EU’를 취득했다. 인증 범위에는 폐식용유와 팜유, 캐슈넛 오일 등이 포함됐다.

ISCC EU는 바이오 원료의 수집과 가공, 운송, 최종 공급 과정과 온실가스 감축량을 검증한다.

아시아에너지는 인증 취득 이후 첫 유럽 거래선을 확보했다.

2030년 16억리터 시장


선박용 바이오연료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국제에너지기구는 2030년 세계 해운용 바이오디젤 수요가 현재의 두 배인 16억L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세계 해운용 바이오디젤 수요가 2030년 현재의 두 배인 16억L로 늘고, 증가분의 대부분이 유럽에서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료=국제에너지기구(IEA), Renewables 2025이미지 확대보기
국제에너지기구는 세계 해운용 바이오디젤 수요가 2030년 현재의 두 배인 16억L로 늘고, 증가분의 대부분이 유럽에서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료=국제에너지기구(IEA), Renewables 2025


전체 해운연료에서 바이오디젤이 차지하는 비중은 2030년에도 1% 안팎에 머물 전망이다.

수요 증가분은 유럽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강화된 연료 규제와 탄소배출권 비용이 화석연료 사용 부담을 높이며 바이오연료 전환을 촉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연료는 기존 선박유에 섞어 사용할 수 있어 엔진과 급유시설을 대대적으로 바꾸지 않고도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유럽의 탄소 규제에 대응해야 하는 선박 운항회사들이 먼저 선택할 수 있는 저탄소 연료로 꼽히는 이유다.

국제해사기구는 2030년까지 국제해운 에너지의 최소 5%를 온실가스 무배출 또는 저배출 연료와 기술로 전환하고, 최대 1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2050년 전후에는 국제해운의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제로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발전용에서 선박용으로


아시아에너지의 기존 주력 제품은 국내 발전소에 공급하는 바이오중유였다.

발전소 납품으로 구축한 원료 조달과 정제, 저장, 운송 체계를 바탕으로 선박용 바이오중유까지 생산 범위를 넓혔다.

온산공장에서 만든 연료는 육로로 부산신항까지 옮겨진 뒤 유럽행 선박에 실렸다. 울산의 생산시설과 부산항의 물류망이 첫 유럽 수출길로 연결됐다.

국내 실증과 공급 기반도 넓히고 있다.

아시아에너지는 우림해운과 선박용 바이오중유 실증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항에서 선박에 바이오연료를 공급하는 벙커링 사업 참여도 준비 중이다.

다음 시장은 항공유 원료


폐유 정제 기술의 다음 시장은 지속가능항공유 원료다.

아시아에너지는 폐식용유와 동·식물성 유지에서 불순물을 제거해 항공유 생산에 투입할 전처리 원료유를 개발하고 있다.
2027년 시범생산을 목표로 생산설비 확대도 추진 중이다.

국내에서는 2027년부터 국제선 항공유 공급량의 1%를 지속가능항공유로 채우는 혼합 의무가 시행된다.
정부가 제시한 목표 범위는 2030년 3~5%, 2035년 7~10%다.

국제에너지기구는 세계 지속가능항공유 사용량이 2024년 10억리터에서 2030년 90억리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2027년 국내 혼합 의무가 시작되고 세계 수요가 커지면 전처리 원료유의 품질과 생산능력이 시장 진입을 좌우한다.
아시아에너지는 같은 해 시범생산을 목표로 선박연료에 이어 항공유 원료시장까지 준비하고 있다.

네덜란드 첫 수출은 발전용 바이오중유 정제 기술이 선박연료로 확장된 첫 결과다.

지속가능항공유 원료 생산이 본격화하면 온산에서 출발한 수출 품목도 선박연료에서 항공유 원료까지 넓어진다.


박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tkay8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