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6 13:38
이른 새벽 배낭을 메고 새 등산화를 신고 도봉산으로 향했다. 도봉산은 평생을 먹어도 질리지 않는 밥처럼 날마다 바라보아도 늘 새로운 모습으로 내게 말을 걸어오는 산이다. 단 한순간도 머물러 있는 법이 없이 구름과 바람과 빛과 함께 시간 속을 흐르며 볼 때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한없이 깊고 너른 품 안에 숱한 생명을 품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전모를 드러낸 적 없는 신비에 싸인 도봉산은 늘 나를 향해 손짓하곤 한다. 봄에는 벚꽃과 진달래가 만발하고 여름엔 시원한 숲과 계곡의 물소리가 더위를 잊게 한다. 가을에는 산 전체가 단풍으로 물들고, 겨울에는 흰 눈 덮인 바위와 고요한 풍경이 도드라지는 도봉산은 계절마다 색다른2025.07.15 07:36
그대들이 사는 이 시대를 둘러보니 참 묘하다. 내가 한 평생 바친 '지도 만들기'가 이제는 '데이터 구축'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나룻배를 타고 강을 건너던 자리에는 하늘을 나는 철새 같은 것들이 사람을 실어 나른다.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것이 하나 있으니, 바로 길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음이다.◇ 지도는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완성되어 가는 것 내가 '대동여지도'를 그려나갈 때, 사람들이 자주 비꼬듯 물었다. "죽기 전에 볼 수 있느냐"고. 그때마다 답했다. "지도는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완성되어 가는 것"이라고. 오늘날 그대들이 만드는 '프롭테크'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완벽한 플랫폼, 치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겠다며 출2025.07.14 05:53
고대로부터 나라를 다스리는 권력자 곁에는 참모가 있었다. 중대사는 신하들이 중지를 모아서 나라를 경영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하지만 보통 권력자는 자신이 신임하는 참모의 의견을 따랐다. 중국 한나라 유방이 장량이란 인물을 곁에 두고 천하를 통일하고, 삼국시대 유비는 제갈량의 지혜를 빌려 촉의 황제가 되었다. 조선에서는 7대 왕 세조가 신임한 참모로 한명회가 대표적이다. 한명회는 계유정난을 기획해 수양대군을 왕위에 올렸다. 그들 참모가 내놓는 수단과 방법을 계책이라 하는데, 권력자가 어떤 계책을 따르는가에 따라서 성공과 실패 또는 국가 경영 방식과 결과가 다르게 나타난다. 따라서 개인의 명리와 나라 경영의 성공과2025.07.13 15:21
반만년 역사를 이어온 이 땅에서, 지금 우리는 에너지라는 새로운 시대의 주권을 놓고 중대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이 선언은 단순한 정책 변화의 요구가 아니라, 실존적 위협에 직면한 대한민국이 생존과 번영을 도모하기 위해 근본적 전환에 나서야 한다는 당위성을 천명하는 것이다.1960년대 산업화 시작 이후, 우리는 오랜 기간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0%를 넘는 현실을 마주해왔다. 이러한 구조는 단지 경제적 부담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명줄을 외부의 힘에 맡긴 위태로운 상태임을 재삼 인식한다. 현대 사회에서 주권의 핵심은 에너지이다. 어느 국가이든 스스로의 에너지 수급을 책임지지 못하고 시스템을 통제2025.07.11 08:11
최근 한정판이나 명품 등 희소성 있는 제품을 구매한 후 그 가치가 증가하면 다시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 리셀(Re-sell, 재판매) 성행하고 있다.한정 출시한 운동화나 명품 등을 해외 쇼핑몰에서 산 다음 리셀 플랫폼에서 10배 이상 높은 가격으로 되팔아 차익을 얻는 게 좋은 사례이다. 판매자들은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고 소득을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판매자들은 높은 소득을 올리고 세금도 내지 않으니 국세청이 모르고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국세청은 리셀 플랫폼에서 판매 대행 자료를 제출받아 사업자 등록과 부가가치세 신고를 확인하는 과세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부가가치세 과세 사업을 하는 개인 사업자와 법2025.07.10 13:04
이재명 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인 한성숙 네이버 고문은 벤처 1세대 경영인으로 평가된다. 소상공인 단체들은 그의 네이버 대표 시절 디지털 전환과 상생협력의 경험에 큰 기대를 보냈다. 소공연은 “성장 사다리를 다시 세울 적임자”라며 기대와 환영을 표했다고 한다. 그러나 야당과 일부 시민단체는 그의 지명을 두고, 공정성 논란과 인사 유착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박상웅 국민의힘 의원은 “네이버 출신 장관 임명은 포털과 정부 간 전략적 야합으로 비칠 수 있다”며 즉각 임명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여야 간 대립은 격화되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한성숙 후보자는 즉시 네이버 보유 주식을 전량 매각하겠2025.07.09 13:21
