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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독일, 쉽지 않은 '중국 의존도 줄이기'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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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독일, 쉽지 않은 '중국 의존도 줄이기' 성공할까?

외교·안보 등 글로벌 질서 변화에 대응하는 국가안보전략 발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독일이 중국 의존도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독일이 중국 의존도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로이터
독일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미·중 갈등 등으로 인한 공급망 문제와 자유 진영의 규범에 도전하는 글로벌 질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역사상 처음으로 국가안보전략을 발표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독일 외교정책에 대한 개요와 안보에 대한 응집력 있는 부처 간 접근 방식을 보장하는 독일 최초의 국가안보전략을 공개했다.
독일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시대의 전환’을 절감하고, 안보를 더 우선시하고 국방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기로 했다.

여기서 문제는 중국이다. 독일 경제의 중국에 대한 의존성이 너무나 커서 이번 국가안보전략에 중국 부분은 빠졌다. 중국 전략은 연말께 여야의 입장 조율과 내부의 다양한 이견을 종합해 국제질서에 부합한 전략을 발표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리창 총리가 독일을 방문해 고위급 회담을 개최했다.

세계의 이목은 과연 독일이 자유 진영을 대표해 중국 고위관리에게 글로벌 규범을 준수할 것을 강력히 요청할 수 있을지에 주목했다. 단순하게 예의상 발언에 그칠지, 실질적 조치를 요구할지 주목했다.

숄츠 총리는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하는 데 러시아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을 거듭 호소했지만, 베이징에서 온 리창 총리는 양국 무역 관계를 심화시키는 데 이야기를 제한하려고 했다.

리창 총리는 “탈세계화가 불타오른다. 호혜 협력의 전통을 유지하고 다자간 무역 체제와 산업 및 공급망의 안정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창 총리는 베를린 방문 이후 유럽연합(EU) 지도자들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경제 세계화에서 상호 의존성은 필수적이다. 당신은 나에게 의지하고, 나는 당신에게 의지하는 관계”라고 말했다.
그는 EU 일부 회원국에서 “공급망에서 중국을 제외하려는 위협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경제력을 앞세워 여전히 자유 진영을 압박하고 있다. EU의 경제강국 독일은 과연 중국 경제에 얼마나 의존적인가? 에너지 의존으로 러시아에 큰 낭패를 본 입장에서 독일은 중국 의존도를 탈피하기 위해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독일 경제의 중국 의존도


최근 몇 년 동안 독일과 중국의 무역 관계는 ​​더욱 긴밀해졌다. 기존 동방정책의 핵심인 ‘교역을 통한 변화’ 기조를 굳건히 유지한 때문이다. 결론은 전문가들이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경제적 의존성의 확대다.

최근 독일과 중국 간 긴밀한 경제 관계의 위험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이 이슈는 강화되었다. 사실, 독일의 중국 의존도는 최근 몇 년 동안 훨씬 더 증가했기 때문이다.

교역량에서 중국은 2016년 이후 가장 중요한 교역 상대국이 되었다.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상호 상품 교환액은 거의 2990억 유로에 달했다. 10년 사이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2012년 거래량은 ​​1450억 유로였다.

수출 측면에서 중국은 전체 수출의 9.8%를 차지해 미국에 이어 둘째다.

중국과의 교역은 코로나 상황에서도 거의 꾸준히 성장한 가운데 최근 사상 최대로 850억 유로 무역 적자를 기록했다. 독일 경제의 강점인 높은 무역 흑자를 고려할 때 이런 규모의 적자는 놀라운 수치이다. 독일이 그 어느 때보다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에 크게 의존해 왔으며 수입 의존도가 수출 측면보다 훨씬 더 크다는 것을 말해준다.

독일 경제의 핵심 기반인 자동차 산업은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중국의 수요 덕분에 자동차는 독일의 가장 중요한 수출품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은 2021년 중국 수출의 25% 이상을 차지했다. 이는 한편으로 독일 자동차 및 기계 공학의 취약성을 의미한다.

중국과의 무역에 지속적인 차질이 생긴다면 수출과 고용에 막대한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내포하기 때문이다. 이미 독일 자동차 산업은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특히 미래 e-모빌리티 분야에서 독일 제조업체는 뒤처져 있다. 중국에서만 수입되는 컴퓨터 및 기타 데이터 처리 장비의 가치는 독일 자동차 수출액을 능가한다.

특히 네트워크 기술의 경우 증가하는 보안 문제도 심각하다.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1분기 수입 노트북과 태블릿의 약 86%, 스마트폰과 전화기의 약 68%가 중국산이었다. 가구는 수입처를 상대적으로 쉽게 대체할 수 있지만, 전기 및 전자부품의 수입처는 비용과 규모를 고려할 때 쉽지 않아 중국에 의존하는 독일의 기업들은 중국에 취약한 구조이다.

독일을 방문한 중국 리창 총리(왼쪽)가 숄츠 독일 총리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독일을 방문한 중국 리창 총리(왼쪽)가 숄츠 독일 총리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EU 위원회는 잠재적으로 위험한 중국 공급자로부터 5G 모바일 네트워크를 보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외 e-모빌리티 및 재생에너지의 원자재 및 원자재 기반 부품은 중국에 대한 의존이 더 커지고 있다.

희토류의 경우 수입 의존도가 92%에 달해 전문가들은 특히 리튬이 필요한 상황에 위기를 경고하고 있다. 2025년까지 중국은 전 세계 리튬 공급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할 수 있다.

◇독일의 중국 의존도 탈피는 진행 중


당장에 중국이 자국의 경제적 필요성 때문에 독일과의 교역에서 굳이 긴장을 조성할 이유는 없지만, 의존 심각성을 감안해 독일은 조치에 착수했다.

지난해 9월 경제 장관인 로버트 하벡은 “다른 나라에 의해 협박당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만약 중국이 문을 닫는다면, 극심한 문제에 직면할 수 있어 이를 미리 예방하겠다는 것이었다.

이에 독일은 중국과 새로운 무역협정을 체결해 중국 원자재 의존도를 줄이는 계획을 숙고하고 있다.

독일 외무부는 독일 내 중국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해 중국과 교역하는 기업규정을 강화하고 있다.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은 독일 기업들이 지정학적인 위험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중국에 많이 노출된 기업들이 대중국 수출 의존도를 줄이는 것에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지원책을 강구 중이다.

하지만 EU는 경기 침체를 미국과 다르게 정의한다. EU는 2분기 연속 GDP 감소를 준수한다. 이에 따르면 EU는 경기 침체에 빠진 것이고 독일 역시 마찬가지다.

국민의 30% 정도는 우크라이나 지지를 반대하고 중국과 더 잘 지낼 것을 요구한다. 일부 야당은 경제안보도 중요하지만 당장에 경제가 중요하다는 주장을 내세운다.

안팎의 위기 속에서 전반적으로 독일은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투자를 가급적 줄이고, 다른 우방과의 경제적 협력을 강화하려고 한다.

EU에서 독일이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중국에 대한 취약한 경제는 EU 회원국은 물론 자유 진영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복합적 과제 앞에서 독일은 대중국 종합 전략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이를 수립하는 작업에 착수한 상태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