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13 07:48
오랜만에 천변에 나가 보았다. 방학천이 겨우내 공사 중이라서 중랑천으로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가 겨우내 끊겨 있었기 때문이다. 굴착기가 윙윙 굉음을 내는 공사장의 소음을 무릅쓸 이유는 없었기 때문이다. 대신 가까운 둘레길이나 산을 오르내리며 봄이 오길 기다렸다. 아무리 눈을 크게 떠도 봄은 쉬 눈에 들어오지 않고 간간이 흩뿌려대는 춘설 때문에 굳게 걸어 잠근 마음의 빗장을 쉬 풀 수도 없었다. 그런 중에도 봄이 오고 있다는 믿음만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남녘의 친구들이 보내오는 봄꽃 소식이 마음을 들뜨게 해도 삶의 자장을 벗어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천변에는 쇠백로가 먹이 사냥을 하고 몇 마리의 물오리들이 한가롭2024.03.12 13:18
지식 기반 사회에서 기업 현장의 업무는 대부분 말과 글을 통해 이루어진다. 가치 창출을 목표로 하는 회사에서 말이나 글의 용도는 크게 ‘정보전달’, ‘의사결정’, ‘의사소통’ 이렇게 세 가지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활동이 이루어지는 업무 현장에서 말 또는 글에 담기는 내용은 정보 시스템이나 지식관리 분야에서 오래전부터 사용돼온 DIKW(Data, Information, Knowledge, Wisdom) 모델로 설명할 수 있다. 우리는 데이터에서 정보를 추출해 내고, 이 정보들을 연결해 지식을 구축한다. 더 나아가 구축된 지식을 바탕으로 성찰과 회고를 통해 통찰과 지혜를 얻는다. 그리고 이런 내용들을 토대로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일반적으로2024.03.07 09:22
데이터 분석은 코로나 이후 유행처럼 번지는 분야 중 하나다. 데이터 분석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연구를 시작하면서부터다. 나의 논리를 데이터 분석 결과를 근거로 주장할 때 객관적이고 투명해 보이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여러 학자의 주장과 데이터 분석 결과들을 종합해 내 이야기를 펼치는 것이 너무나도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이런 관심을 통해 데이터 분석 영역에서 전문성을 쌓아가기 시작했다. 한편, 데이터 분석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엔 두 가지가 있다. 더러는 ‘그 정도는 경험적으로 다 아는 사실’이라고 얘기하며 비판적 의견으로 도움을 주는 사람이 있다. 사실 맞는 말이긴 하다. 그러나 다르게 생각하면 데이터는2024.03.06 18:17
금과 비트코인 등 이른바 대체자산이 급등세다. 국제 금값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온스당 2141달러를 돌파했다.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중이다. 금 생산 비용 증가로 인한 공급 제한과 중국 등지의 수요 확대가 초래한 결과다. 금은 원유처럼 대규모 공급 확대를 할 수 없다. 유사 이래 채굴한 금을 다 합쳐도 21만2500톤에 불과하다. 세계금위원회(WGC) 데이터를 보면 전 세계에서 채굴 가능한 황금 매장량은 5만9000톤 규모다. 공급량을 유지하려면 비용 상승과 품질 하락을 피할 수 없다. 저품질 금은 제련과정에서 전기료와 약제비용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영국 메탈포커스의 데이터를 보면 금 채굴 비용은 지난해 기준 온스당 13432024.03.06 12:41
세계적인 이슈들로 인해 세계 공급망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홍해 상황 악화, 중국의 봉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인해 선박들이 수에즈 운하 이용을 중단하고, 해운기업들이 홍해 항로를 포기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물류의 차질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발생하여 기업과 국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미국과 영국은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공습을 통해 홍해 상황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기업의 생산과 위기대응에 차질을 일으키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적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양한 대응 전략, 안보 강화와 선박 보호 방안 등이 요구되며,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과 다른 국2024.03.05 17:35
