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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공장을 설계하다… 베이조스 ‘프로메테우스’ 18조 투자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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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공장을 설계하다… 베이조스 ‘프로메테우스’ 18조 투자 파장

410억 달러 가치에 빅테크 엔지니어 흡수, 베일 벗은 ‘물리적 AI’의 실체와 명암
설계·검증·공정 자율화로 시간 단축… 반도체·소부장 고도화 유도하며 생태계 재편 예고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립자가 이끄는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프로메테우스'가 베일을 벗으며 글로벌 AI 자본과 인재 경쟁 구도를 뒤흔들고 있다. 이번 투자는 AI 경쟁의 무대가 디지털 가상 세계를 넘어 제조와 공정 등 물리적 산업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립자가 이끄는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프로메테우스'가 베일을 벗으며 글로벌 AI 자본과 인재 경쟁 구도를 뒤흔들고 있다. 이번 투자는 AI 경쟁의 무대가 디지털 가상 세계를 넘어 제조와 공정 등 물리적 산업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미지=제미나이3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립자가 이끄는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프로메테우스'가 베일을 벗으며 글로벌 AI 자본과 인재 경쟁 구도를 뒤흔들고 있다. 이번 투자는 AI 경쟁의 무대가 디지털 가상 세계를 넘어 제조와 공정 등 물리적 산업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제조와 엔지니어링 생태계 전반에 걸친 생산성 혁명은 한국의 핵심 산업 구조에도 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CNBC는 지난 11(현지시각) 샌프란시스코 프로메테우스 본사에서 제프 베이조스 및 빅 바자즈 공동 최고경영자(CEO)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프로메테우스는 기업가치 410억 달러(622900억 원)를 인정받으며 120억 달러(182300억 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지난해 1162억 달러(94200억 원)를 투입해 출범한 지 불과 7개 달 만이다. 베이조스는 이번 투자 라운드에 직접 참여했으며, 현재 자신의 업무 시간 대부분을 이 회사에 쏟고 있다고 밝혔다. 공동 창립자인 빅 바자즈는 구글의 생명과학 연구소인 알파벳 출신 학자다.

로봇 아닌 '자율 엔지니어' 지향… 가상 검증 루프 가속화와 한계

프로메테우스는 일각에서 제기된 로봇 개발 소문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이 기업의 명확한 지향점은 제조, 공학, 약물 설계 등 물리적 작업을 수행하는 가상 시스템 구축이다.

기존 컴퓨터 지원 설계(CAD)가 사람이 입력한 도면에 의존했다면, 프로메테우스는 AI가 스스로 설계안을 생성하고 물리 시뮬레이션을 거쳐 최적의 생산 공정까지 자동으로 제안하는 구조다. 예컨대 반도체 공정에서는 수백 개 공정 변수 조합을 AI가 동시에 탐색해 최적 수율 조건을 스스로 도출하는 방식이다. 기존 소프트웨어가 단순 보조 도구였다면 이는 설계와 검증을 동시에 수행하는 자율 엔지니어에 가깝다.

현재 150명 규모인 연구팀은 오픈AI, 구글 딥마인드, 엔비디아 출신 핵심 엔지니어들로 채워졌다. 이들은 하드웨어 제조와 공정 설계를 가속하는 '발명 루프' 시스템을 완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베이조스 CEO는 막대한 투자금의 상당 부분을 연산 자원 확보에 투입한다고 밝혔다. 물리적 데이터를 생성하고 처리하는 과정은 매우 집약적인 컴퓨팅 성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아마존 웹 서비스(AWS)를 포함한 다양한 하이퍼스케일러로부터 인프라를 공급받는 구조다.

다만 해당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로, 실제 제조 현장에서의 구체적인 적용 사례는 제한적이다. 기술적 실체에 비해 7개월 만에 410억 달러의 가치를 평가받은 것은 다소 공격적인 밸류에이션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학계와 업계 일각에서는 프로메테우스의 시스템을 아직 광범위한 산업에 적용하기 전 단계인 '개념 검증(PoC)' 수준으로 바라보는 신중론도 공존한다.

