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5월 엔진 수주 전년比 93%↑
수출 중심 매출 구조…엔진 교체 수요도 기대
수출 중심 매출 구조…엔진 교체 수요도 기대

HD현대중공업의 올해 수주 실적에서 선박엔진이 두드러진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선박 신규 건조 발주가 줄어드는 가운데 강화되는 탄소 배출 규정에 대응하기 위한 엔진 수요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올해 1~5월 선박엔진 수주 실적으로 23억800만달러(한화 3조1802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5% 늘어난 수치다. 올해 연간 수주 목표의 81.7%를 달성했다.
이는 신조 선박 수주 추이와 비교된다. 같은 기간 HD현대중공업의 선박 수주 실적은 34억64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7.2% 감소했다. 올해 글로벌 조선사들의 선박 수주가 표준선환산톤수(CGT) 기준 45% 줄어든 점에 비춰 선방한 정도다.
HD현대중공업은 자체 선박엔진 브랜드 ‘힘센엔진’을 보유하고 있다. 상선 같은 대형 선박의 발전기와 여객선 등 중소형 선박의 주기관으로 쓰이는 중형 엔진을 주력 제품으로 두고 있다. 선박용 발전기 중속엔진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35%로 1위다. 암모니아 운반선과 일반 상선의 발전·추진용으로 쓸 수 있는 암모니아 이중연료 엔진을 개발하기도 했다. 대형 선박 추진기관을 쓰이는 대형엔진은 기술 라이선스 계약으로 엔진을 제작하고 있다.
이러한 엔진 기술·생산 역량은 해외 수출 실적으로 연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HD현대중공업은 엔진으로 낸 매출 3조1343억원 중 약 97%를 해외 수출로 채웠다. 최근 선박 수주의 반 이상을 중국 조선사가 차지하는 점을 고려하면 엔진 수출을 겨냥해 새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조선사들은 2021년부터 CGT 기준 전세계 신규 선박 건조 수주 실적의 반 이상을 차지해왔다. 지난해에는 무려 70%에 달하는 5143만CGT를 수주했다.
친환경 규제 강화도 기회 요인이다. 세계해사기구(IMO)는 지난 4월 83차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 83)를 통해 오는 2027년 상반기부터 국제 항해하는 5000톤(t) 이상 선박을 대상으로 강화된 온실가스 집약도 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2008년 대비 연료유의 온실가스 집약도를 2028년까지 4~17%, 2030년까지 8~21% 낮춰야 한다. 기준을 1t 초과할 때마다 100~380달러를 부담하게 된다. 이 기준을 준수하려면 노후 선박들에 탑재된 엔진을 탄소배출이 적은 것으로 교체해야 한다. 이에 맞춰 HD현대중공업이 개발을 진행하거나 이미 생산 중인 저탄소 엔진들의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