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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위기’ 페루 대통령…검찰 출석해 “롤렉스 시계는 빌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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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위기’ 페루 대통령…검찰 출석해 “롤렉스 시계는 빌린 것”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가운데 분홍정장을 입은 여성).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가운데 분홍정장을 입은 여성). 사진=로이터
'롤렉스 시계 스캔들'로 탄핵 위기를 맞은 디나 볼루아르테(61) 페루 대통령이 검찰에 출석해 자신의 고가 시계가 친구한테 빌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5시간여 동안 명품 시계 보유와 관련한 검찰 수사를 받은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명품 시계 하나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시계들은 친구로부터 빌린 것이라고 진술했다.
그는 검찰 수사 직후 대국민 연설을 통해서도 "이 시계를 빌린 것은 잘못이었다"고 인정하면서, 지금은 돌려준 상태라고 말했다.

또 고가의 까르띠에 디자이너 팔찌를 소유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문제의 품목은 몇 년 전에 구입한 가격이 저렴한 모조 보석이라고 밝혔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앞서 약 2년여간 공식 일정(부통령 시기 포함)을 소화하면서 1만4000달러(약 1875만원) 상당의 롤렉스를 비롯한 최소 14점의 고가 시계를 착용한 것이 언론에 포착돼 불분명한 취득경위를 문제삼는 보도가 크게 나왔다.

이후 검찰은 대통령 자택과 대통령궁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고 볼루아르테 대통령을 소환 조사했다.

이번 스캔들 사태가 크게 불거지자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경찰을 감독하는 내무부 장관을 포함한 거의 3분에 1에 해당하는 장관을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루 헌법은 국회에서 판단한 신체·도덕적 무능력 등을 이유로 국회 의결을 거쳐 대통령을 해임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도덕적 무능력’은 과거 여러 페루 대통령을 탄핵하는 단골 사유로 쓰이곤 했다. 이번 롤렉스 시계 스캔들로 지난 1일 페루 의회에서는 야당 의원들에 의해 대통령 탄핵안이 발의됐으나 보수·우파 의원들의 반대로 4일 탄핵안은 통과되지 않았다고 외신은 전했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2022년에 축출된 페드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의 전 부통령이었다. 그는 카스티요 전 대통령 탄핵 사태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상대로 강압적인 진압을 지시 또는 묵과해 50여명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도 조사를 받고 있다.

이번 부패 추문으로 볼루아르테 대통령의 지지율을 9%대로 추락한 상태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