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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대출로 고객 마음 사로잡은 '온투업'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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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대출로 고객 마음 사로잡은 '온투업' 주목

온투업체 대출잔액 1년 새 78.9% 늘어…침체됐던 온투업 제도권 편입 후 안정세
중저신용자 위한 '대안·1.5대출' 될까?…"온투업, 실질적 대안으로 보긴 어려워"

최근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체(온투업·옛 P2P)들이 기존 금융사들이 외면했던 틈새금융의 역할을 톡톡히 하며 소비자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이미지 확대보기
최근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체(온투업·옛 P2P)들이 기존 금융사들이 외면했던 틈새금융의 역할을 톡톡히 하며 소비자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근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체(온투업·옛 P2P)들이 기존 금융사들이 외면한 틈새금융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소비자들의 각광을 받고 있다.

◇온투업체 대출잔액 1년 새 78.9% 늘어


3일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중앙기록관리기관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등록된 35개 온투업금융 업체의 한 달 누적 대출금은 2조7855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2조5039억원과 비교하면 2816억원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11월 말과 비교하면 5973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출 잔액 또한 증가했다. 대출 잔액은 1조1789억원으로 지난해 말 기준 1조1150억원과 견줘 639억원 늘었다. 지난해 11월 말과 비교해서도 1212억원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개인신용대출을 취급하는 대표적 온투업체 3곳(피플펀드·8퍼센트·렌딧)의 성장세 또한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기준 이들 세 곳의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약 1117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약 923억원과 비교해 194억원 늘어난 수치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은 온투업자가 운영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차주가 대출금을 빌리고 차주에게 대출금을 제공한 투자자는 그에 따른 이자를 받으며 온투업자는 그 과정에서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사업이다. 1·2금융권에서 소외된 금융소비자들은 급전을 구할 수 있고, 투자자는 은행 이자보다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어 혁신 금융으로 주목 받는다. 하지만 지난 2020년 각종 사기와 연체, 부실 논란으로 소비자들의 불신이 커지면서 시장도 크게 위축됐다.

◇침체됐던 온투업 제도권 편입 후 안정세


침체됐던 온투업계가 누적 대출액이 다시 증가하는 등 회복세를 나타낸 배경에는 제도권 편입이 컸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8월부터 온투법을 시행하고 금융당국에 등록된 업체만 신규 영업을 가능토록 했다. 이를 통해 무분별하게 난립 됐던 P2P업체들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이뤄졌다. 규제 공백으로 불거졌던 문제들이 금융당국 감독아래 놓이면서 온투업계는 점차 안정화되는 추세로 잃었던 신뢰도 조금씩 되찾고 있다.

이 밖에도 시중은행과 카드사, 저축은행 등에 대한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된 점도 영향 미쳤다. 가계대출 규제 여파로 1·2금융권에서 가로막힌 대출 수요는 온투업계로 발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온투업계에선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금융당국의 강력한 가계대출 규제 여파로 온투업계를 찾는 고객들이 늘었다고 본다. 온투업은 은행·2금융권과 달리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 대출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중저신용자 위한 '대안·1.5대출' 될까?


당초 온투업계는 '대안금융', '1.5금융'이란 이름을 앞세웠다. 하지만 중저신용자 대상의 대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지 의문이다. 지난 1월 말 기준 온투업 전체 대출 가운데 부동산담보대출 비중은 무려 70%였다. 개인신용대출은 11%에 불과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담보대출은 신용대출보다 부실 우려가 적다" 며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출이라면 담보보단 신용대출이 더 많아야 하는데 아무래도 안전 지향적으로 영업을 재개·확대해 나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온투업자 대부분이 부동산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대출을 취급한다. 신용대출만 취급하는 렌딧의 경우 대출 잔액 규모는 지난해 말보다 소폭 줄었다. 지난해 12월 289억6000만원에서 지난달 말 274억8028만원으로 감소했다. 신용대출과 담보대출을 모두 취급하는 피플펀드는 지난해부터 다시 신용 대출 취급이 늘었다. 지난해 말 555억4274만원이었던 신용대출 잔액은 한달 사이 766억7244만원으로 증가했다.

온투업계 관계자는 "신용대출은 담보대출보다 리스크가 큰 만큼 온투업자의 의지만으로 확대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며 "일부 업체들이 자체신용평가시스템(CSS)를 고도화하는 것도 신용대출 시장 진출·확대를 위해 발판을 마련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온투업, 실질적 대안으로 보긴 어려워"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1~2금융권 대출 규제로 대출 수요는 많은데 온투업자가 실질적 대안이 될 수 있는지 관련 아직 부족한 면이 있다"며 "특히 기관투자 등 온투업자가 자금을 확보할 여건이 되지 않다 보니 대출 공급을 늘리기 힘든 상황이다"고 분석했다.

온투업 신용대출의 경우 개인 투자자는 최대 3000만원, 소득 적격 개인투자자는 최대 1억원까지만 투자가 가능하다. 부동산담보대출 투자 한도는 각각 최대 1000만원, 1억원까지다.

온투업계에선 기관 투자를 활성화 해 자금 활로를 열어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온투법은 은행과 저축은행 등 기관투자를 허용하고 있지만, 각 업권마다 적용되는 법이 달라 실제 투자가 이뤄지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서 교수는 "이같은 이유에서 수급불균형 문제는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며 "당장은 온투업자들이 현 상황을 유지해나갈 가능성이 큰 만큼 중저신용자의 자금난 해소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도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ohee194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