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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확장하는 LG엔솔·SK온, 내실 다지는 삼성S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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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하는 LG엔솔·SK온, 내실 다지는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SK온,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투자금 조달
삼성SDI, GM과 합작공장 투자금 내부 현금으로 충당 예상
"업체별 다른 전략이지만, 한국 배터리산업 경쟁력 강화에 도움"
LG에너지솔루션 대전 연구소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이미지 확대보기
LG에너지솔루션 대전 연구소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국내 배터리 업체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각기 다른 사업 전략을 보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자금 조달을 통해 사업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삼성SDI는 연구개발(R&D)을 통한 제품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은 회사 출범 이후 첫 회사채를 발행, 1조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이는 당초 신고한 5000억원의 약 2배에 달하는 규모다. 회사채 발행 금리는 2년물 4.097%, 3년물 4.196%, 5년물 4.298%로 결정됐다.

SK온의 경우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의 유상증자 추진 등을 비롯해 해외 투자자로부터의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SK온은 올해 3월까지 한투PE이스트브릿지컨소시엄을 통해 투자자금 1조2000억원을 조달했고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2조원을 투자받아 총 3조2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또 1조2400억원 한도의 추가 조달까지 이뤄내며 4조4400억원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미국 에너지부(DOE)로부터 최대 92억 달러(약 1조8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정책지원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배터리 2023에서 관람객들이 SK온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SK온이미지 확대보기
인터배터리 2023에서 관람객들이 SK온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SK온

두 회사가 조달한 자금은 배터리 생산 관련 설비 투자 등에 집중적으로 쓰일 전망이다. 최근 몇 년 동안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주요 배터리 업체들은 완성차 업체들과 조인트벤처(JV)를 설립했다. 이에 따라 최소 1조원에서 최다 3조원에 달하는 금액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자금 조달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져 왔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스텔란티스, 혼다, 현대차그룹과 각각 북미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하고 공장 건설에 들어간 상황이다. 스텔란티스와는 5조원, 혼다와는 5조1000억원, 현대차그룹과는 5조7000억원을 들인다. 계약이 50:50 형태로 체결되며 투자가 이뤄지는 것을 고려하면 LG에너지솔루션이 부담하는 금액은 약 8조원에 달한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은 회사채 발행으로 확보한 1조원 중 9000억원은 합작법인(JV) 투자 자금으로, 1000억원은 양극재 등 원재료 구입 비용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SK온의 경우 다른 배터리 업체 대비 후발 주자로서 대규모 투자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넓혀왔다. SK온은 현재 현대차그룹과 6조5000억원을 들여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짓고 있으며,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와도 10조2000억원을 들여 배터리 합작공장을 세우고 있다. SK온이 JV 설립을 통해 부담하는 자금은 LG에너지솔루션과 비슷한 수준이다.

삼성SDI 기흥 사업장 전경. 사진=김정희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SDI 기흥 사업장 전경. 사진=김정희 기자


반면 삼성SDI는 LG에너지솔루션이나 SK온과는 다른 모습이다. 외부를 통한 자금 조달이 아닌 내부 현금을 통해 투자금을 충당하는 것을 비롯해 R&D를 통한 기술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4월 밝힌 제너럴모터스(GM)와의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에도 별도의 수단을 통한 자금 조달이 아닌 회사가 보유한 현금으로 충당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 기준 삼성SDI의 현금성 자산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9% 늘어난 2조8685억원에 달한다.

또 삼성SDI는 국내 배터리 3사 중 가장 많은 비용을 R&D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 1분기(1~3월) 기준 삼성SDI는 배터리 3사 중 가장 많은 비용을 R&D에 사용했다. 투자 금액만 3088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은 2262억원, SK온은 845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에도 삼성SDI는 총 1조763억원을 R&D에 투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8760억원, SK온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이 4179억원을 투자한 것과 비교해서도 월등히 많은 수치다.

이를 토대로 삼성SDI는 국내 배터리 업체 중 차세대 전지 개발에 가장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SDI는 올해 하반기 차세대 배터리로 평가받는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 생산을 앞두고 있으며, 원형 46파이 배터리 M라인도 준공하는 등 차세대 제품의 개발과 양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올해에도 공격적인 사업 전략을 펼쳐 나가고 있다"며 "시장 점유율이 먼저인지, 연구개발이 먼저인지 등 사업 전략 추진 방향은 각기 다르지만, 이를 통해 국내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