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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해외투자 2017년 대비 75% 급감...경제위기 심화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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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해외투자 2017년 대비 75% 급감...경제위기 심화 신호

부동산 붕괴·일대일로 저항으로 1751억→440억 달러 축소, 내부 자금난 가속
중국 기업들의 해외 투자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해외투자 규모는 2017년 최고치보다 약 7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GPT4o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기업들의 해외 투자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해외투자 규모는 2017년 최고치보다 약 7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GPT4o
중국 기업들의 해외 투자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중국 경제의 구조 문제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지난 2(현지시각) 에포크타임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해외투자 규모는 2017년 최고치보다 약 7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 해외 투자 7년새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데릭 시저스가 집계한 중국 글로벌투자 추적기(CGIT)에 따르면, 중국 민간 기업과 국유 기업, 정부의 해외 투자는 20171751억 달러(244조 원)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투자 규모는 계속 줄어들어 2019년에는 약 45% 줄었고,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에는 더욱 위축됐다.
2021년 경제회복과 함께 해외 투자가 약 16% 늘었지만, 2022년부터 다시 줄어들기 시작했다. 올해 상반기까지의 평균 투자 유출액은 약 440억 달러(61조 원), 2017년 최고치보다 약 75% 줄어든 수준이다.

중국 상무부가 발표한 수치와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두 자료 모두 해외 투자가 줄어드는 흐름을 일관되게 보여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때문에 생긴 불확실성이 일부 영향을 미쳤지만, 2017년 이전 급격한 증가세와 견주면 하락세는 분명하다.

◇ 부동산 위기와 기술투자 확대가 배경

해외 투자가 줄어든 주요 원인은 중국 내부의 경제 및 금융 문제로 풀이된다. 주요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연쇄 파산하고 그에 따라 모기지 대출이 부실해지면서 중국 금융기관들이 돈 부족에 직면했다. 이 때문에 해외 투자에 쓸 자금 여력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특히 2023년과 2024년 중국 공산당 정권이 기술 부문 확장에 집중하면서 해외 투자 자금이 국내로 돌려졌다. 기술 구축에 투입된 자금은 약 1000억 달러(139조 원)에 이르며, 인공지능 스타트업에만 80억 달러(11조 원)가 투자된 것으로 추정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추진해온 일대일로 사업도 참여국들의 저항에 부딪히면서 자금 공급이 위축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2023년과 2024년 일대일로에 더 많은 자금을 배정하고 수혜국에 대한 차관을 늘리려 노력했지만, 해외 투자 유출이 계속 줄어드는 것을 보면 이런 노력도 한계에 부딪힌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런 투자 흐름 변화가 중국 경제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지표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중국 가계와 민간 기업의 신뢰 하락으로 해외 자산 이전 욕구가 커지고 있지만, 이런 민간 투자자들의 자본 해외 이전 충동을 압도할 정도로 국내 자금 부족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중국의 경제·금융 문제가 개별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성향보다 훨씬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수준에 이르렀음을 시사한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