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최근 미국 시장에서 자사 전기차 모델3와 모델S,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Y, 모델X의 가격을 6~20% 낮췄다. 시작가격이 6만5990달러(8176만원)였던 모델Y는 5만2990달러(6565만원)로 떨어졌다. 로이터통신은 "이같은 할인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따라 7500달러의 미국 연방 세금 공제 이전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테슬라의 가격 인하는 판매 부진을 회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이어진 카플레이션 현상에 제동을 걸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나온다. 이미 높은 금리, 긴 대기기간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닫히고 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앞서 완성차 업계는 원자재 가격 상승, 반도체 부품 수급 등을 이유로 가격을 올렸다. 빈도수도 늘었다. 일년에 1번 오르는 가격이 2~3번 올랐다는 말이다. 포드는 지난해 자사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의 가격을 석달 사이 3번이나 올렸다.
하지만 깜짝 할인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더 우세하다. 대부분의 완성차 업계가 지속적으로 차량 가격을 올렸지만, 가격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경우는 없었기 때문이다. 이날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신규등록 승용차 취득금액 평균가격은 매년 상승했다. 부가가치세 제외 기준 2019년 3200만원 수준이던 차 가격은 코로나19 이후인 2020년 3620만원, 2021년 4040만원, 지난해 상반기에는 4270만원 수준으로 올랐다.
또 국내 완성차 업계가 공개하는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매 분기 차량 가격은 상승했다. 미국 신차 평균 거래가격도 2021년 6월 기준 4만2000달러(5178만원)에서 2022년 6월 4만8000달러(5918만원)로 13.7% 올랐다. 업계 한 관계자는 "테슬라의 가격 인하는 단순히 판매를 늘리기 위한 일시적인 조치로 보인다"며 "올해도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완성차 업계의 부담은 지난해와 같이 여전하다"고 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