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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리창 중국 총리 "자유 진영과 경제 갈등 원치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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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리창 중국 총리 "자유 진영과 경제 갈등 원치 않아"

리창 중국 총리가 톈진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의 2023년 뉴 챔피언 연례 회의에서 개막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리창 중국 총리가 톈진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의 2023년 뉴 챔피언 연례 회의에서 개막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리창 중국 총리는 취임 후 첫 유럽 방문을 통해 자유무역을 강조하는 한편 경제 장벽은 대결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그동안 축적한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제거하려는 서방의 노력은 무모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독일을 비롯해 유럽의 주요 정치 지도자를 방문한 후 자국에서 열리는 하계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보호무역에서 탈피할 것과 경제의 정치화 중단을 거듭 강조했다.
그의 거듭된 ‘경제를 경제로 풀자’는 제안이 실행력을 가질 수 있는 이슈가 되려면 우선 중국의 경기 부양책과 경제 안보에서의 태도가 중요하다.

미국의 반응도 중요하다. 중국이 미국에서 원하는 것을 줄 때 미국도 중국이 원하는 것을 줄 수 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중 관계를 충돌이 아닌 경쟁이라고 말하면서 ‘디커플링’에서 ‘디리스킹’으로 대중 정책이 이제 전환될 것임을 선언했다.

블링컨 미 국무장관 방중 이래 많은 미국의 고위 관료가 중국을 방문한다.

중국은 하계휴가 시즌에 주요 지도자들이 베이다이허(北戴河)에서 모여 향후 정국 운영 방안을 논의하는 기회를 갖는다. 중국 공산당의 가장 중요한 연례행사로는 5년마다 개최되는 전국대표대회와 매년 가을 개최되는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다.

중앙위 전체회의는 대개 9월 중순부터 10월 사이에 개최되므로 통상 8월 초 진행되는 베이다이허의 ‘피서 정치’에서 한 달 후 개최되는 당의 가장 중요한 행사와 관련된 주요 의제들이 토론의 핵심 주제가 된다.

미·중의 패권을 둘러싼 경쟁이 30년 이상의 장기전이라는 일반적 평가 속에 가속화되던 갈등이 바이든의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와 미국 고위 관료와 중국의 파트너 사이의 대화, 블링컨과 시진핑 면담 이후 달라질 수 있을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정점은 인도에서 열리는 9월 델리 G20 행사가 아니라 미국에서 열리는 APEC에서 정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더 많다.

리창 총리는 미·중 갈등이 경쟁으로 전환되느냐의 중요한 시기에 미국에 더 유리한 협상력을 갖기 위해 중국의 입장을 대내외에 밝혀 더 많은 지지를 얻으려 한다. 그의 발언은 시진핑과 중국 공산당의 속내를 대변한다.

◇리창 중국 총리, 글로벌 분열 경고


중국 2인자는 해안 도시 톈진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일명 하계 다보스포럼에 중국을 대표해 참석했다.

톈진에서 사흘간 열리는 행사는 중국이 해외 기업과 정부 대표를 초청하는 기회이다. 이번 포럼에는 크리스 힙킨스 뉴질랜드 총리,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파이살 알리브라힘 사우디아라비아 경제기획장관 등 정치·경제계 인사들이 참석한다.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미국의 첨단기술 투자를 규제하고 차단하는 행정명령을 추진하고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전쟁이 자유 진영의 비판 속에 갈등이 높은 가운데 중국 총리가 공개적으로 현 상황에 대한 중국의 인식을 밝혔다.

리창 총리의 연설은 중국의 회복이 점점 더 많은 경고 신호를 비추고 있는 가운데 세계 2위 경제대국이 경제 회복을 위해 어떤 정책을 제시할 것인지를 직접 듣는 기회가 되었다.

리창의 핵심 발언은 우선 외국인 투자자 유치였다. 외국인들의 중국 직접 투자는 최근 몇 달 동안 감소하고 있다.

이런 흐름을 의식한 발언이었다. 6월 발표된 EU 상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수행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하는 비율이 기록적으로 높다. 해외 투자가 줄면 중국에서 좋은 일자리가 사라지게 된다. 중국 이탈로 보여질 경우 대외 신뢰에도 나쁜 결과로 이어진다.

중국 총리는 국내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하며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려 했다. 내수 확대와 시장 역동성을 살리기 위해 “더 실용적이고 효과적인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는 경기 부양책 제시 가능성을 밝혔다.

중국 리창 총리는 글로벌 분열을 경고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리창 총리는 글로벌 분열을 경고했다. 사진=로이터

하지만 이러한 약속은 대부분 중국 관리들이 이전에 했던 말을 되풀이한 것으로 참석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했다.

리창 총리는 중국이 정부의 성장 목표인 약 5%를 달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이미 알려진 목표다. 상반기 GDP 성장률이 5%를 밑돌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이를 상쇄하려면 경기 부양책으로 성장에 집중해야 한다.

이를 끊기 위해 리창 총리는 경제의 정치화를 비판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일부 사람들이 세운 보이지 않는 장벽이 널리 퍼져 세계를 분열과 심지어 대립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EU 방문에서 했던 발언을 반복했다.

“경제 문제의 정치화에 반대하고 글로벌 산업 및 공급망을 안정적이고 매끄럽게 유지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직접 미국을 겨냥하지는 않았지만, “서방 일부는 의존도를 낮추고 위험을 제거한다는 용어를 과장하고 있다”고 미국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중국의 중단기 정책 기조는 시진핑 주석이 이끄는 8월 베이다이허에서 열리는 공산당 정치국 회의 이후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전까지 미·중 사이의 대화가 향후 글로벌 정세에 큰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