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08 08:43
하루가 다르게 높아만 가는 파란 하늘과 자주 일었다 스러지는 구름을 보며 가을을 느낀다. 마스크를 쓰고 두 번째 맞는 가을이다. 누군가는 낙엽 한 장에서 가을이 왔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했지만 나는 날마다 한 뼘씩 키를 높이는 하늘을 보며 가을이 당도했음을 절감한다. 딱히 하늘이 아니더라도 문밖만 나서면 가을의 징후는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자전거를 타고 산들바람 부는 천변을 달리거나 잠시 짬을 내어 단풍나무들이 줄 지어 서 있는 산책로만 걸어도 어렵지 않게 가을을 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늘은 아무 말이 없어도 계절은 어김없이 순환하며 만물은 저절로 생장하여 가을이 되면 열매를 맺는다. 얼마 전에 썼던 꼬2021.09.01 08:44
영월로 길을 잡고 버스를 타고 가는 내내 비가 내렸다. 차창을 타고 빗물이 눈물처럼 흘러 내렸다. 여름내 코로나19로 발이 묶여 있다가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뒤에 잠시나마 어디론가 떠나 지친 심신을 치유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을 때 문득 떠오른 곳이 영월 청령포였다. 그곳의 지명을 떠올리는 순간 부록처럼 따라온 한 그루의 소나무 생각이 간절해졌다. 다름 아닌 청령포의 관음송(觀音松)이다. 조선 왕조 오백 년 역사에서 가장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임금이었던 어린 단종의 유배지에서의 고독한 일상과 울음소리를 묵묵히 지켜보며 위로해 주었다는 바로 그 소나무이다. 수백 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노거수는 그 자체로도 경외의 대상이2021.08.25 13:16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간송 전형필 가옥이 있다. 이 집엔 일제로부터 우리 문화재를 지키기 위해 전 재산을 쓰고 일생을 바쳤던 그의 체취가 남아 있다. 북한산 둘레길로 이어지는 등산로 입구에 자리하여 숲을 찾을 때마다 지나치는 곳이기도 하다. 한 차례 소나기가 지난 간 뒤, 가벼운 산책을 할 요량으로 전형필 가옥까지 걸었다. 담장 너머로 붉은 배롱나무 꽃이 눈부신 초등학교를 지나고, 능소화가 운치 있게 피어있는 아파트 후문을 지났다. 2차선 자동차 도로를 건너 푸른 감들이 떨어져 있는 골목을 지나 그곳에 도착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입구의 철제 문은 여전히 잠겨 있었다. 이미 여러 번 둘러본 곳이라 서운할 리도 없는데2021.08.18 10:48
고추잠자리가 날고 있다. 어디서 왔을까. 창 너머로 보이는 초등학교 담장 곁에 서 있는 가죽나무 우듬지 위로 무리 지어 날고, 멀리 보이는 도봉산의 암봉 뒤로는 끝없이 흰 뭉게구름이 피어올라 파란 하늘의 빈틈을 메어가는 것을 보면서 나는 가을을 예감한다. 그러고 보니 입추가 지난 뒤에도 지칠 줄 모르고 그악스럽게 울어대며 밤잠을 설치게 하던 매미소리도 어느 결엔가 잦아들었다. 저녁나절 천변을 걸으면 맹위를 떨치던 폭염도 사라졌는지 불어오는 바람결엔 서늘한 기운이 스며있어 가을을 예감하게 한다. 코로나로 인해 변변한 나들이 한 번 못해 보고 지낸 여름이라서 은연중에 빨리 가을이 오길 마음속으로 바라고 있었는지2021.08.11 09:31
과연 이 여름을 무사히 지나갈 수 있을까?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무덥고 지루하기만 한 올 여름은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을 지나는 것처럼 아슬아슬하기만 하다. 소설가 박완서 선생은 산문집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에서 지루한 여름을 나는데 독서만 한 것이 없다고 했다. 그 중에도 시집을 가까이 두고 글을 쓰다가 막히거나, 심심하고 해서 왜 사는지 모르겠을 때도 위로받기 위해서 시를 읽고, 등 따습고 배불러 정신이 돼지처럼 무디어져 있을 때 시의 가시에 찔려 정신이 번쩍 나고 싶을 때 시를 읽는다고 했다. 내가 시를 읽는 이유도 그와 별반 다르지 않다. 나비는 순식간에/ 째크나이프처럼/ 날개를 접었다 펼2021.08.04 10:18
모처럼 비가 내리고 있다. 연일 40℃ 전후를 오르내리는 폭염으로 한껏 달구어진 대지의 열기를 식히며 비가 내리고 있다. 무더위와 함께 찾아온 코로나 4차 대유행으로 몸도 마음도 지쳐만 가는 이 마당에 내리는 단비가 아닐 수 없다. 대지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풀과 나무들도 비를 반기는 듯 다소곳이 비를 맞으며 생기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담장 위의 능소화와 배롱나무 꽃이 빗방울의 간질임을 견디지 못하고 이따금 바닥으로 떨어져 내리지만 여전히 고운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리라. 좀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시대, 문밖을 나설 때면 마스크는 필수품이 되어 버린 지 오래다. 입과 코를 막고 있는 마스크는 잠시만 써도 금2021.07.28 08:47
죽마고우가 고향 하늘에 걸린 무지개를 사진으로 찍어 SNS로 보내왔다. 소나기가 퍼붓고 간 뒤에 잠시 하늘에 걸린 무지개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카메라에 담은 것도 기특하고, 그 아름다운 무지개를 혼자만 보기 아깝다며 보내준 정성 또한 고맙기 그지없다. 국지성 호우로 곳곳에 물난리를 일으키는 사나운 비도 때로는 이렇게 아름다운 무지개를 우리에게 보여주기도 한다. 친구가 보내준 무지개 사진을 보며 'no rain, no rainbow'라는 외국 속담을 떠올렸다. 비가 내리지 않으면 아름다운 무지개도 볼 수 없다는 말을 곱씹으며 비록 코로나로 지쳐가는 마음을 다잡아본다. 사람을 만나는 일이 조심스러운 요즘, 시간을 보내기에 가장 좋2021.07.21 13:00