7월로 접어들면서 연일 후텁지근한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낮게 드리워진 먹구름 낀 하늘처럼 우울해지기 쉬운 요즘 천변을 걷다 보면 유난히 눈에 띄는 나무가 있다. 초록색 잎을 배경으로 노란 황금색 꽃이 풍성하게 피어 멀리서도 금방 눈에 띄는 모감주나무다. 초록의 기운이 절정에 달해 꽃이 귀한 시기에 샛노란 꽃을 가득 달고 선 모감주나무는 여러 나무 사이에서 도드라지게 존재감을 뽐내기에 손색이 없을 뿐 아니라 장마로 지친 우리의 심신을 단박에 환하게 해준다. 모감주나무는 동북아시아에서 자생하는 세계적인 희귀종에 속한다. 우리나라에선 주로 섬이나 바닷가에 군락을 이루어 분포하고 있어 중국에서 모감주나무 열2025.07.07 17:00
창의성이란 무엇일까? 갑자기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는 사실 곱씹어 보면 볼수록 창의성이란 개념이 모호하다는 데 있다. 이전에 없던 전혀 뜻밖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능력?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를 잘 떠올리는 능력?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에 대한 정석적이지 않은 방식의 해법? 하지만 이들은 각각 상상력, 영감력, 천재성, 독창성 등의 의미에 더 적확하게 들어맞는다. 창의성을 한마디로 설명하려고 하면 할수록 이를 명확히 정의하기란 녹록지 않음을 깨닫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의성은 지금 시대에 가장 많이 중시되고 언급되는 개념 중의 하나다. 세상에 태어나기 이전부터 태아의 두뇌 발달을 돕는다며 ‘창의력에 좋은 클래식’ 음2025.07.07 05:44
천지 만물은 혼돈에서 비롯되었다. 혼돈은 어둡고 차가운 음 위에 밝고 뜨거운 양기가 쏟아져 내리면서 시작되었다. 그 시작됨을 태극이라 한다. 태극은 음양이 혼돈으로 결합하면서 생산해내는 천지 만물의 원리이자 위대한 철학의 학술 용어인 중용(中庸)의 근원이다. 도무지 합할 수 없는 음양을 치우침이 없이 평등하게 화합시켜 땅과 그 무수한 만물을 탄생시켰기 때문이다. 땅은 도가 낳은 만물을 빠짐없이 담은 신기한 그릇이다. 광대한 바다와 들, 하늘을 나는 것과 바다에서 헤엄치는 것, 그리고 무수한 생명체와 무생명체 등 존재하는 자연의 그 모든 것을 한 그릇에 담고 평등하게 덕을 베푼다. 그중에서도 사람은 일체 생명과 무생명2025.07.07 00:00
중세시대 유럽은 영주가 이끌어 갔다. 왕이 없지는 않았으나 일반 서민들과는 거리가 먼 존재였다. 각 지역마다 영주가 있어 그 동네를 이끌어 갔다. 영주는 영지(領地)를 소유한 주인을 말한다. 7세기부터 유럽에서 게르만족의 관습인 종사제(從士制)에 따라 지역의 유력자들이 지역사회 주민을 장악하며 이를 주요 권력기반으로 하여 나타난 호족이 그 근원이다. 왕과 황제 등 군주가 이들을 공식적인 정부 조직의 일원으로 인정함으로써 이른바 중세 봉건사회가 성립된다. 유럽은 서로마제국 붕괴 이후 수백 년간 혼돈의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가 프랑크 왕국의 통일로 조금씩 질서를 잡아나갔다. 프랑크 왕국의 통일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힘2025.07.06 16:30
OPEC+는 2024년 6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포함한 8개 주요 산유국이 하루 220만 배럴 규모의 자발적 감산을 발표했으며, 이 조치는 2025년 1분기까지 연장되었다. 공식적인 명분은 시장 안정과 투자 유도였지만, 실제로는 유가의 하방 지지선을 공고히 하고 공급자 연합으로서 국제 시장 영향력을 회복하려는 전략적 선택이었다.산유국들의 감산과 증산이 반복되는 지금의 상황은 단순한 수급 조절 문제가 아니다. 그 핵심에는 누가 유가를 통제할 것인가, 시장의 위험을 누가 감수할 것인가, 그리고 가격을 넘어선 새로운 질서를 누가 설계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고려가 자리 잡고 있다. 이는 새로운 국제질서를 짜기 위한 일종의 '설2025.07.04 08:28
한국의 기업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 중 하나는 가업 소유권을 승계해 지속성장을 할 수 있느냐다. 가업승계는 삼성과 현대, LG 등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의 창업주와 2세대 3세대 기업주들 공히 하는 고민거리다. 지분율 하락없이 50%에 이르는 상속세 부담을 덜고 안정된 세대교체를 통해 가업 소유권을 승계하는 것은 이들의 공통된 목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지만 목표에 근사하게 도달할 수 있는 길이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업승계는 기업주가 해당 가업의 주식이나 사업용 재산을 가업 승계자에게 무상으로 이전하는 것을 말한다. 문제는 가업을 승계할 때는 상속세와 증여세 납세의무가 발생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