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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청년 기술·금융업 일자리 22% 급감…3년간 4만5000명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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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청년 기술·금융업 일자리 22% 급감…3년간 4만5000명 감소

정보통신업 30%·금융업 10% 줄어…고임금 산업에서 청년층 입지 약화
AI 도입·기술업계 침체·원격근무 영향 지목…청년실업률 16% 넘어
지난해 11월 20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시티오브웨스트민스터 칼리지에서 학생들이 배관 기술 실습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11월 20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시티오브웨스트민스터 칼리지에서 학생들이 배관 기술 실습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영국에서 18~24세 청년들의 기술·금융업 일자리가 최근 3년 동안 2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임금과 높은 생산성으로 청년층이 선호하는 산업에서 신규 인력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장기적으로 숙련 인재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영국의 정보통신업과 금융업에 종사하는 18~24세 급여대장 등록 근로자가 2022년 말부터 2025년 말까지 4만5000명 줄어든 약 16만3000명으로 집계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는 글로벌 경영컨설팅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영국 공식 통계를 분석한 결과다.

같은 기간 두 업종의 청년 고용은 합계 22% 감소했다. 특히 정보통신업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정보통신업에 종사하는 18~24세 청년 근로자는 2022년 말보다 30% 감소했다.

금융업에서도 같은 연령대 근로자가 10% 줄었다.

이는 해당 기간 청년층 전체의 급여대장 등록 근로자 수가 큰 변화를 보이지 않은 것과 대조적이다.

BCG의 분석은 영국 청년층의 고용 부진이 모든 산업에서 동일하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기술·금융업과 같은 생산성이 높은 산업에 집중되고 있음을 드러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고임금 기술·금융업에서 청년층 입지 약화


기술과 금융은 영국 경제에서 생산성이 높고 수출 기여도가 큰 산업으로 꼽힌다.

두 산업의 임금 수준도 다른 업종에 비해 높은 편이다.

영국 금융업 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약 5만2000파운드(약 9219만원)에 달한다.

정보기술(IT) 업종의 평균 연봉도 5만파운드(약 8864만원)에 조금 못 미친다.

그러나 이들 산업에서 청년층의 고용이 빠르게 감소하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는 일자리로 진입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BCG 성장센터의 라울 루파렐 수석 디렉터는 청년들이 영국의 핵심 산업 일부에서 밀려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기업들이 경력이 적은 인력을 채용하는 데 점점 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년층이 고임금 산업에 진입할 기회가 줄어들면 당장의 취업 문제를 넘어 산업의 장기적인 인재 확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루파렐은 기술과 금융이 영국에서 생산성과 수출 기여도가 높은 산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청년들이 현장에서 일하면서 업무를 배우는 초급 직무가 사라진다면 해당 산업들이 필요로 하는 숙련 인력의 공급 기반도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AI만의 문제 아니다…기술업계 침체·원격근무도 영향


영국 청년층의 기술·금융업 일자리 감소를 설명하는 요인으로는 인공지능(AI) 도입 확대가 거론된다.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기업들이 기존에 직원들이 수행하던 업무를 자동화하고 신규 채용을 줄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BCG는 이번 고용 감소를 AI의 영향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루파렐은 AI가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수 있지만 전체 원인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기술·금융업의 청년 고용 감소가 상당 부분 2023년과 2024년에 발생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는 현재와 같은 고성능 AI 도구가 널리 활용되기 이전이다.

따라서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기술산업의 침체도 청년 고용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원격근무의 확산 역시 청년층 채용에 불리하게 작용했을 수 있다.

기업이 재택근무를 확대하면 경력이 적은 직원들에게 업무를 가르치거나 실무 경험을 쌓도록 지원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BCG는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기업들이 경력 없는 청년 인력을 채용하는 데 신중해졌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번 분석에 사용된 고용통계는 2025년 말까지의 자료다.

따라서 이후 AI 기술의 발전이나 올해 발표된 기업들의 감원 계획에 따른 영향까지 반영한 수치는 아니다.

◇청년실업률 16% 넘어…2014년 이후 최고


영국에서는 대졸자를 포함한 청년층 전반의 취업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영국의 청년실업률은 올해 여름 16%를 넘어섰다.

이는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청년층은 노동시장이 악화될 때 경력직 근로자보다 더 큰 타격을 받는 경향이 있다.

최근 영국에서는 구인 수요가 낮은 수준에 머무는 가운데 기업들의 고용 비용이 증가하고 AI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겹치면서 신규 취업자들의 노동시장 진입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기술·금융업에서는 신입 인력을 채용해 업무를 교육하는 방식보다 이미 경험을 갖춘 인력을 활용하거나 기존 직원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식이 상대적으로 유리해질 수 있다.

BCG는 청년층의 고용 감소가 영국의 주요 산업에서 인재를 육성하는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바클레이스 5000명 감원…AI 기반 조직개편 확대


영국 금융업계에서는 실제로 AI 도입을 확대하면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영국 대형은행 바클레이스는 22일 올해 직원 5000명을 감축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전체 인력의 약 5%에 해당하는 규모다.

바클레이스는 AI 도입을 통해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과정에서 지원 부문을 중심으로 인력을 감축하고 있다.

이번 감원은 은행 전반의 비용 절감과 기술 투자, 조직개편을 포함한 구조조정 계획의 일부다.

다만 바클레이스의 올해 감원 계획은 2025년 말까지의 고용통계를 분석한 BCG의 조사 결과와는 시점이 다르다.

바클레이스의 감원 규모가 BCG가 집계한 4만5000명 감소에 포함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금융업에서 AI 기술의 활용이 확대되는 가운데 청년층의 채용 기회가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지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다.

◇건설·운송·예술 분야는 청년 고용 상대적 호조


영국의 모든 산업에서 청년층 일자리가 감소한 것은 아니다.

BCG 분석에 따르면 2019년 이후 청년 고용이 상대적으로 좋은 흐름을 나타낸 업종은 건설업, 운송·창고업, 예술·여가업이었다.

이들 업종은 기술·금융업과 다른 고용 흐름을 보였다.

반면 정보통신업과 금융업에서는 높은 임금 수준에도 불구하고 청년층의 고용이 빠르게 줄었다.

BCG는 이러한 차이가 청년층의 취업난을 이해할 때 전체 고용 규모뿐 아니라 산업별 고용구조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봤다.

루파렐은 청년들이 실무 경험을 쌓는 초급 일자리가 계속 줄어든다면 그 원인이 무엇이든 영국의 핵심 산업들이 장기적으로 숙련 인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