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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상업용 건물 절반이 공실…금융위기 '시한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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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상업용 건물 절반이 공실…금융위기 '시한폭탄'

미국 상업용 부동산의 공실률이 높아지면서 자칫 금융위기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상업용 부동산의 공실률이 높아지면서 자칫 금융위기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로이터
미국 전역의 빈 사무실 건물이 금융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미국의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의 공실률이 도시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심한 경우 대략 50%대를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가 어느 정도 안정되자 미국 기업들은 전국적으로 직원들을 사무실로 복귀하라고 권장하지만 근로자들은 이에 미온적이다. 최근 퓨(Pew) 조사에 따르면 재택근무가 가능한 미국 근로자의 대략 30% 정도가 현재 항상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많은 근로자들이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이 시작된 지 3년 이상 재택근무를 계속함에 따라 미국 전역의 도시에서 사무실 건물은 비어 있다. 많은 수의 근로자가 풀타임으로 사무실로 돌아오지 않고 있으며, AI 붐과 주 4일제의 확산 등으로 상업용 부동산의 미래에 의문이 제기되고 재정 붕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은행의 부동산 대출은 2023년 2월 말 기준으로 약 5조4000억 달러 규모이다. 많은 상업용 부동산이 단기 은행 대출로 자금을 조달한다. 모건스탠리는 2025년 말까지 약 1조5000억 달러의 만기가 도래해 현재와 같은 공실률과 상업용 부동산의 가격 하락이 이어지면 잠재적으로 대출 불이행 물결을 일으킬 것으로 우려된다. 전체 대출의 약 2조8900억 달러가 중소형 은행에서 이뤄진 대출이다.

CBS 뉴스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의 상업용 부동산 회사인 라이징 리얼티 파트너스(Rising Realty Partners) 설립자이자 CEO인 크리스토퍼 라이징은 유서 깊은 로스앤젤레스 건물을 거의 비어 있는 인상적인 사무실 공간으로 리모델링하기 위해 3500만 달러를 투자했다. 하지만 현재 11개 층 가운데 2개 층만 임대하고 있다. 높은 이자를 임대 수익만으로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다. 대출 만기가 돌아와도 해결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와 같은 다른 도시에서도 사무실 공간의 절반 미만을 사용하는 동일한 상황이라고 말한다.

현지 부동산 중계인들은 뉴욕시 빈 사무실 공간만으로도 26개 이상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채울 수 있다고 말한다.

공실률 개선과 상업용 부동산 가격 급락이 어느 정도 해소되지 않으면 채무 불이행이 불가피하다. 상업용 부동산들은 원래 자금 조달을 받았을 때보다 가치가 떨어졌고, 금리가 오르고 평가액이 낮아지면 이 건물을 재융자할 수 없게 된다. 부채 상환을 할 수 없게 되면 중소 은행들은 위기에 내몰린다.
상업용 부동산 문제가 개선되지 않으면 더 많은 은행의 도산을 야기해 잠재적인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도 있다.

주요 도시의 세수도 줄고 있다. 주지사들은 기업과 근로자에게 대면 근무를 확대해줄 것을 거듭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근로자들은 재택근무를 더 선호한다.

애플, 스타벅스, 아마존 등 회사에서는 직원들의 비협조로 주 5일 근무로의 복귀가 어렵게 되자 일주일에 3일을 출근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