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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원전 1호기 사고 '조직적 은폐' 어디까지...검찰, 한수원·직원 모두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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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원전 1호기 사고 '조직적 은폐' 어디까지...검찰, 한수원·직원 모두 기소

미숙련자에 원자로 조종 맡겨 열출력 급증, 쉬쉬 숨기다 12시간 뒤 수동정지 하마터면 큰사고 아찔
"오후까지 사고 몰랐다, 지시·감독했다" 모두 거짓말...진술 입맞추기, 자료조작까지 검찰 조사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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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광군 한빛원자력발전소 전경. 사진=한국수력원자력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전남 영광 한빛원전 1호기 열 출력 급증사고에 따른 관련직원은 물론 회사까지 검찰에 기소되는 초유의 사태로 이어지면서 사고 배경에 한수원의 '조직적 은폐'가 있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게 됐다.

17일 원자력업계에 따르면, 광주지검 형사3부(김훈영 부장검사)는 지난 5월 발생한 전남 영광 한빛원전 1호기의 열출력 급증사고와 관련해 발전소장 A씨 등 사고 당시 한빛원전 관계자 6명과 한국수력원자력주식회사를 원자력안전법 위반 혐의로 지난 14일 불구속 기소했다.

원전 안전사고와 관련해 검찰이 기소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관련된 한수원 직원들뿐만 아니라 한수원 회사까지 기소돼 그만큼 이번 사안이 심각함을 의미한다.

검찰이 사상 처음으로 원전 안전과 관련해 한수원과 한수원 직원들을 무더기 기소한 데에는 한수원의 '조직적 은폐'가 있었다고 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한빛원전 1호기 발전소장 A씨는 지난 5월 10일 오전 10시께 한빛원전 1호기 재가동 시험운행을 하던 중 원자로 조종 면허가 없는 B씨에게 제어봉 조작을 맡겼다.

원자로 제어봉 조작은 반응도를 고려해 서서히 수행해야 하지만 단편적 지식만 있던 미숙련자 B씨는 0~200단계 중 약 40단계를 한 번에 조작하고 최고 100단계까지 올려 원자로 열출력을 급증하게 만드는 아찔한 사고를 발생시켰다.
검찰 조사에서 한수원의 조직적 은폐는 이후부터 벌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직후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특별사법경찰관을 투입해 조사를 벌였고, 한빛원전 측은 "사고일 오후까지 열출력 급증을 알지 못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검찰은 한빛원전 측이 사고일 오전 10시 30분~11시 30분 사이에 열출력이 17.2%까지 급증한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했다.

원전 운영기술 지침서상 열출력이 5%를 초과하면 곧바로 원자로 가동을 멈춰야 한다. 그러나 한빛원전 1호기는 약 12시간이 지난 이날 오후 10시 20분쯤 수동정지됐다.

사고 관계자들이 원자로 가동을 곧바로 멈추지 않았던 이유는 가동을 멈추면 재가동이 지연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한빛원전 측은 원안위에 "무자격자가 제어봉을 운전했던 사실을 몰랐다"고 보고했지만, 이 역시 검찰 조사 결과 허위 보고로 판명났다. 사고 관계자들이 "조종면허가 없는 B씨가 조작한 것은 맞지만 원자로 조종면허가 있는 발전팀장의 지시·감독 하에 이뤄졌다"고 원안위에 보고한 내용도 허위임이 밝혀졌다.

열출력 급증 자체를 수 시간 은폐했을 뿐 아니라 오후까지 몰랐던 것처럼 속이고, 자격을 갖춘 상급자의 지시·감독 없이 조작했음에도 지시·감독이 있었던 것처렴 가리려 했던 셈이다.

특히, 검찰 조사에서 사고 관계자들은 사고 발생 직후부터 서로 진술을 맞추거나 변수를 유리하게 조작한 자료를 제출하는 등 방법으로 원안위의 감독기능뿐만 아니라 특별사법경찰관, 검찰 수사까지 무력화하려고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빛원전이 위치한 광주, 전남, 전북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은 "사고 당시 한빛원전 1호기는 체르노빌 핵사고에 비견될 만큼 심각한 상황이었다"고 거세게 항의하고 한수원의 기강 해이와 안전 불감증을 강하게 비난했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한수원은 탈원전 정책으로 지금 당장 원전 수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고 항변하지만 원전산업 종사자들의 사기 저하, 기강 해이가 심각해져 갈수록 안전사고 발생 위험에 안심할 수 없는 상태에 와 있다"고 주장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