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부품 수급난으로 양산 체계 진입 지연 / 차세대 스텔스 전력화 차질·방산 생태계 고립 심화
한국형 전투기 KF-21·FA-50, 비(非) F-35 진영 틈새시장서 유력한 대안으로 부상
한국형 전투기 KF-21·FA-50, 비(非) F-35 진영 틈새시장서 유력한 대안으로 부상
이미지 확대보기군사 전문 매체 19포티파이브(19FortyFive)는 16일(현지시각) 분석을 통해 러시아가 미국 록히드마틴의 F-35를 겨냥해 개발한 단발 엔진 5세대 스텔스 전투기 'Su-75 체크메이트'의 실질적인 전력화 성과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2021년 시제기(모형) 공개 이후 화려한 마케팅을 펼쳤으나, 서방의 고강도 기술 공급망 차단 제재가 장기화하면서 양산 체계 진입이 사실상 표류 중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사태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글로벌 공급망의 '블록화·정치화'와 맞물려, 대안 전투기를 찾는 중동과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한국형 전투기 KF-21과 FA-50의 해외 수주 외연을 넓히는 새로운 추진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뉴스에서 주시해야 할 구조적 변화는 △양산 지연과 신뢰도 저하 △핵심 부품 통제의 파괴력 △비(非) F-35 진영의 선택지 확대 등 세 가지다.
전력화 불투명한 스텔스 야망… 핵심 기술 확보의 한계와 성과 논란
그러나 글로벌 군사 싱크탱크와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러시아는 외부 형상 컴퓨터 그래픽(Rendering)과 모형 위주의 홍보를 이어왔을 뿐 항공기의 핵심인 센서, 표적 획득 시스템, 전자전 능력을 입증할 구체적인 기술 데이터를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
스텔스 성능을 결정짓는 레이더 흡수 소재(RAM)의 품질력과 동체 접합부 용접 기술, 엔진 열 방출을 줄이는 열방사 차단 기술력 역시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러시아가 5세대 전투기의 외형 디자인만 제시했을 뿐, 내부 체계는 작동이 불가능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신중론까지 대두되는 실정이다.
무너진 양산 생태계… 선행 기종 'Su-57 잔혹사' 답습과 연합 전력망 고립
Su-75의 이 같은 난항은 러시아의 고질적인 방산 재정난과 생산 라인 붕괴에서 비롯됐다. 러시아는 앞서 개발한 쌍발 스텔스 전투기 'Su-57 페론' 역시 수백 대를 양산하겠다는 계획과 달리, 현재까지 실전 배치 규모의 완전한 비행대대를 구성하지 못했다. 선행 기종에서 나타난 양산 실패 구조가 후속작인 Su-75로 고스란히 전이된 셈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심화한 서방의 정밀 부품 통제는 러시아 항공 산업의 공급망 체계를 구조적으로 약화시켰다.
현대 공중전의 핵심인 데이터링크 능력 부족도 치명타다. 미국의 F-35가 다기능 첨단 데이터링크(MADL)를 통해 다국적 연합 전투기 간 표적 정보와 레이더 데이터를 실시간 공유하는 반면, 러시아와 동맹국 체계는 보안 지휘통제 및 다국적 네트워크 기술력 한계로 복수 기체 간 유기적인 연합 작전이 어렵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등 주요 안보 기관들은 설령 기체가 소량 생산되더라도 서방의 촘촘한 다국적 네트워크 전력망을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정치화와 무기 신뢰도 균열… K-방산의 틈새시장 공략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러시아산 무기체계의 실전 신호와 후속 군수지원 신뢰도에 균열이 가면서, 글로벌 전투기 시장은 거대한 재편 기회를 맞이했다. 특히 서방의 무기 블록화가 심화하고 공급망이 '정치화'됨에 따라, 미국산 F-35를 도입하기 어렵거나 러시아산 전투기 구매로 인한 미국의 제재(CAATSA)를 피하려는 중동·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이러한 포스트 러시아 시대의 공백 속에서 프랑스의 라팔(Rafale), 미국의 F-16V, 스웨덴의 그리펜(Gripen E) 등 전통적인 강자들과 함께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KF-21과 FA-50이 유력한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 비록 KF-21이 4.5세대 체급이지만 향후 블록2 등을 통해 단계적 스텔스 확장이 가능하고, 한국 방산 특유의 '가격 대비 성능'과 '철저한 납기 준수 능력'을 무기로 갖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라팔 등이 고가 전략을 취하는 상황에서 가성비와 신뢰성을 동시에 원하는 틈새시장을 파고들 최적의 카드가 될 수 있다.
다만 무조건적인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 국내 방산 전문가는 "러시아 플랫폼의 이탈로 시장이 열린 것은 맞지만, F-35가 오는 2030년까지 유럽에만 600대 이상 배치되는 등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독점하고 있다"라며, "프랑스 라팔 등 검증된 경쟁 기종과의 수주전에서 이기려면 핵심 구동계의 기술 자립과 글로벌 후속 군수지원 역량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투자자를 위한 차세대 방산 시장 핵심 체크포인트
러시아 방산 붕괴에 따른 K-방산 수혜주를 선별하고 실질적 이익 전환 여부를 판단하려면 향후 독자들은 다음 세 가지 지표를 반드시 주시해야 한다.
첫째, 중동 및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KF-21 가시적 계약 진척도다. 기존에 러시아산 수호이(Su)나 미그(MiG) 계열 전투기를 운용하던 국가들이 서방 제재로 인해 후속 군수지원이 끊기자 한국산 기체로 전환하려는 타당성 조사에 착수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단순한 러브콜을 넘어 정부 간 양해각서(MOU) 체결이나 예산 배정 등 실질적인 수주 파이프라인으로 연결되는 시점이 관련 방산 기업의 주가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을 결정짓는 핵심 분수령이 된다.
둘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필두로 한 국내 방산 업계의 엔진 국산화율이다. 현재 한국형 전투기들은 상당수 미국제 엔진이나 핵심 부품을 라이선스 생산 방식으로 채택하고 있어, 제3국 수출 시 미국의 승인(E/L) 절차를 거쳐야 하는 한계가 존재한다. 기술 자립 없는 방위산업은 사상누각인 만큼, 독자적인 심장(엔진) 기술을 확보하여 서방의 부품 통제 리스크로부터 완전히 독립하는지 여부가 장기적인 독자 수출 마진 확보의 유일한 탈출구다.
셋째, 글로벌 전투기 시장의 MRO(유지·보수·정비) 허브 구축 및 해외 수주 여부다. 전투기 사업은 단품 판매보다 수십 년간 이어지는 운영 유지가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글로벌 스텔스 공급망의 재편 속에서 국내 방산 기업들이 해외 현지 정비 허브 구축 계약을 얼마나 활발히 성사시키는지는 매우 중요한 지표다. MRO 계약 성공 여부는 단기 테마성 주가 상승을 넘어 방산주의 구조적 이익 성장을 보장하는 핵심 캐시카우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무기 공급망의 안정성이 최우선 가치로 떠오른 지금, 러시아 Su-75의 전력화 지연은 기술 자립과 안정적인 생산 생태계가 없는 방위산업이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주는 단면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