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비디아는 전날 발표한 1분기(2~4월) 실적에서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로 인한 타격에도 불구하고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매출과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에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장 초반 한때 6% 넘게 급등하는 등 전 세계 반도체주의 동반 상승을 견인했다.
CNBC는 "엔비디아가 반도체 업계와 인공지능(AI) 관련 주식 전반의 흐름을 가늠하는 '시장의 바로미터'로 간주돼 왔다"면서 엔비디아의 호실적이 전 세계 반도체주의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날 일본의 도쿄일렉트론은 장 마감 기준 4% 넘게 올랐고,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엔비디아에 공급하는 SK하이닉스도 한국 증시에서 2% 가까이 상승 마감했다.
유럽 시장에서도 ASM인터내셔널(2.7%), BE 세미컨덕터 인더스트리(1.47%) 등 주요 반도체 기업 주가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대만 TSMC를 비롯해 AMD, 퀄컴 등도 이날 뉴욕 시장 초반 약 1%씩 동반 상승했다.
반도체 산업은 미국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과 대중국 수출 규제로 인해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특히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장비를 만드는 ASML과 같은 기업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여파로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기업 가치가 증발했다.
엔비디아도 전날 실적 발표에서 수출 제한 조치로 인해 중국에 출하하지 못한 H20 칩 재고에 대해 45억 달러를 손실 처리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에 따라 25억 달러에 달하는 잠재 매출이 날아갔다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의 대중국 수출 규제는 더욱 강화되는 분위기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보도에서, 미국 정부가 반도체 관련 화학물질 및 설계 소프트웨어를 생산하는 여러 기업에 대해 중국으로의 수출을 허가 없이 중단할 것을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악재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는 1분기 인공지능(AI) 학습에 핵심적인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대한 수요가 냉각되고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며 시장 전망을 뛰어넘는 성과를 기록해 전세계 반도체 업계에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