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 지분 3배 늘린 그렉 아벨, AI 장기전 원가 승자로 구글 낙점
대규모 추론 워크로드 기준 인프라 비용 최대 50% 절감…NVIDIA 독점 체제 균열 조짐
연간 800억 달러 설비 투자 선점…삼성 ‘파운드리 수주’·SK ‘커스텀 HBM’ 시험대
대규모 추론 워크로드 기준 인프라 비용 최대 50% 절감…NVIDIA 독점 체제 균열 조짐
연간 800억 달러 설비 투자 선점…삼성 ‘파운드리 수주’·SK ‘커스텀 HBM’ 시험대
이미지 확대보기금융 전문 매체 모틀리풀(Motley Fool)은 지난 14일(현지시각) 워런 버핏의 뒤를 이은 그렉 아벨 최고경영자가 구글 모기업 알파벳을 버크셔 해서웨이의 4대 주식으로 격상했다고 보도했다. 버크셔의 미국 연방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버크셔는 올해 1분기 알파벳 지분을 기존 2890만 주에서 3배 이상 확대한 데 이어, 최근 장내 매수 등을 통해 100억 달러(약 15조 1780억 원) 상당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했다.
이번 베팅으로 버크셔가 확보한 알파벳 지분 가치는 시가 기준 총 309억 달러(약 46조 9000억 원)에 이르며, 애플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코카콜라에 이은 보유 지분 가치 기준 포트폴리오 4위 자리를 굳혔다. 가치 투자를 지향해온 버크셔가 주가수익비율(PER)이 20배 후반인 기술주에 이례적으로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배경은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의 장기적 원가 우위 판단에 있다.
외부 GPU 대비 비용 절반…구글 TPU의 원가 통제력
버크셔가 알파벳 투자를 단행한 핵심 동력은 자체 설계 칩인 텐서 처리 장치(TPU)와 데이터 센터 수직 계열화에 따른 인프라 비용 우위다. 인공지능 시장의 선두를 다투는 오픈AI와 앤스로픽은 자사 클라우드가 없어 외부 인프라를 대여하며 대규모 엔비디아 그래픽 처리 장치(GPU) 구매 비용을 지불한다.
알파벳은 12개월 누적 순이익 1600억 달러(약 242조 원)에 달하는 현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연간 800억 달러(약 121조 원) 규모의 인공지능 인프라 설비 투자(CAPEX) 계획을 공고히 하며 실탄을 집중하고 있다. 이 자금은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차세대 칩 제조를 위한 장기 공급 계약에 집중 투입된다.
시장의 부품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알파벳의 거대 자본이 공급망을 선점하면 경쟁사들의 인프라 구축 비용은 동반 상승하게 된다. 과거 인터넷 초기 시절 수많은 검색 엔진 사이에서 최종 승자가 된 구글의 독점 모델이 인공지능 시대에 재현된다는 시각이 자금 집행의 근거다.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는 빅테크가 자체 칩 생태계를 확장할수록 엔비디아 단일 교섭력에 의존하던 부품사들의 협상 테이블도 다각화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한다.
엔비디아 종속 탈피하는 빅테크, 삼성·SK하이닉스의 전략적 분기점
알파벳의 기술 자립 속도가 빨라지면서 엔비디아의 독점적 GPU 생태계에 의존해온 한국 반도체 업계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그동안 엔비디아 납품 여부에 따라 기업 가치가 좌우되는 동조화 현상을 보였다. 그러나 구글이 자체 TPU 생산량을 급격히 늘리면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은 엔비디아 주도의 단일 체제에서 빅테크 자체 칩 생산 체제로 전환될 조짐을 보인다.
이에 따라 국내 양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대응 전략도 차별화가 불가피해졌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역량과 첨단 패키징 기술을 결합해 구글의 자체 칩 수주를 노리는 전략이 유효하며, SK하이닉스도 고성능 HBM 시장의 주도권을 바탕으로 구글의 맞춤형(커스텀) HBM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능력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국내 증권가와 반도체 업계 전문가들은 구글의 인프라 확장 가속화가 국내 메모리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구글의 자체 설비 투자는 HBM 수요의 절대량을 늘리는 요인이지만, 구매처가 엔비디아 하나에서 빅테크 기업들로 다변화됨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엔비디아 공급망 진입 여부만 보던 한국 시장의 투자 시각도 구글을 비롯한 맞춤형 반도체 공급 계약 여부로 확장되어야 한다는 진단이 우세하다.
다만 자체 칩 전환이 가속화되더라도 엔비디아의 범용 인공지능 생태계(CUDA) 개발자 락인 효과를 단기간에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신중론도 공존한다. 엔비디아 역시 차세대 블랙웰 칩을 앞세워 주도권 수성에 나선 만큼 공급망 다변화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의 교차 납품 능력이 생존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변동성 장세 속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3대 트리거 지표
국내 투자자가 향후 인공지능 거품론과 반도체 경기 변동에 대응하기 위해 추적해야 할 거시 지표는 구체적인 위험 기준선과 함께 판단해야 한다.
첫째,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분기별 설비투자(CAPEX) 집행 실적과 증가율이다. 인프라 투자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하는 선행 지표로, 분기별 전년 대비 증가율이 둔화세로 전환될 시점이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고점 신호가 될 수 있다.
둘째, 구글 TPU 등 빅테크 자체 칩에 들어가는 맞춤형 HBM의 수주잔고 변화다. 엔비디아에 편중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매출 구조 다변화를 증명하는 지표로, HBM 전체 수주잔고가 감소하거나 평균판매단가(ASP)가 하락세로 돌아서면 실적 꺾임의 경고등으로 해석해야 한다.
셋째,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종 전반의 주가수익비율(PER) 밴드 변동 추이다. 인프라 투자 비용 대비 매출 회수 속도를 증명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미국 기술주 전반의 평균 PER이 30배 이상 수준으로 고착될 경우 밸류에이션 부담에 따른 시장 조정 가능성이 커진다.
인공지능 시장의 패권은 단순히 어떤 모델이 우수한가를 넘어 누가 더 저렴한 비용으로 서비스를 대량 공급할 수 있는가의 싸움으로 전환했다. 구글의 독자 노선과 버크셔의 자금력 결합은 국내 메모리 반도체 수요 구조의 지각변동을 알리는 명확한 신호탄이다.
빅테크의 반도체 자립화 속도가 빨라질수록, 특정 설계 기업에만 목매는 부품 공급사보다 다변화된 인프라 기업에 부품을 공급하는 기업의 생존 확률이 높아진다. 변동성이 커지는 글로벌 경제안보 환경 속에서 우리 기업들이 다변화된 인공지능 칩 동맹을 어떻게 선점하느냐에 따라 향후 10년의 반도체 주도권 방향이 결정될 것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