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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최적지" 비트코인 채굴, 러 유망 산업으로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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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최적지" 비트코인 채굴, 러 유망 산업으로 급부상

서방 세력의 경제 제재 이후 러시아의 비트코인 채굴 산업이 성황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이미지 확대보기
서방 세력의 경제 제재 이후 러시아의 비트코인 채굴 산업이 성황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국과 EU 등 서방 세력으로부터 각종 경제적 제재를 받는 러시아에서 비트코인(BTC) 채굴이 새로운 유망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7월 28일(현지시간) 발간한 주간 보고서 ‘마이닝 위크’ 최신판에서 “서방의 제재 속에서도 러시아의 비트코인 채굴 산업이 번창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비트코인 전용 채굴기들이 러시아로 계속 유입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예로부터 추운 날씨와 저렴한 전기 요금으로 암호화폐 채굴 산업의 최적지로 꼽혀왔다. 특히 지난 2021년 중국이 자국 내 암호화폐 채굴 산업을 전면 금지하자 글로벌 채굴 시장에서 러시아의 점유율은 더욱 상승했다.

케임브리지 대체 금융 센터의 비트코인 ​​전력 소비 지수에 따르면 2022년 8월 기준 러시아의 비트코인 채굴 규모는 미국과 카자흐스탄에 이은 3위다.

미국과 서방이 러시아의 채굴 산업을 가만히 놔둔 것은 아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두 달 후인 지난 2022년 4월, 미국 재무부 산하 해외 자산 관리국(OFAC)은 러시아 최대 암호화폐 채굴 호스팅 기업 ‘비트리버(BitRiver)’와 그 자회사 10곳을 제재 목록에 추가했다.

OFAC는 성명을 통해 “러시아의 채굴 회사들은 러시아가 천연자원을 현금화할 수 있도록 도움으로써 푸틴 정권이 받는 제재의 영향을 상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코인데스크는 익명의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 실제로 러시아가 정부 차원에서 암호화폐 채굴을 통한 현금 확보를 장려했다고 보도했다.

OFAC의 제재 목록 추가 이후 비트리버의 최대 고객이었던 미국의 ‘컴퍼스 마이닝(Compass Mining)’과 일본의 ‘SBI 크립토(SBI Crypto)’가 비트리버와의 거래를 종료하고 러시아에서 철수했다.

OFAC와 업계 관계자들은 비트리버의 제재 목록 추가로 해외 기업 및 금융기관과의 거래 정지와 더불어, 채굴용 장비 수입에 법정화폐 지급에 의존하는 만큼 러시아의 채굴 산업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채굴 산업이 경기 침체로 타격을 입은 러시아 현지 전력 업체들에 대체 수익을 제공하고 있는 데다, 명목화폐와 달리 루블화를 세계 어디서든 통하는 비트코인으로 전환하는 것은 용이하기 때문에 되려 러시아에서 비트코인 채굴 사업이 더욱 성장하고 있다고 코인데스크는 설명했다.

또한, 지난 2월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암호화폐 채굴의 전력 사용을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카자흐스탄의 채굴회사들도 러시아로 사업장을 이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뿐만이 아니다. 미국과 서방 세력의 대러시아 제재에 참여하지 않는 중국의 채굴 장비 회사들이 러시아의 채굴 산업에 진출하고 있다고 코인데스크는 밝혔다.

이미 중국의 양대 비트코인 채굴 장비 업체 ‘비트메인(Bitmain)’과 ‘마이크로BT(MicroBT)’가 러시아 현지 채굴회사들을 상대로 장비 제공은 물론, 유지보수를 위한 기술지원까지 하고 있다고 코인데스크는 덧붙였다.

러시아의 또 다른 암호화폐 채굴 호스팅 기업 비트클러스터(BitCluster)의 세르게이 아레스트프(Sergey Arestov) CEO는 “최근 몇 달 동안 비트코인 가격 상승과 비트코인 ​​블록체인 활동을 촉진한 오디널스(Ordinals) 프로젝트 덕분에 채굴 경제가 개선되고, 러시아의 채굴에 좋은 조건을 만들었다”라며 “서방 국가들의 제재로 유럽과 미국 채굴업자들의 참여가 늦어지고 있지만,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의 채굴업자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어 기쁘다”라고 코인데스크를 통해 밝혔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