한국 제조업·소부장 생태계, 첨단 공정 수요 확대로 수혜 가시화


산업 전문가들은 프로메테우스의 등장이 한국 경제의 중추인 제조업과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생태계에 강력한 추진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AI 기반 설계와 고해상도 물리 시뮬레이션 반복이 증가할수록, 이를 뒷받침할 연산 자원과 정밀 하드웨어 수요가 연쇄적으로 폭증하기 때문이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AI가 주도하는 물리 설계 루프가 활성화되면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첨단 패키징 부품은 물론, 미세 공정 제어를 위한 정밀 검사 및 계측 장비 수요가 동시에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기술을 빠르게 도입하는 기업은 원가 경쟁력을 극대화하겠지만, 기존 아날로그 공정에 안주하는 기업은 소외될 수 있다는 경고다. 글로벌 자금이 소프트웨어 AI에서 물리 기반 AI로 이동하는 현상도 국내 반도체 인프라 부품사들에 장기적인 전환국면을 제공할 전망이다.

소프트웨어 패권 경쟁과 노동시장 변동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AI 인재와 하드웨어 수급이 프로메테우스 고유 모델로 쏠릴 가능성이 크다. 베이조스가 이끄는 우주 기업 블루 오리진의 뉴 글렌 로켓 복원 작업이나 아마존의 데이터 센터 효율화에 해당 AI 도구가 우선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적으로는 기존 소프트웨어 시장과의 충돌이 불가피하다. 시놉시스, 케이던스, 지멘스 EDA 등 전통적인 전자설계자동화(EDA) CAD 강자들이 독점해 온 시장에 프로메테우스가 균열을 내기 시작하면, 기존 기업들 역시 유사 AI 기능을 자체 소프트웨어에 내재화하며 정면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베이조스 CEOAI가 노동 부족을 해결하고 생산성을 높여 결과적으로 가계의 생활 수준을 대폭 끌어올릴 것이라고 단언했다. 맞벌이 가구가 외벌이로 전환해도 충분한 경제적 풍요를 누리는 사회가 올 것이라는 예측이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실제 고용 구조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낙관과 우려가 엇갈린다. 규제 측면에서는 칼의 오용을 막기 위해 칼 자체를 금지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로 애플리케이션 수준의 합리적인 정부 지침을 옹호했다.

투자자 체크포인트


국내 투자자와 기업 관계자들은 향후 시장 향방을 가늠하기 위해 다음 네 가지 요소를 지켜봐야 한다.

첫째, 프로메테우스의 첫 상용 인공 엔지니어링 도구 출시 시점 및 기능이다. 물리적 제조 공정에 적용되는 실질적인 소프트웨어의 완성도를 확인하여 국내 소부장 기업들의 기술 도입 속도와 연계해 진단해야 한다.

둘째, 아마존 웹 서비스(AWS)의 컴퓨팅 인프라 매출 성장률 추이다. 막대한 시리즈 B 투자금이 고성능 반도체 인프라 수급으로 직결되는지 파악하여 국내 메모리 및 부품 공급망의 수혜 규모를 예측해야 한다.

셋째, 국내 대형 제조업체들의 북미 AI 설계 소프트웨어 도입 및 협력 여부다. 삼성, 현대차 등 국내 앵커 기업들이 해당 가상 엔지니어링 플랫폼을 조기에 확보해 글로벌 원가 경쟁력 격차를 벌리는지 주시해야 한다.

넷째, 시놉시스·케이던스 등 기존 EDA CAD 강자들의 AI 내재화 대응 속도다. 신생 물리적 AI 진영과 기존 설계 소프트웨어 패권 기업 간의 기술 결합 및 시장 점유율 방어 전략이 국내 공급망에 미칠 파장을 계산해야 한다.

GPT가 가상 세계의 문법을 바꿨다면, 베이조스의 프로메테우스는 공장과 연구실의 설계 권한을 겨냥하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