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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돌연 급등 "호르무즈 쇼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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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돌연 급등 "호르무즈 쇼크 "

국제유가를 좌우하는 사우디 유전 이미지 확대보기
국제유가를 좌우하는 사우디 유전
이스라엘 -이란 중동 전면전 우려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뉴욕증시 와 비트코인 등에 비상이 걸렸다.

3일 뉴욕증시와 상업거래소등에 따르면 중동 지역 확전 위기감이 고조되면서국제유가가 5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85.15달러로 전날 종가 대비 1.44달러(1.7%) 상승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는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이 전날 종가 대비 1.5달러(1.7%) 오른 배럴당 88.9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 선물가격 모두 종가 기준으로 10월 27일(85.54달러)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란은 이날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대사관 옆 영사관 건물이 이스라엘군에서 쏜 미사일 6기의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시리아 정부도 공습을 확인했고 미국 언론도 이스라엘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의 공습이었다고 보도했다. 이 공습으로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 쿠드스군 지휘관 모하마드 레자 자헤디와 레바논과 시리아 주둔 쿠드스군 부지휘관 모하마드 하디 하지 라히미, 이 지역의 군사작전을 책임지는 호세인 아만 알라히 등이 숨졌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에 대한 이란의 직접 개입 가능성은 원유 공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역 분쟁을 야기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러시아에서도 정유시설을 향한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이 이어지면서 원유 공급 차질 우려를 키웠다. 타타르스탄 공화국 수장 루스탐 민니하노프는 이날 텔레그램에서 "오늘 아침 타타르스탄 옐라부가와 니즈네캄스크에서 드론 공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니즈네캄스크의 타네코 정유공장은 러시아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의 정유공장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이 공격받은 것에 대해 규탄한다고 밝혔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날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을 통해 성명을 내고 "외교공관과 그 인력에 대한 불가침 원칙은 국제법에 따라 어떤 경우에도 존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어 "모든 당사국이 최대한 자제하고 추가적인 확전을 피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어떠한 오판일지라도 이미 불안정한 해당 지역에 광범위한 분쟁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시리아와 레바논, 팔레스타인은 물론 중동 지역 내 민간인이 이미 전례 없는 고통을 겪고 있다며 분쟁 확대가 파국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있는 이란 영사관이 이스라엘군의 폭격을 받으면서 중동의 앙숙인 양국이 직접 충돌로 치닫고 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성명을 통해 "혐오스러운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의 우두머리들에게 저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공습으로 이란 혁명수비대 지휘관 모하마드 레자 자헤디가 숨진 것을 거론하면서 "사악한 정권을 우리 용감한 사람들의 손으로 징벌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도 영사관 폭격을 테러와 국제법 위반이라고 규정하면서 "비겁한 범죄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도 반박했다. 이스라엘은 이란 영사관 폭격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는 않았으나 하마스, 헤즈볼라의 배후로 지목하는 이란을 겨냥해 강하게 경고했다.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란 영사관 공습을 시인하는 듯한 발언과 함께 중동 전역에서 '적대세력'에 맞서 같은 공격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날 크네세트(의회) 외교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이스라엘의 목표는 적의 세력 구축을 막는 활동을 모든 곳에서 매일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아 다마스쿠스의 이란 영사관 폭격이 이스라엘에 적대행위를 한 데 따른 대가이며 앞으로도 이스라엘은 이런 활동을 중동 전역에서 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다.

이스라엘은 폭격당한 이란 영사관이 일반 외교 공관이 아니라 중동의 친이란 무장조직을 관할하는 지휘통제소로 역할 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영사관 폭격 이후 이란과 이스라엘이 서로 수위 높은 경고를 주고 받으면서 양국이 직접 충돌할 가능성도 상당히 커졌다. 그동안 이란은 팔레스타인 하마스와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 반군 후티, 시리아 정부군,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 등 이른바 '저항의 축'을 대리군 삼아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스라엘에 대항해왔지만 이스라엘과 전면적인 충돌은 피했다. 이스라엘도 이란의 대리 세력에 대한 무력 사용을 주저하지 않았던 것과 달리 이란을 직접 겨냥하지는 않았다. 이란 최고지도자가 보복과 징벌을 선언한 만큼 이란이 비대칭 전력으로 이스라엘을 노릴 공산도 있다.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적 압박을 높이기 위해 외교공관 폭격의 책임을 이유로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제한과 같은 수단도 동원할 수 있다.
뉴욕증시는 하락이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등 가상 암호화폐도 흔들리고 있다. 미국의 6월 금리인하 기대가 약해지고, 10년물 미 국채수익률이 상승하면서 주가지수 조정의 빌미가 됐다. 시장 참가자들이 미국의 견조한 경제지표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6월 금리인하 기대가 약해진 점에 주목하면서 주가지수는 조정을 받았다. 이날 오전 다우지수는 400포인트 이상 하락했고, 나스닥지수도 200포인트 이상 내렸다. 테슬라가 1분기 차량 인도와 생산 부진에 장중 5% 이상 하락했다. 아마존닷컴과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A가 각각 1%대 내렸다. 엔비디아는 2%대 하락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