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대체투자 업계의 데이터, 분석 및 인사이트 제공사인 프레킨(Preqin)은 최근 한국사모펀드운용사협의회의 협조를 통해 '한국 사모주식 펀드 성과에 대한 초기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의 사모주식 시장의 총 운용자산은 836% 증가하여 2019년 12월 기준 역대 최대치인 70조원에 도달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보고서의 분석대상 펀드는 한국사모펀드운용사협의회 회원사 운용 펀드 및 프레킨 프로(Preqin Pro)의 2009년-2019년 빈티지로 구성된 116개 펀드를 대상으로 했다.
분석 대상 샘플이 전체 한국주 투자 사모주식 펀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펀드 수 기준으로 28%, 펀드 약정 총액 기준 40%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et IRR 분석 결과는 전체 116개 샘플 중 2009년-2017년 빈티지로 구성된 61개의 펀드를 대상으로 했다.
Net IRR 분석을 위한 샘플을 별도로 분류한 이유는 모든 펀드가 공정가치 평가를 기반으로 한 Net IRR을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프레킨은 설명했다.
해당 샘플이 전체 한국주 투자 사모주식 펀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펀드 수 기준 18%, 약정 총액 기준으로는 32%를 차지한다.
이번 분석 보고서의 경우 멀티 딜 펀드 뿐 아니라 한국 PEF 시장에서 유독 다수 나타나는 싱글 딜 펀드도 포함된다.
한국에서는 프로젝트 펀드라고 불리는 싱글 딜 펀드는 전체 한국 PEF 중 펀드 수 기준 27%, 약정 총액 기준 19%를 차지한다.
전체 샘플인 116개 펀드 중 절반인 58개 펀드가 싱글 딜 펀드이며, 이는 총 약정액의 23%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펀드 성과 통계
한국주 투자 사모주식 펀드들은 최신 빈티지를 포함해 빈티지 전반에 걸쳐 높은 캐피탈 콜 비율(납입률)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펀드 수명 주기의 이른 시점부터 거래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짐을 나타낸다.
높은 납입률은 빠르게 투자가 집행되는 싱글 딜 펀드로 인해 왜곡되었다고 볼 수도 있으나, 멀티 딜 펀드들만 별도로 보아도 납입률은 모든 빈티지에 걸쳐 여전히 높은 편이다.
이는 펀드 런칭 이전부터 딜 소싱을 시작하는 한국 PEF 시장의 성격 때문이다.
출자 전 투자 대상을 확인하고자 하는 한국 LP들의 성향에 따라 싱글 딜 펀드는 시장에서 일반적인 관행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프레킨 데이터에 의하면 2009년~2014년 빈티지 펀드들이 비교적 안정된 납입금 대비 분배율(DPI)을 보여주고 있다.
2015년과 그 이후 빈티지 펀드들이 비교적 낮은 DPI를 보이는 것으로 보아, 펀드의 주 수익은 투자 시작 후 5년 후부터 발생함을 확인할 수 있다.
프레킨은 더욱 철저한 기준을 바탕으로 청산된 펀드만을 활용해 실현 수익률 분석을 진행했으며, 이는 아직 업계의 표준화된 평가액 산출법이 없는 점을 고려했다.
청산 완료된 펀드 분석에 활용된 펀드의 빈티지는 2009년~2015년으로, 대부분의 펀드 수명이 최소 5년임을 감안하여 DPI 분석 샘플보다 빈티지 범위를 축소했다.

청산 완료된 펀드의 Net IRR 중간값은 미실현 수익률을 기반으로 Net IRR을 산출한 성과가 포함된 전체 펀드 샘플보다 대체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프레킨은 비상장 기업에 대한 평가시 객관성이 결여될 수 있는 등의 어려움을 고려하면 이는 그리 놀라운 결과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평가액과 관련한 문제는 한국 시장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한국의 경우 지분 투자와 더불어 상환전환우선주,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등에도 투자를 하는 PEF의 복잡한 투자구조로 평가액 산정에 대한 어려움이 심화되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2014년-2015년 빈티지 청산 완료된 펀드의 높은 Net IRR 중간값은 당시 사모주식 시장이 호황이었기 때문일 수 있으나, 지나치게 높은 성과는 해당 빈티지의 청산 완료 펀드가 모두 싱글 딜 펀드라는 점 때문에 부풀려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청산된 펀드를 추려내기 이전인 전체 샘플의 Net IRR 수치를 통해 2009년-2015년 빈티지 사모주식 펀드들의 중간값을 확인해 본 결과 10% 이상의 수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해 온 것을 알 수 있다.
보다 최근인 2016년-2017년 빈티지 펀드들은 아직 수명주기의 전반기에 속하여 Net IRR 중간값이 낮은 축에 속하나 이러한 성과는 일정 기간이 지난 후 투자가 성숙해 감에 따라 변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싱글 딜 펀드 vs 멀티 딜 펀드 성과 비교
싱글 딜 펀드의 DPI 중간값은 동 빈티지의 멀티 딜 펀드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싱글 딜 펀드들은 펀드의 전체 수명주기에 걸쳐 단 한 건의 투자를 집행하기에 투자회수, 청산 및 분배가 멀티 딜 펀드보다 이른 시점에 발생한다.