기업 밸류업 개혁에 성공한 도쿄 증시가 4일 4만109에 마감했다. 이른바 시총이 총자산에도 못 미치는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업에 자본 효율을 높이도록 압박을 가한 결과다. 기업 지배구조 개혁과 실적 개선이 외국인 투자 자금을 끌어들이는 모양새다. 닛케이지수는 2009년 3월 글로벌 금융위기 후 7054를 찍은 뒤 15년간 5.7배나 상승했다. 2021년 3월 3만 선을 회복한 이후 3년 만에 4만까지 돌파한 것이다. 3월 주총 시즌의 이슈도 단연 기업 밸류업을 위한 주주제안에 쏠린다. 주주제안의 주체는 행동주의 펀드다. 행동주의 펀드는 말 그대로 주주가치를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헤지펀드다.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확대, 자회사와2024.03.05 13:23
숲길을 걷는다. 3월로 접어들었건만 옷섶을 헤집는 바람은 여전히 차다. 입춘과 우수가 지났지만 봄을 시샘하는 북풍의 심술은 좀처럼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지난가을 잎을 모두 떨군 활엽 교목들이 빽빽이 들어찬 숲에 드물게 보이는 소나무의 솔잎에 한결 생기가 도는 듯하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계곡의 물소리가 살아나면서 숲은 사뭇 분주해진 느낌이다. 숲을 깨우는 계곡의 물소리가 한결 명랑하게 들리는 걸 보면 봄이 멀지 않았음을 쉽게 알 수 있다. 돌 틈 사이로 흘러내리는 물이 햇빛을 받아 밝게 부서지는 모습은 눈부시도록 아름답다. 물방울이 튀며 젖은 바위엔 초록의 이끼들이 빛나며 숲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겨2024.03.04 18:12
중국은 매년 3월 초 정치협상회의(정협)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열어 주요 정책 방향을 결정한다. 양회라는 이름으로 연례화한 게 1959년부터다. 전 세계의 관심사인 중국의 올해 성장 목표는 5일 전인대 정부 업무보고를 보면 알 수 있다. 최근 중국 경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도 나쁜 상태다. 따라서 올해 경제성장 목표도 지난해처럼 5% 안팎에서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전인대 직전에 각 지역에서 발표하는 성장률을 취합하면 31개 성·시 가운데 지난해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지역이 17개에 이른다. 올해 성장률 전망도 작년과 비슷하거나 낮게 잡는 게 특징이다. 지방정부에서 올해 성장 목표를 낮춰 잡는 배경에는 높은 지2024.03.04 18:09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이른바 ‘3고(高)’ 시대다. 소비자물가지수에서 대표 먹거리 지표로 꼽히는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는 지난해 각각 6.8%, 6.0% 올랐다. 세금과 이자 등을 뺀 가처분소득 증가율과 비교하면 3.8배, 3.3배씩 오른 셈이다. 특히 먹거리 물가의 고공행진은 3년째 이어지고 있다. 국내 가구 소득은 월평균 497만6000원으로 전년 대비 2.8% 느는 데 그쳤다. 물가를 제외하면 마이너스 실질소득이다. 서민의 삶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난해 가구의 소비지출은 월평균 278만9000원이다. 1년 전보다 5.7% 늘었다. 이 중 외식비 지출은 월평균 40만7000원으로 7.9%나 증가했다. 견디기 힘든 외식 물가 상승세인 셈이다2024.03.04 14:03
깡통전세란 집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가 70% 이상인 집을 말한다. 집이 경매로 넘어가면 시가의 60% 수준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전세가율이 이보다 높으면 보증금을 받지 못하게 된다. 깡통전세가 흔해지게 된 데는 갭투자가 한 몫을 했다.갭투자는 전세를 끼고 집을 매수하는 것으로 집주인은 적은 돈으로도 집을 살 수 있고 집값이 오르면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집값이 내려가면 깡통전세가 되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게 된다. 집을 팔아도 보증금 전액을 반환하지 못하는 것이다. 보증금을 못 받으면 결국 전셋집에 대해 경매청구를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대항력 있는 선순위 임차인이 있는 집은 낙찰되기 어렵다. 임차2024.03.03 17:22
미국기업의 연구개발비는 세계 최고다. EU 집행 위원회에서 지난해 말 발표한 글로벌 2500대 기업 연구개발비는 1조2499억 유로 규모다. 이 중 미국기업 비중은 42.1%다. 중국 기업(17.8%)이나 유럽기업(17.5%)과 2배 이상 차이다. 미국의 연구개발을 주도하는 4대 기업은 구글과 메타 MS 애플이다. 이어 대형 제약과 자동차기업이 앞순위를 차지한 상태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기업 간 연구개발비 격차는 줄어드는 추세다.중국서 연구개발비를 가장 많이 쓰는 기업은 화웨이다. 2022년에 투입한 자금만 209억 유로다. 1년 만에 11% 늘어난 수치다. 글로벌 전체 순위도 5위다. 미국 정부의 제재를 받는 상황에서 매출의 10%에서 20%를 연구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