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연준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가운데 투표권을 12명 중 지역 연방준비은행 즉 연은 총재 4명이 한꺼번에 교체됐다. FOMC에 새로 들어온 인물은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그리고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등이다. 하커 총재는 보스턴 연은 총재직을 대신해 잠시 맡는다. 에릭 로젠그렌 전 보스턴 연은 총재는 부적절한 개인 투자 논란에 휘말려 사임한 상태다. FOMC 투표권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한 연준 이사 7명과 영구 당연직 위원인 뉴욕 연은 총재 그리고 여기에 4명의 지역 연은 총재가 번갈아 가면서 가진다. 해마다 4명이 교체된다.
지난해 표결권을 갖고 있었던 토머스 바킨(리치먼드), 라파엘 보스틱(애틀랜타), 매리 데일리(샌프란시스코), 찰스 에번스(시카고) 총재는 올해 표결권 없이 FOMC에 참석한다. 그 자리를 이른바 매파로 분류되는 이들이 대체한다. FOMC 권력이 비둘기파에서 매파로 확 바뀌었다.
물론 매파가 대거 입성했다고 연준의 통화정책이 급속히 긴축으로 전환되지는 않을 것이다. 연준은 이미 지난해 12월 15일 FOMC에서 올해 통화정책 긴축 전환을 예고했다. 기본적으로 이 스케줄에 맞추어 긴출을 시행하게 된다. 표결권은 없더라도 나머지 지역연방은행 총재 8명 모두 FOMC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기 때문에 표결권을 갖는 이들이 누구냐에 따라 통화정책 방향이 한꺼번에 급속도로 전환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만 강경파가 표결권을 손에 넣게 됨에 따라 긴축 전환에 탄력이 붙을 가능성은 한결 더 높아졌다.
미국 연준이 12월 FOMC 뒤 공개한 경제전망에 따르면 제롬파월 의장과 이사, 지역연방은행 총재 등 당시 FOMC 참석자 18명 전원이 올해 금리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그런 만큼 올해 중 금리인상은 확실시된다. 분기별로 내놓는 이 경제전망 점도표에서 대부분 위원들은 0.25%포인트씩 3차례 금리인상을 전망했다. 지난 9월 전망에서는 약 절반이 올해 금리동결을 전망했으나 이후 많이 강경해졌다.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연준이 금리인상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 것이다. 이 마당에 연준 FOMC 투표권도 매파쪽으로 넘어가 긴축이 더 빨라지게 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올 2월 두번째 4년 임기를 시작한다. 금융개혁 강경론자로 분류되는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은행 감독을 책임지는 부의장이 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오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상할 확률은 56.5%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 예측 당시의 25.2%에서 두 배 이상으로 오른 것이다. 페드워치는 연방기금(FF) 선물의 가격 데이터를 바탕으로 통화정책 변경 확률을 추산하는 서비스다. 3월은 연준의 테이퍼링이 완료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그 이전엔 연준이 3월 테이퍼링을 마무리해 비(非)전통적 통화정책인 양적완화를 끝내고 6월쯤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 들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었다. 그러나 현재 페드워치 자료에 따르면 6월 FOMC 때 인상할 확률은 100%이다. 이제 6월 인상은 기정사실이 된 셈이다. 더 빨라져 3월에 금리이상이 단행될수도 있다.
노동부가 발표한 11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5.7%이다. 1982년 7월 이후 39년여 만에 최고였다.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도 전년 동월보다 4.7% 올랐다. 1983년 9월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이 근원 PCE 지수는 연준이 금리 정책을 결정할 때 참고하는 물가 지표이다. 이 지수는 2021년 3월부터 3%대로 높은 수준을 유지해오다 10월에 4.2%, 11월 4.7%로 상승폭이 점점 커지는 추세다. 연준의 물가 목표치인 2.0%의 두 배 이상 높다. 공급망 병목현상이 완화되고 경제 회복세가 이어진다고 할지라도 인플레이션이 2%대로 떨어지려면 물가가 급격하게 정상화돼야 하는 상황이다.
금리인상의 공포가 다가오고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