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는 2021년 GDP가 3조1734억 달러다. 세계 6위였다. 하지만 2030년 이 수치는 8조400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한국이 2021년 1조8000억 달러, 2030년 2조6000억 달러가 된다는 전망에 비교할 때 성장 속도는 놀랍다. 인도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7년에 20조 달러를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인도는 수치에서 보듯이 비약적 성장이 기대되는 미래의 강국이다. 목표가 달성되면 그야말로 강대국의 위치를 점하게 된다. 이를 위해 인도는 민주와 자유진영은 물론 공산ㆍ권위주의 국가와의 교역에 전혀 거부감을 보이지 않는다.
모디 총리는 “인도는 모든 민주주의의 국가들의 어머니”라고 자화자찬한다. 식민지 경험을 극복하고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존중하는 나라를 새롭게 건설했다는 자부심을 표현한 것이다.
글로벌 다국적 기업들은 이제 중국보다 인도를 더 선호한다. 다국적 기업의 71%는 투자 매력도가 매우 높다고 말한다. 인도 경제가 지금보다 향후 3~5년 이내에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인도 미래가 긍정적이라는 수치가 96%에 달한다.
미중대결 구도가 더 확대되면서 인도의 지정학적 가치는 더 높아가고 있다. 인도는 실질소비성장률이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이다. 디지털 경제는 2025년까지 1조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인도는 2023년을 발전 도화선으로 삼는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제3세계 좌장으로서 위상을 더 높이겠다는 셈법이다.
2023년 인도는 인도네시아에 이어 G20 의장국이다. 인도인들은 기후문제에 대한 해법과 경기침체 극복 대안 제시를 벌써 말하고 있다. 선진국들이 기후문제 해결을 위해 이미 약속한 돈을 신흥국과 개도국에 내놓아야 한다고 말한다. 경기침체 극복을 위해 IMFㆍ세계은행의 역할 강화를 말한다.
또한 인도는 2023년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해 중앙아시아 국가가 주로 회원으로 구성된 상하이협력기구의 순회의장국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조율을 할 수 있는 입장이 된다. 민주ㆍ자유진영의 대응기구 성격을 갖는 이 기구에서 신냉전의 속도를 완화할 수 있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
하지만 인도의 전략 청사진은 여기까지다. 인도가 보이는 이기적 행보 때문이다. 인도는 제3세계 외교 좌장을 말하면서 민주와 권위주의 진영을 모두 오가면서 실리만 추구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도는 모디 총리가 자랑하듯 ‘모든 민주주의 국가의 어머니’라는 자부심을 실제 외교에서는 보여주지 않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은 명백하게 국제질서를 위반한 것이다. 일반인을 학살한 것은 범죄이다. 하지만 인도는 러시아나 푸틴에 대해 강력히 전쟁을 삼갈 것을 말하지 않는다.
상하이 협력기구 회의에서 “지금은 전쟁의 시대가 아니다”고 말하는 수준에서 멈추었다. 전 세계가 에너지와 식량난을 겪고 전쟁의 희생자가 늘고 있는 마당에 전쟁 중단을 위한 조치가 필요하지만 동참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인도는 전범국가인 러시아와 교역을 지난해 보다 더 늘렸다. 이는 제재를 받는 러시아를 경제적으로 간접 지원하는 나쁜 행위이다. 2021년 81억4126억 달러였던 교역은 2022년 131억2468억 달러로 늘었다.
인도가 값싼 러시아 석유를 많이 사들인 때문이다. 인도는 농업국가이기에 러시아로부터 비료 수입을 더 늘렸다. 이것은 교역 증가로 나타났다.
인도는 에너지 부족 국가이기에 값싼 에너지를 사고 싶은 것은 국가를 위해 좋은 일이지만 국제사회를 위해서는 전범 러시아를 돕는 나쁜 일이 된다.
이는 인도가 평화와 인권을 존중하는 나라 편에 선 것이 아니라 편의주의적 행보를 일삼고 있다는 비난을 자초하는 행위이다.
또한, 인도는 인도-태평양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면서 평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남중국해, 대만에 대해 무력 위협을 가하는 중국과 교역을 확대하고 있다. 미중갈등이 고조되고 있음에도 미국과 인도-태평양 군사협력을 강화하는 와중에서도 중국과 교역을 지속 확대 중이다.
중국 수입의존도가 매년 높아지고 있는데 양국 교역규모는 1265억 달러에 달한다. 인도는 이 가운데 975억 달러를 수입했다. 높은 중국 의존도다.
미국과 EU는 남아시아의 안정과 번영, 평화를 위해 인도와 함께 협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상당한 정성을 기울여 인도를 우방으로 삼으려고 한다. 하지만 인도는 받을 것은 받으면서 실리노선을 고수하려고 한다.
인도인들은 미래에는 인도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제3세계 외교가 명분과 실리 사이에서 인도의 이익만 살피는 행위라는 것이 계속해 쌓일 경우 인도의 글로벌 리더십은 손상될 수 있다.
인도는 몸집이 커질수록 지켜보는 상대가 많아지고 누구나 추구할 가치와 규범을 말하고 이를 존중하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