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투자 부담에도 알리글로 미국 안착…전년 대비 매출 211% 증가
'큐레보' 릴리 품으로…향후 CMO·로열티 수익 기대
국내 제약 산업은 신약개발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신약 개발에는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오너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내의 목소리다. 하지만 산업계의 오랜 숙제는 기업의 소유와 경영 분리다. 오너 일가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결여로 발생하는 문제가 기업 가치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경쟁력 강화와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기로에 서 있는 국내 제약사들, 오너 경영의 명과 암을 조명해 본다. [편집자주]'큐레보' 릴리 품으로…향후 CMO·로열티 수익 기대
이미지 확대보기GC녹십자는 고(故) 허영섭 선대회장이 지난 1969년 수도미생물약품판매를 인수하며 출범했다. 이후 선대회장과 현 허일섭 GC녹십자홀딩스 회장이 함께 경영하며 GC녹십자를 성장시켰다. 지난 2009년 선대회장 별세 후 허 회장과 허영섭 회장의 차남 허은철 GC녹십자 대표가 경영 전면에 나서며 현재의 경영 체제를 구축했다. 허 대표는 서울대학교 식품공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생물화학공학 석사학위, 미국 코넬대학교 대학원에서 식품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목암생명과학연구소와 GC녹십자 R&D기획실에서 경력을 쌓았으며 최고기술책임자(CTO)와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지난 2015년 GC녹십자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현재까지는 허 회장과 허 대표가 이끄는 삼촌·조카 경영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허 회장 자녀들이 그룹 내 경영 참여도 확대되고 있다. 허 대표가 일찍부터 경영에 참여해 온 가운데 최근에는 허 회장 자녀들도 그룹 내 주요 보직을 맡으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들은 오너 2·3세이자 사촌 관계로 업계에서는 이를 '사촌 경영'으로 부르기도 한다.
허 대표가 공을 들여온 사업 중 하나는 미국 혈액제제 시장 진출이다. GC녹십자는 국내 혈액제제 시장 강자로 자리매김했지만 성장 무대를 해외로 넓히기 위해 세계 최대 면역글로불린 시장인 미국 공략에 나섰다. 그 중심에는 정맥주사용 면역글로불린(IVIG) 제제인 '알리글로'가 있다. 알리글로 사업은 일반적인 신약 개발과는 결이 다르다. 미국 혈액제제 시장은 제품 경쟁력 뿐 아니라 혈장 확보 능력과 생산시설, 공급망 구축 여부가 성패를 좌우하는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GC녹십자는 알리글로 개발과 함께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상당한 자원을 투입했다.
알리글로는 지난 202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획득하며 미국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지난 2024년 미국 시장에 출시되며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다만 업계의 우려도 적지 않았다. 알리글로 사업 확대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혈장 확보가 필수적인데 미국 혈액제제 사업은 제품 개발뿐 아니라 원료 수급과 생산 역량 확보에도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분야로 꼽힌다. 이에 GC녹십자는 혈장 확보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미국 혈액원 운영사 ABO홀딩스를 1380억 원에 인수하며 공급망 구축에 나섰다. 수익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상당한 비용이 투입되는 구조인 만큼 투자 부담도 적지 않았다. 또 GC녹십자는 미국 시장 안착을 위한 판매망 확대에도 속도를 냈다. 주요 보험사 처방집 등재와 처방급여관리업체, 전문약국 네트워크 확보를 통해 처방 접근성을 높였다. 이에 따라 알리글로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11% 증가한 1511억 원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미국 관계사 큐레보를 통한 투자 회수에도 성공했다. 큐레보는 GC녹십자가 지난 2017년 미국에 설립한 백신 개발 전문 바이오텍으로 차세대 대상포진 백신 후보물질 '아메조스바테인' 개발을 주도해왔다. GC녹십자는 최근 큐레보를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거래를 통해 지분 매각 대금 뿐 아니라 향후 위탁생산(CMO)과 매출 연동 로열티를 확보하며 지속적인 수익 창출 기반도 마련하게 됐다. 이에 GC녹십자 관계자는 "상업화 이후에도 일부 물량은 CMO로 가져오게 되고 로열티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원을 하나 확보한 셈"이라고 말했다.(연재 끝)
황소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wangsw715@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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