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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자주포 ‘현지화 동맹’… K9 수출 가속 vs 마진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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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자주포 ‘현지화 동맹’… K9 수출 가속 vs 마진 압박

45억 유로 규모 사업, 사파 합류로 현지 사법·정치 불확실성 완화 국면 진입
완제품 아닌 기술 이전 방식… 포신·사통장치 등 독점 공급권 수성이 변수
스페인 육군 차세대 고성능 자주포(ATP) 도입 사업이 현지 방산 연합체 구조로 재편되면서 한국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자주포 본계약 체결 가능성이 커졌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스페인 육군 차세대 고성능 자주포(ATP) 도입 사업이 현지 방산 연합체 구조로 재편되면서 한국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자주포 본계약 체결 가능성이 커졌다. 이미지=제미나이3

스페인 육군 차세대 고성능 자주포(ATP) 도입 사업이 현지 방산 연합체 구조로 재편되면서 한국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자주포 본계약 체결 가능성이 커졌다. 플랫폼 낙점과 현지 연합체 구성으로 수주는 사실상 막바지 단계에 진입했으나, 기술 이전 범위와 마진 구조를 둘러싼 최종 조율이 남은 상태다.

스페인 매체 디아리오 바스코(El Diario Vasco)는 지난 202677일 기푸스코아 기반 방산기업 사파(Sapa)455400만 유로(78845억 원) 규모 궤도형 자주포 공급 사업에 참여한다고 보도했다.

사파는 인드라(Indra)와 에스크리바노(Escribano)가 결성한 임시기업연합(UTE) 핵심 기술 파트너다. 사파는 K9 플랫폼에 탑재할 트랜스미션 포함 이동성 시스템 현지 제조와 기술 공급을 전담할 예정이다.

소송 합의 추진과 스페인 연합 구조 실체

이번 사업은 스페인 육군이 운용 중인 노후 M109 자주포를 교체하는 대형 국책 프로젝트다. 당초 미국 제너럴다이내믹스(GD) 스페인 자회사인 산타바바라 시스템즈가 낙찰 결과에 반발해 스페인 국가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며 사법 리스크가 발생했다.

현지 언론과 업계 인터뷰를 종합하면 현재 주요 관련 기업들은 법적 공방을 멈추고 향후 글로벌 입찰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합작법인(JV) 설립을 조율 중인 단계로 파악된다. 다만 스페인 국방부 공식 선정 평가서와 최종 합의문은 아직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사파가 지분 7.94%를 보유한 인드라의 경영진 개편(안헬 시몬 회장 체제)이 맞물리며 스페인 국내 기업 간 연합 전선이 구축됐다. K9 자주포는 독일 PzH2000 등 경쟁 기종을 제치고 최종 플랫폼으로 낙점됐다.

경쟁국 대비 뛰어난 납기 준수 능력과 가격 경쟁력, 현지 생산 요구를 수용한 기술 이전 유연성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방산 프로젝트 주기상 현 상황은 플랫폼 선정을 완료하고 현지 산업 구조를 재편해 계약 구조를 다듬는 단계다.

유럽산 무기 구매 압박과 현지화 필요성


K9 자주포가 현지 제조 방식을 택한 배경에는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국산화 압박이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앙카라 NATO 국방장관 회의에서 확인되었듯 유럽 동맹국들은 방위비 증액과 함께 유럽 방위기금(EDF)을 활용한 유럽산 무기 구매와 전략 자율성을 요구받고 있다.

비유럽계 플랫폼인 한화 K9이 서유럽 진입 장벽을 넘기 위해서는 스페인 내 방산 생태계 결합이 필요했다. 사파를 이동성 패키지 전담 제조사로 내세운 이유도 비유럽 플랫폼 채택에 따르는 현지 정계와 EU 당국의 정책 거부감을 완화하고 스페인 정부와 정합성을 확보하기 위한 우회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익 구조 변화와 리스크 형태 전환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핵심 분수령은 수익 구조 변화다. 이번 계약은 고마진을 점할 수 있는 완제품 직수출이 아닌 현지 조립·생산(CKD)과 기술 이전 방식이다. 현지 조립 방식은 완제품 대비 가치사슬 내 마진율이 낮고 현지 파트너사와 수익을 배분해야 하므로 초기 영업이익률이 제한될 수 있다. 수주 가시성은 매우 높아진 단계이나 이익은 아직 불확정적인 상황이다.

향후 한화 실적을 좌우할 척도는 핵심 부품 공급권 방어 여부다. 사파가 동력 전달 계통 제조 지분과 기술료를 가져가더라도 한화가 포신, 사격통제시스템(FCS), 탄약장전체계 등 모태 기술 핵심 영역을 독점 공급해야 일정 수준 이상의 마진을 확보할 수 있다.

아울러 시장은 정치 리스크 해소가 아닌 리스크 형태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10년에서 20년 단위로 진행되는 수명주기 지원(MRO) 계약에서 현지 업체로 기술 이전 범위가 확대될 경우 한화의 고부가가치 반복 매출 기반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스페인 정권 교체 시 계약 조건 재검토 가능성이나 인드라 중심 컨소시엄 내 주도권 변화 등은 장기 투자자가 지속해서 감시해야 할 요소다.

경쟁 기종 탈락과 사파 참여를 통한 정치 리스크 봉합은 계약 체결 확률이 높아졌을 때 나타나는 신호다. 향후 양산과 납품 개시를 알리는 최종 트리거는 스페인 국방부 공식 계약 발표, 합작법인 설립 완료와 지분 구조 공개, 기술 이전 범위 내 사격통제시스템과 포신 독점 공급권 명시 여부가 될 전망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