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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은행 최초 '내부 출신 행장' 탄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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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은행 최초 '내부 출신 행장' 탄생할까?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취임하면서 지연됐던 금융공기관장의 인선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왼쪽부터) 한국수출입은행의 차기 행장으로 유력 거론되는 윤희성 전 부행장과 최희남 전 한국투자공사 사장 [사진=연합] 이미지 확대보기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취임하면서 지연됐던 금융공기관장의 인선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왼쪽부터) 한국수출입은행의 차기 행장으로 유력 거론되는 윤희성 전 부행장과 최희남 전 한국투자공사 사장 [사진=연합]
김주현 금융위원장의 취임이 한 달간 늦어지면서 지연됐던 금융 분야 공기관장 인선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이 취임하면서 공석이 된 수출입은행의 차기 행장 인선이 머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2017년 최종구 전 수은 행장이 금융위원장으로 영전한 것을 시작으로 2019년 은성수 전 수은 행장의 금융위원장 임명과 방문규 전 행장의 국무조정실장 발탁 등이 이어지며 수은 행장 자리는 일명 '고위직의 등용문'으로 불리며 더욱 주목 받고 있다.

◆ 내부 출신vs기재부 출신 구도···은행 최초 내부 출신 행장 탄생할까?


그간 수출입은행은 기획재정부 출신 인사가 부임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방문규 전 행장도 기획재정부 예산실장과 제2차관, 보건복지부 차관 등을 역임한 관료 출신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내부 출신 인사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면서 수출입은행 최초로 내부 출신 행장이 탄생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먼저,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윤희성 전 부행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해 수출입은행 공채로 입사, 영국은행 이사·외화조달팀장·홍보실장·국제금융부장·자금시장단장, 혁신성장금융본부장(부행장) 등을 역임했다가 지난해 초 퇴임했다. 윤석열 대통령과는 과거 고시 공부를 같이했던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출신인 만큼 수은의 한국 기업 지원 등 본연의 역할에 강점을 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외부 인사로는 최희남 전 한국투자공사 사장 등이 거론중이다. 최 전 사장은 행시 29회로 공직을 시작해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과장·기획재정국 국제금융정책국 국장·세계은행 상임이사·한국투자공사 사장·외교부 금융협력 대사 등을 지냈다.

최근 대내외적 금융 환경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국제금융정책 관련 요직을 역임한 점에서 행장 적임자로 거론중이다.

이밖에도 인수위 경제1분과에서 인수위원을 지낸 신성환 홍익대 경영학부 교수가 물망에 올랐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국내 대표적 금융학자로 재무관리 국제금융분야에서 정통한 전문가다. 지난 대선 때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 금융 지원 확대 같은 윤 대통령의 핵심 경제 공약을 총괄한 경험이 있다.

◆ 무리한 낙하산 임명 시 제2의 산업은행 사태 우려


수출입은행 안팎에선 기존 업무의 연속성을 높이고, 직원들의 화합을 이끌어내기 위해선 조직 사정에 정통한 내부 출신 인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출입은행 임직원 대상 조사에서도 차기 행장에는 금융 현장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갖추고 정부 정책에도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소신형 현장전문가'를 원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다만, 수은 행장은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통령에 제청해 임명된다. 더욱이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되는 자리이므로 임명 절차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만약 정부의 무리한 낙하산 인사가 단행될 경우 노조의 출근 저지 행동 같은 제2의 산업은행 사태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

수출입은행 노조는 지난달 13일 폴리페서(현실 정치에 뛰어드는 대학 교수) 행장 인사를 견제하고자 반대 성명서를 발표하며 이번 행장 인사에도 새 정부의 낙하산 인사가 이뤄질 경우 출근 저지 등 강력한 대응에 나서겠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란 말이 있다. 코로나19 엔데믹을 맞아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짐에 따라 수출입은행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 진 만큼 신속한 행장 인선은 물론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공정한 인사도 필요한 시점이다.


이종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zzongy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