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핵심산업 규제 전봇대 뽑아라] 수출 효자 반도체 "규제에 발목잡혀 경쟁력 뒤쳐진다“

공유
0

[핵심산업 규제 전봇대 뽑아라] 수출 효자 반도체 "규제에 발목잡혀 경쟁력 뒤쳐진다“

SK용인클러스트, 완공에 8년 예상…TSMC 日 공장 20개월만에 완공과 대조

SK하이닉스가 용인에 건설할 반도체 클러스터 산업단지 조감도. 사진=용인시이미지 확대보기
SK하이닉스가 용인에 건설할 반도체 클러스터 산업단지 조감도. 사진=용인시


'미래 산업의 쌀'이자 국내 산업을 떠받치고 있는 국내 반도체산업의 경쟁력 저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외국기업 유치와 함께 각종 규제를 철폐하고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공장을 빠르게 건설하고 있는 일본·미국과 달리 한국은 공장건설 진척상황이 늦다. 규제가 반도체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는 수출을 비롯해 대한민국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큰 업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반도체 업계는 사업의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는 SK하이닉스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트다. 지난 2019년 계획이 발표된 이후 사업이 지연되면서 2027년에나 완공을 바라보고 있다. 공장 건설에만 총 8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장건설 기간이 늘어난 이유는 규제가 발목을 잡으면서다. SK하이닉스 용인 공장의 경우 초반에는 부지매입부터 공장의 수도권 진출이 문제된 바 있다. 여기에 환경문제를 비롯해 용수 문제, 전력문제 등 다양한 규제로 새로운 공장 건설이 지연되어 왔다.

양준석 한국규제학회 회장은 "수도권에 공장을 건설하려면 기존의 공장이 새공장만큼 없어져야 한다는 규정이 있을 정도였다"면서 "지역균형 발전 규제로 수도권에 공장을 건설하면 그 만큼 기업에게 불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이 수도권 규제가 끝나는 바로 인접지역에 공장을 건설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상황은 반도체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과 육성을 하고 있는 미국이나 일본과는 정 반대의 상황이다. 일본은 대만 TSMC 유치에 성공하면서 구마모토에 공장을 유치했다. 공장건설에 걸린 시간은 20개월이다. 미국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TSMC, SK하이닉스까지 유치에 성공해 공장을 건설중이다. 삼성전자의 테일러 공장은 올해 중 완공될 예정이다. 미국과 일본 정부는 공장을 유치한 외국 기업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인공지능(AI) 바람을 타고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면서 기업들이 앞다퉈 공장 건설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공장 건설 지연은 자연스레 기업의 생산능력 저하와 직결된다. 국내 반도체 산업 전반의 규제 완화 필요성이 지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최근 정치권에서는 반도체 산업 규제 철폐를 외치며 관련 제도를 개선할 계획을 밝히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진행되고 있지는 않다. 업계 관계자는 "공장 건설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늦어진 것은 사실"이라면서 "정부의 구체적인 지원이 본격화되면 공장 완공 시기는 당겨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