그러나 싱글 딜 펀드의 높은 DPI가 장기적 관점에서 반드시 높은 수익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싱글 딜 펀드들의 DPI가 100%에 가까운 수치를 보여주는 시점에 이들 펀드들은 이미 청산이 완료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반면, 동 빈티지의 멀티 딜 펀드는 아직 투자 회수를 앞두고 있을 수 있어 최종 분배액은 더 증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프레킨 보고서에서 싱글 딜 펀드와 멀티 딜 펀드의 Net IRR 중간값을 비교해 본 결과, 유의미한 차이는 확인되지 않았다.
싱글 딜 펀드의 Net IRR 중간값은 대부분의 빈티지에 걸쳐 멀티 딜 펀드에 비해 비교적 큰 격차를 보여주고 있었다.
이는 싱글 딜 펀드의 수익률이 시장 환경에 더욱 민감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싱글 딜 펀드는 이를 헷지하기 위해 지분 투자와 더불어 다양한 종류의 대출 증권에 투자하기에 멀티 딜 펀드보다 더욱 복잡한 투자 구조를 취하게 되기 때문이다.
▲한국 시장 관행
한국 사모시장은 성장하고 있으나 펀드 성과의 투명도에 있어서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룰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이 보편적으로 인정하는 사모주식펀드 벤치마크를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 원인 중 하나로 LP들이 펀드 정관에 대한 강력한 협상력을 가지고 있고, GP들이 개별 LP에게 맞춤형 약관을 제공하면서 정형화된 성과 보고 관행이 정립되지 않은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대다수의 한국 사모주식 운용사들은 연간 성과 보고를 진행하지만 업계 내 널리 활용될 수 있는 공통된 평가액 산정 방식은 정립되지 않은 상태는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프레킨은 한국의 운용사들은 DCF분석, 시장 비교 방법론 및 IFRS 기반 공정가치평가 활용 방식 등 운용사마다 다른 평가방식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도 독특하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일관성이 결여된 평가 방식은 산업 내 투명도 높은 성과 벤치마크를 정립하는데 장애물이 되고 있다.
군인공제회 대체투자본부 권기상 본부장은 "위 요소들이 적절하게 구성되고 적용되었을 때에만 신뢰가능한 시장 벤치마크가 구축될 것이며, 이러한 벤치마크가 형성될 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보다 체계적인 의사 결정이 가능해 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본부장은 국내 PEF 평가시 해외 펀드를 평가할 때 중요시 하는 MOIC보다는 IRR에 중점을 두는데 그 이유는 대출을 활용해 현금흐름을 앞당겨 IRR 상승 효과를 보는 해외 펀드와 달리 국내에서는 이러한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권 본부장은 또한 GP에 대한 평가는 포괄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며 운용사의 성과 외에도 투자 인력의 트렉 레코드, 내부 통제 시스템 및 특정 섹터나 전략에 대한 운용사의 강점 및 전문성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다고 보고서에서 언급했다.
또한 한국의 PEF는 종종 운용사의 섹터에 대한 전문성 입증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에, 섹터별 벤치마크를 구성할 수 있다면 LP들이 운용사를 평가하는데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라 덧붙였다.
▲분석 범위와 데이터의 원천
프레킨 보고서는 운용사의 국적과 무관하게 한국을 주 투자 대상으로 한 모든 사모주식 펀드를 대상으로 분석했다.
전체 펀드 중 86%는 5천억원 이하 규모의 펀드이며, 샘플 중에는 모집 자본 규모가 1조원 이상이 되는 4개의 초대형 펀드도 포함되어 있다.
프레킨 프로(Preqin Pro) 및 KPEF 성과 데이터 산출 기준일은 2020년 5월 기준 10분기 이전의 데이터를 범위로 하고 있다.
전체 데이터의 90% 이상이 2019년 2분기부터 2020년 2 분기 기준 성과에 속한다.
데이터 원천으로 프레킨은 LP의 기준에서 순 납입률, 순 분배율 및 Net IRR(순 내부수익률)과 같은 성과 정보와 펀드의 전략, 빈티지, 최종 모집 완료일 등 펀드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를 GP 로부터 직접 수집했다고 밝혔다.
수집된 데이터는 프레킨의 요구 사항 및 검증 기준을 바탕으로 일관성 및 비교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하였으며, 검증 과정 후,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펀드는 분석 대상에서 제외했다.
프레킨은 협의회 및 참가 회원사와 기존에 협의된 내용에 따라 본 분석을 구성하는 개별 펀드의 성과는 공개하지 않았다.
프레킨은 지난 16년 동안 엄격한 절차에 따라 데이터를 수집하는 일부터 혁신적인 데이터베이스 플랫폼 개발까지 대체투자 시장을 이해하는데 헌신해 왔으며, 이를 통해 이들의 의사 결정을 지원했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key@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