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뉴욕증시와 외환시장에 따르면 아르헨티나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110%에서 80%로 30% 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연간 물가상승률이 250%를 상회하는 극심한 스태그플레이션(불경기 속 물가 상승) 상황에서 아르헨티나 정부가 기준 금리를 이처럼 대폭적으로 낮춘 것은 작년 12월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 취임 직후 100% 이상 미국 달러 공식 환율을 올리고 나서 여러 금융 거래 때 적용하는 달러 환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뉴욕증시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기준금리 30% 포인트 인하와 동시에 은행 측이 지속적으로 요구한 정기적금 최저 금리 규제도 폐지했다. 산탄데르 은행과 파타고니아 은행은 고객의 앱을 통해 정기적금 금리를 연 70%, 71%로 즉시 인하한다고 통보했다.
극심한 경제난 극복을 위한 '허리띠 졸라매기'를 강조하면서 자신을 포함한 각료 급여를 대폭 인상해 논란을 빚고 있는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노동차관을 전격 경질했다. 마누엘 아도르니 아르헨티나 대통령실 대변인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어제 오마르 야신 인적자원부 차관(노동·고용·사회보장 분야)이 자리에서 물러났다"며 "대통령실과 야신 전 차관 사이에 의견 차이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 배경으로 아도르니 대변인은 "대통령이 이런 일(대통령과 장관들의 급여 인상)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지시를 내렸지만, 실제로 그 일이 일어났다"며, 야신 전 차관의 해임은 "논리적"이라고 부연했다.
현지 언론인 라나시온은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전날 야신 전 차관에 대한 해임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야신 전 차관은 전날 밤 이런 결정을 전달받았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야신 전 차관은 '정부 지출을 줄이겠다'는 명목으로 밀레이 정부에서 시행한 부처 통·폐합에 따라 기존 노동부를 인적자원부 산하로 두면서 생긴 노동·고용·사회보장 파트 최고 책임자였다. 밀레이 대통령은 지난달 행정부 고위 공무원 월급과 관련한 대통령령을 통해 자신의 2월 월급을 48% 인상한바 이다. 이 실무는를 야신 전 차관 부서에서 맡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셀프 급여 인상' 논란 속에 정부를 성토하는 여론이 비등해지자, 밀레이 대통령이 부랴부랴 급여 인상을 '없던 일'로 하면서 동시에 차관을 전격 경질한 것이다.
현지 매체들은 이번 결정에 대해 "야신 전 차관이 한 유일한 일은 대통령실에서 합의된 내용을 승인한 것뿐"이라며 "가장 얇은 실을 희생양 삼아 잘라낸 것과 다름없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전했다. 실제 관련 대통령령 문서에는 밀레이 대통령이 직접 서명한 것으로 돼 있다.
지난해 12월 10일 취임한 지 3개월을 보낸 밀레이 대통령은 임기 초반부터 극단적 자유주의에 입각한 각종 규제 철폐를 야심 차게 들고나왔지만, 여소야대 의회 설득 실패와 총파업을 위시한 거센 반대 여론에 부닥치며 아직은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하고 있다. 취임 초기 60%에 가까웠던 밀레이 정부 긍정 평가는 현재 45%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 수치가 40% 아래로 떨어지면, 현지 통화를 달러화로 도입하겠다는 등의 그의 목표는 힘을 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