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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인수 나선 쌍방울그룹, 6개 상장사 재무상황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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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인수 나선 쌍방울그룹, 6개 상장사 재무상황 살펴보니

6개 상장사 보유한 쌍방울그룹, 쌍용차 인수 검토
특장차 제조업체 '광림' 중심 컨소시엄 구성할 듯
쌍방울 계열 6개사 중 5개사 작년 당기순손실 기록
신차 출시 앞둔 쌍용차, 인수대금 상향 가능성 높아
2년 연속 감사의결 거절 받은 쌍용차, 상장폐지 위기
쌍방울그룹이 주력계열사인 하나인 특장차제조업체 광림을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쌍용차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31일 밝혔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쌍방울그룹이 주력계열사인 하나인 특장차제조업체 광림을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쌍용차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31일 밝혔다. 사진=뉴시스
쌍방울그룹이 쌍용차 인수에 나섰다. 주력계열사 중 하나인 광림을 전면에 내세워 쌍용차 인수에 나설 예정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쌍방울그룹은 쌍용차 매각주관사인 EY한영에 쌍용차 인수 의향을 전달했다. 쌍방울그룹 측은 "특장차 제조업체인 광림을 중심으로 쌍용차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광림을 중심으로 한 컨소시엄을 구성해 쌍용차 인수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광림을 완성차를 분해한 후 재조립 과정을 거쳐 특수목적 차량을 만드는 특장차업체다. 완성차를 비롯해 소방차, 청소차, 냉동탑차 등 특수장비 자동차를 만들고 있다.

쌍방울그룹은 지난해 그룹 계열사들과 함께 이스타항공 인수에 참여하면서 한 바 있다. 당시 인수자금으로 마련한 1000억원대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 중이며, 그룹 내 주요 상장사들을 통해 추가적인 자금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쌍용차 인수에 나선 쌍방울그룹은 쌍방울·광림·나노스·인피니티엔티·비비안·아이오케이 등 6개사다.

눈에 띄는 점도 상장사 6개사의 재무상황이 넉넉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상장사 6개사 중 5곳이 모두 지난해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그룹의 대표회사 격인 쌍방울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액 970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23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당기순손실은 무려 185억원에 달한다.

쌍용차 인수의 중심회사로 나선 광림도 지난해 1884억원의 매출액에 11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당기순손실은 230억원을 기록했다. 비비안 역시 1878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고작 14억원에 불과하다.

이외에 소프트웨어 유통업이 주력인 인피니티엔티가 347억원이 매출액에 6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선방했지만, 또 다른 상장사인 나노스와 아이오케이 등이 각각 514억원, 243억원의 매출액에 69억원, 83억원 규모의 영업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쌍방울그룹 6개 상장사들의 지난해 매출실적 현황. 그래픽=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쌍방울그룹 6개 상장사들의 지난해 매출실적 현황. 그래픽=글로벌이코노믹


6개 상장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도 쌍용차 인수를 논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다. 이들 상장사들의 지난해 재무제표 상에 기재된 현금성 자산을 모두 합치면 1676억원이 되지만, 에디슨EV가 쌍용차 인수 희망액으로 제시했던 3049억원에 비하면 절반 정도인 수준이다.

쌍방울그룹은 이에 대해 자금 확보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해 마련했던 1000억원대에 자금을 여전히 보관 중인 만큼 쌍용차 인수자금은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광림을 중심으로 한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쌍용차 인수에 나서겠다고 밝힌 만큼 재무적 투자자들을 확보를 통한 자금마련 가능성도 열려 있다.

금융권에서는 그러나 쌍방울그룹의 자금력으로 쌍용차 인수에 나서기에는 부족할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당장 매각주관사인 EY한영이 쌍용차의 재입찰 과정에서 쌍용차의 매각가격을 이전(3049억원)보다 더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게다가 관련업계에서는 쌍용차 인수 이후 기업정상화를 위한 운영자금도 미리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동차업계의 트렌드가 전기차로 빠르게 변하고 있어 내연기관에 집중된 쌍용차의 포트폴리오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상당한 투자금도 추가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쌍용차 인수대금을 포함해 운영 정상화 등 쌍용차 인수과정에서 소요되는 자금규모가 2조원대에 달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한 완성차업체 관계자는 "쌍방울그룹이 에디슨모터스보다 자금력에서 앞선 것은 사실이지만, 쌍용차와 비교하면 여전히 인수주체의 무게감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며 "쌍용차가 제대로 된 새주인을 찾는데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쌍용차가 2년 연속 '감사의견 거절'을 공시하면서 상장폐지 위기에 처하게 됐다. 사진=쌍용차이미지 확대보기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쌍용차가 2년 연속 '감사의견 거절'을 공시하면서 상장폐지 위기에 처하게 됐다. 사진=쌍용차


한편 쌍용차는 지난달 31일 한국거래소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에 따른 상장폐지 관련 개선요구를 권고 받았다고 공시했다.

쌍용차는 지난해 2613억원의 영업 손실에 257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자산총계가 1조8630억원, 부채총계는 1조9436억원으로, 총부채가 총자산을 806억원 초과했다고 밝혔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