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은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올해 4분기에 7%를 상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분기에 비해 2%가 올라간 것이고, 유로존의 같은 기간 성장률 예상치 2%와 중국의 4분기 예상치 4%를 크게 웃도는 수치이다.
특히 미국이 글로벌 내구재 소비의 블랙홀이 됐다. 유럽중앙은행(ECB)에 따르면 유로존의 내구재 소비는 2018년과 비교할 때 2%가 늘어났으나 미국에서는 무려 45%가 증가했다. 영국중앙은행에 따르면 2019년 이후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의 내구재 소비가 22% 포인트 증가했고, 이 중의 90%가량이 미국의 소비 증가에 기인한 것이다.
미국의 수입이 급증하면서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의 경제에도 파장이 일고 있다. 중국의 생산자 물가가 소비자 물가를 압도하고 있고, 이는 중국의 내수 시장이 미국과 같은 수출 시장의 수요를 따라가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WSJ이 지적했다.
미국의 소비 급증으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이 악화하고, 이것이 각국의 인플레이션을 촉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에서 유동성을 확대하는 통화 정책과 재정 정책으로 인해 시중에 돈이 넘치고, 미국인들이 적극적으로 소비하고 있다.
미국 경제는 내년에도 순항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 전망이다. 미국 경제가 올해 6% 성장하고, 내년에도 4%가량 더 성장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분석했다. 이는 지난 수십 년 만의 최고 성장률이다. 도이치뱅크는 미국의 실업률이 2023년에 70년 만의 최저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은 미국 경제가 올해 5.5%가 성장하고, 내년에 다시 4%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은 지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당시에는 올해 경제 성장률이 5.9%가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를 0.4% 포인트 낮췄다.
미국에서는 근로자 임금도 꾸준한 오름세를 보인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미국 근로자 임금은 코로나19 대유행 시작 전과 비교하면 현재 4%가량 올랐다. 이에 반해 유로존 근로자 임금 상승률은 1% 미만에 그쳤다.
미국 연준이 고물가를 잡기 위해 채권 매입 축소 조처인 테이퍼링을 내년 3월까지 끝내고, 내년 중에 3번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예고했다. 연준의 이런 출구 전략으로 인해 미국의 달러 가치가 오르고 있다. 이 때문에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 멕시코 중앙은행은 지난 16일 기준 금리를 0.5% 포인트 올려 5.50%로 조정했고, 러시아 중앙은행도 지난 17일 기준 금리를 1% 포인트 올려 8.5%로 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세계 굴지 기업들이 대미 투자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JP모건 체이스에 따르면 해외 기업 등의 투자 증가로 올해 미국의 장비 투자는 13%가 증가했다. 이는 유로존의 3.6%, 일본의 0.1%를 크게 상회한 수치이다.
한국은행도 최근 올해 미국 경제가 경제활동 재개와 적극적 정책 지원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내년에도 개인 소비 증가세, 기업투자 호조 등으로 잠재성장률을 큰 폭 상회할 것으로 한은이 전망했다.
한은은 내년에도 미국 경제는 잠재성장률을 큰 폭 상회하면서 빠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개인 소비는 정부 소득지원 효과가 약화하면서 증가 폭은 줄겠지만, 높은 저축 수준과 고용개선에 따른 가계소득 증가 등에 힘입어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