마침내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인해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면서 세상이 멈춰버린 느낌이다. “2주간 멈춤”으로 코로나의 공포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아무래도 터널 끝이 아닌 출구가 없는 동굴 끝에 선 것 같은 막막함이 가슴을 답답하게 하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삶은 살아내는 것이 아니라 견디는 것이란 누군가의 말처럼 외부활동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이 힘든 고비를 잘 넘겨야겠다고 마음을 다져 먹는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만남이 줄어들다 보니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다. 집안에서 혼자 있을 땐 주로 독서를 하고, 책을 보는 것이 지루하다 싶으2021.07.07 09:51
장마가 시작되었다. 구름 한 점 없던 하늘에 먹구름이 밀려드는가 싶더니 이내 빗방울이 떨어진다. 장맛비는 때로는 휘모리장단으로 휘몰아치며 장대비를 퍼붓기도 하고, 잠시 잦아드는가 싶으면 다시 빗줄기가 굵어지길 반복하며 좀처럼 그칠 줄 모른다. 다행인 것은 그렇다고 매일 궂은날이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말처럼 먹장구름 사이로 파란 하늘이 보이기도 하고, 쨍한 햇살에 다시 비가 기다려지기도 하는 게 장마철 날씨이기도 하다. 잠시 비가 그친 사이, 꽃들의 안부가 궁금하여 자전거를 타고 천변으로 나갔다. 담벼락엔 등황색의 능소화가 한창이고, 천변 둑엔 껑충한 키의 접시꽃들이2021.06.30 13:27
태양의 열기가 뜨겁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등줄기에 땀이 줄줄 흐르고, 접착테이프라도 달라붙은 것처럼 온몸이 끈적거린다. 이 무덥고 후텁지근한 계절을 어떻게 건너가야 할까 궁리를 해봐도 선뜻 답이 떠오르지 않을 땐 숲길을 걷는 게 상책이다. 녹음 짙은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더위도 저만치 물러나고 까닭 없이 늘어나던 짜증도 제풀에 사라진다. 숲길 중에도 물소리 명랑한 계곡을 따라 걷는 것은 숲길 트레킹의 백미라 할 수 있다. 낮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하짓날, 북한산 계곡을 걸었다. 초록의 기운이 한껏 차올라 녹음 짙어진 계곡엔 맑은 물이 경쾌하게 흘러내리고 간간이 눈에 띄는 꽃들의 미소가 환했다. 북한산성 탐방센2021.06.23 08:37
창가에 서면 온통 초록 세상이다. 초목이 우거져 짙어질 대로 짙어진 도봉산의 푸르름이 시원하게 펼쳐져 문자 그대로 녹만창전(綠滿窓前)이다. 비가 내려 후끈 달구어진 공기가 잠시 서늘해졌다 해도 만개한 접시꽃처럼 이미 계절은 여름의 중심으로 치닫는 중이다. 6월은 어느 때보다도 생명력이 왕성한 시기여서 만물이 다채롭게 변화하며 초목들은 껑충 키를 키운다. 가로수 가지들의 한껏 풍성해진 잎사귀들로 인해 도로가 좁아진 것처럼 보이고 우리가 잠시 한눈파는 사이, 어느새 꽃들은 피어나 보도 위로 꽃잎을 흩어놓기도 한다. 연일 30℃를 오르내리는 한여름의 더위가 이어지면서 잠시 게으름을 피우는 사이에도 수많은 꽃이 지2021.06.16 08:31
6월로 접어들면서 30℃를 넘어서는 한여름 더위가 극성이다. 한낮의 땡볕 더위를 견디는 것도 힘겨운데 외출을 하려면 마스크까지 챙겨 써야 하니 이보다 더한 고역도 없다. 그런데도 아침 일찍 집을 나서 병원으로 향한 것은 예약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기 위해서였다. 예약된 시간에 맞춰 가면 사람들이 붐벼 많이 기다려야 한다는 소문을 듣고 일찍 서둘렀더니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접종을 할 수 있었다. 의사가 일러주는 대로 문진표를 작성하고 백신주사를 맞았다. 혹시나 있을지 모를 백신 부작용에 대한 불안감이 없지 않았는데 막상 맞고 보니 그리 아프지도 않고 다행히 별다른 이상 징후는 나타2021.06.09 08:30
유월이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됐다. 자주 비가 내리고 기온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외출할 때마다 마스크 쓰는 일이 점점 고역이 되어간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언제라도 걸을 수 있는 녹음 짙어진 숲과 바람을 가르며 천변 풍경을 맘껏 즐길 수 있는 자전거 도로가 가까이 있다는 것이다. 방학천에서 중랑천으로 이어지는 자전거도로를 따라 천천히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새로 피어나는 꽃들과 천변의 새들을 바라보다 보면 마스크로 답답하던 마음에도 조금은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 들곤 한다. 요즘 방학천의 측벽엔 인동덩굴 꽃이 한창이다. 노랗고 하얀 꽃들도 어여쁘지만 꽃 사이로 잉잉거리며 나는 벌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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