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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부활하는 일본의 경제력, 성장동력과 한계점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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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부활하는 일본의 경제력, 성장동력과 한계점 공존

'잃어버린 30년' 일본 경제가 지정학적 이점을 배경으로 살아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잃어버린 30년' 일본 경제가 지정학적 이점을 배경으로 살아나고 있다. 사진=로이터
그동안 ‘잃어버린 30년’에 편향되어 일본이 다시 과거의 영광을 회복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정서가 만연했으나 최근 이런 인식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일본 경제가 다시 뜨겁기 때문이다. 워런 버핏을 시작으로 글로벌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서학개미들도 일본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일본 다시 보기가 시작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가장 큰 투자은행이자 증권회사인 찰스 슈와브는 일본 경쟁력에 대한 분석을 시도했다. 일본 투자자나 일본에 관심이 있는 독자에게 좋은 정보를 담고 있어 핵심 내용을 소개한다.

◇일본 경제의 회복 동력


우선 일본 주식 시장이다. 최근 투자자들을 유인하고 국제 시장에서 성과를 높이는 분야다. 주목의 이유는 자사주 매입과 주주 환원이다.

일본 기업들이 보유한 현금은 2조5000억 달러에 달하지만, 이자율이 낮아 수익이 별로 없었다. 올해 초 도쿄증권거래소는 유휴 현금으로 자사주 매입 및 주주 수익률 개선에 도움이 되는 조치를 장려했다. 배당금이 크게 는다.

다음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다. 2023년 들어 G7 국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주요 원인은 인플레이션 효과다. 저물가가 달라졌다. 저물가, 저소득, 저소비가 이어져 경제 성장을 저해했다.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높아지자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소비와 투자가 늘어나면 강한 성장이 기대된다.

지정학적 질서의 변화도 유리하다. 미·중 갈등이 고조되면서 일본은 환영을 받고 있다. 반중(反中) 공감대가 형성되는 가운데 자유 진영에서 중요한 공급망 연대가 논의되면서 경제안보 이슈가 부각되자 일본은 아시아의 저위험 투자 목적지로 부상했다. 예를 들면, TSMC·삼성 등 반도체 기업들이 일본 투자 확대를 추진한다. 일본 정부의 보조금 확대도 유인책이 되고 있다.

통화 및 재정 정책 지원도 주요했다. 일본은행(BOJ)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 2%를 넘어섰음에도 금리를 인상하지 않고 있다. 저금리는 주식에 도움이 된다. 일본은 물론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본 주식과 채권으로 돈을 옮기도록 자극할 수 있다.

글로벌 자금 흐름이 일본 주식에 유리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일본 경제를 비관적으로 보고 약 1900억 달러를 매각했다. 그러나 올해 순 외국인 유입이 증가했다. 내년부터 주식에 투자할 경우 면세 금액이 두 배로 는다. 더 높은 수익을 올리려고 현금이 이동할 수 있다.

또한, 일본 주식은 아직 저렴하다. 미국 주식보다 저렴하다. 워런 버핏 효과로 해외 투자자들이 일본을 주목하듯이 한국 투자자들도 일본으로 향한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5월 일본 주식 매수금이 약 1억8000만 달러를 돌파했다. 연초 대비 2~3배 늘었다.

◇일본 경제의 남아있는 취약점


일본 경제가 긍정적 전환을 보이지만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특유의 문제점이 남아있다. 투자자들은 이를 잘 살펴봐야 한다.

시장 개혁 문제다. 일본의 과거 실패가 거슬린다. 일본은 잘 변화하지 않는 국민성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과거 여러 번의 개혁 시도가 반짝 효과에 그쳤다. 근대 이후 두 번의 성공한 개혁이 있을 뿐이라는 말이 있다. 메이지유신과 2차 세계대전 패배 이후 미국에 의한 개혁이다. 누적된 관행을 쉽게 바꾸지 않는 국민성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

글로벌 성장 둔화도 부담이다. 수출에 불리하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 경제 둔화가 성장을 제약한다. 일본은 수출 의존형 경제로 글로벌 성장이 약하면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우리와 비슷하다.

고령화 인구도 문제다. 소비와 복지 지출, 노동력 부족 등이 여전하다.

가장 큰 문제는 부채 증가다. 지속 불가능하다. IMF에 따르면 2022년 12월 기준 일본의 정부 부채는 GDP의 123%로 미국(52%)의 두 배이며 선진국 중 가장 높다.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한 부채는 언제든 문제가 될 수 있다. 저축률이 높고 외국인 투자에 의존하지 않고 부채를 조달할 수 있지만 부채 의존 경제는 지속될 수 없다.

일본 경제는 최근 활력을 보인다. 지정학적 변화와 중국 리스크가 가장 큰 요인이다. 미·중 경쟁이 향후 수십 년 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 일본 수혜가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상황은 항상 유동적이다.

예를 들면, 일본이 가장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일본의 반도체 굴기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하다. 성공과 실패에 대한 전망이 엇갈린다. 현장에서는 전문인력 부족, 고급기술 축적 부진, 자체 기술 역량 미흡 등을 이유로 실패를 예언한다.

일본은 자유 진영의 아시아 대표주자로서 자리를 확고하게 하려고 하지만 그 결과는 더 지켜봐야 한다. 작용과 반작용이 항상 공존한다. 반작용을 잘 극복하는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