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사회문제 '노인빈곤'
한국은행 "주택연금은 노인빈곤 해소의 대안"
하나은행, 조건 완화된 주택연금 발매
노인빈곤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면서 차기 정부에서 주택연금이 이를 완화할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는 대선공약집에서 ‘6080 맞춤형 주택연금 제도 확대’를 약속하며, 가입대상 주택가격 요건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주택연금을 적극 활용해 노인빈곤을 해소하자고 제언했고, 하나은행은 가입조건을 완화한 주택연금 상품으로 시장공략을 강화하고 있다.한국은행 "주택연금은 노인빈곤 해소의 대안"
하나은행, 조건 완화된 주택연금 발매

1일 금융권과 정치권에 따르면 심각한 노인빈곤을 해결하기 위해 주택연금 활용 방안이 확대되고 있다.
주택연금은 만 55세 이상 주택 소유자가 주택을 담보로 제공하고, 해당 주택에 거주하면서 매달 생활 자금을 연금 형태로 지급받는 제도다.
한국은행은 최근 ‘주택연금과 민간 역모기지 활성화를 통한 소비 확대·노인 빈곤 완화 방안’ 보고서를 통해 주택연금이 노인빈곤율 감소에 기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10월 기준 주택연금 가입률은 가입 요건을 충족한 가구(55세 이상, 공시가격 12억 원 이하 주택 보유) 중 1.89%에 불과했다.
55~79세 주택 보유자 382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35.3%가 주택연금 가입 의향이 있다고 응답해, 상당한 잠재 수요가 존재함을 시사했다. 한국은행은 "이들 모두가 가입할 경우 노인빈곤율이 35%P 하락해 약 34만 명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고, 실질 GDP도 0.5~0.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현 가입률이 유지된다면 그 효과는 20분의 1 수준에 불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2023년 기준 38.2%로, OECD 평균(14.2%)의 3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이 지표는 65세 이상 인구 중 중위소득 50%(1인 가구 기준 119만 6006원) 이하의 비율을 의미한다.
65세 이상 노인의 1인당 월평균 연금 수령액은 65만 원에 불과하다. 이는 국민연금연구원이 제시한 부부 기준 적정 노후 생활비인 월 296만 9000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이러한 노후 소득 부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으로 주택연금 활성화를 제시했다.
또 60대 이상 연령층의 주택 소유율은 67.6%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다. 이는 주택연금 대상자가 상당함을 시사하며, 주택은 있으나 노후 준비가 미흡한 고령층에게 주택연금이 또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 26일 하나은행은 기존 조건을 대폭 완화한 ‘하나더넥스트 내집연금’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공시가격 12억 원을 초과하는 주택도 가입할 수 있고, 2주택 이상 보유자도 신청 가능하다. 이는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운영 중인 주택연금 제도(55세 이상, 공시가격 12억 원 이하 일반주택, 노인복지주택, 주거용 오피스텔 대상)보다 가입 요건이 크게 완화된 것이다.
구성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oo9k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