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07 08:56
어느새 한 해의 허리가 꺾이는 유월, 정수리를 쪼아대는 햇살을 피해 숲 그늘로 들어섰다. 유월의 숲은 초록이 절정을 지나 녹음으로 한껏 우거져 있다. 한낮인데도 사방이 어둑하여 유현한 정취를 자아낸다. 지난 봄날 환하게 길을 열어주던 그 많던 꽃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생텍쥐페리는 “사람은 오로지 가슴으로만 올바로 볼 수 있다. 본질적인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라고 했다. 온통 초록 일색인 유월의 숲에선 꽃은 찾을 수 없어도 향기가 먼저 말을 걸어오고, 새는 보이지 않아도 지저귀는 새들의 노래는 음악보다 감미롭다. 거리를 가늠할 수 없는 숲 어딘가에서 뻐꾸기가 울었다. 그 울음소리가 왠지 숲을 찾아온 나를 반기는 것만2023.06.07 08:00
전기차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 관건은 점유율을 얼마나 빨리 가져갈 것인가다. 업계는 아직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지만, 체감하고 있는 기후변화가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 강화된 정부 차원의 규제가 이를 방증한다. 문제는 엔진을 모터로 바꾸는 것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기차로 가려면 디자인도 변해야 한다. 인기의 테슬라는 공기저항이 적은 날렵한 디자인으로 빠르게 대처했다. 전통을 버리고 산으로 가는 벤츠 전기차 디자인, 포르쉐가 타임리스 디자인을 앞세워 초기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껏 누려왔던 안락함을 포기하기도 힘들다. 첨단 기술은 쉴 새 없이 등장한다. 통합 시2023.06.06 16:00
정부가 바이오의약품 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과 미국 보스턴 같은 바이오클러스터를 만들어 제2의 반도체 산업으로 육성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업계에서는 기존 공약도 안 지켜졌는데 이번 지원책이 제대로 이뤄질 지 반신반의하고 있다. 지난 1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발표된 ‘첨단산업 글로벌 클러스터 육성방안’을 살펴보면 △바이오의약품 국가전략기술 확대 포함 △규제 완화로 클러스터 내 입주 기업 확대 △조세특례법 시행령 개정을 통한 세제 혜택 등이 담겨 있다. 클러스터란 기업과 대학, 연구소, 병원 등 직접적으로 협업하는 생태계를 말한다. 실제로 미국 보스턴은 다수의 바이오벤처와 연구소 등이 밀집한 곳이다. 바이오2023.06.06 08:00
최근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와 영화 투자 자문사의 1천억원대 사기처럼 잊힐 만하면 등장하는 대형 범죄가 있다. 서민들이 모아놓은 재산을 모조리 털어가는 폰지사기(Ponzi Scheme)이다. 폰지사기는 그 피해액이 수조 원에 달하고 피해자가 광범위한 다중 서민 사기로, 한 번 발생할 때마다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다. 매번 새로운 희생양을 찾아서 돈을 편취하는 포식자들의 사냥은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다.폰지사기는 다단계 사기, 피라미드 금융사기 등으로 불린다. 약 100년 전 이탈리아계 미국인 찰스 폰지가 최초로 만들어낸 사기 수법이다. 시대와 장소를 초월해 서민들로부터 천문학적 금액의 돈을 뽑아내는 폰지사기는 수법이2023.06.05 00:05
뉴욕증시 비트코인에 "국채발행 대란"이 엄습하고 있다. 디폴트 넘어서자 국채발행 홍수에 의한 "유동성 위기"가 오고 있는 것이다. 뉴욕증시는 물론 달러환율 국채금리 국제유가 그리고 비트코인 이어디룸 리플 도지코인 등 암호 가상화폐에도 부채한도 상향으로 인한 국채발행 홍수와 그에 따른 구축효과 비상등이 올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연방정부 부채한도를 적용을 유예하는 내용의 ‘국가재정 책임법’에 서명했다. 이로써 미국 연방정부는 디폴트 채무불이행 위기에서 가까스로 벗어났다. 그렇치만 뉴욕증시는 불안감이 여전하다. 한도 철폐로 미국 재무부가 대규모 국채 발행에 나서면서 뉴욕증시의 유동성을 대거 흡수하는2023.06.04 11:40
기자 본인도 40년 가까이 게임을 종종 즐긴 게이머다. 비록 지금은 시간도, 체력도 없어 예전처럼 게임을 자주 즐기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기대하던 신제품이 나오면 잠깐 동안 기력을 쥐어 짜 게임을 해보곤 한다. 그런 기자에게 6월은 참으로 잔인한 달이다. 지난달 12일 출시된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더 킹덤(이하 젤다의 전설)'을 제대로 즐기지도 못했는데 '디아블로4'까지 출시됐으니 말이다. 이 두 게임은 20~30년 이상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초대작 IP여서 본인처럼 40대 중반을 넘어선 이에게는 더더욱 반가운 게임이 아닐 수 없다. 다만 체력과 집중력이 극도로 줄어든 탓인지 20대 때처럼 앉은 자리에서 8시간, 10시간씩 하는 것은2023.06.02 08:55
미국 부채 한도 협상이 G7 정상회담 이후 재개되었지만, 아직은 미궁 속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런 불확실성은 증시가 관망 장세를 겪게 하는 원인 중 하나입니다. 현재 증시는 2550-2580선 전후 구간에서 소폭 변동성 장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런 상황이 패권국가로서 미국의 지위를 유지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는 견해가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결국 긍정적인 방향으로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더불어 중요한 이슈로는 6월 중순에 예정된 미국의 소비자 물가 지수 (CPI) 발표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 금리 발표가 있습니다. 최근 25bp의 기준금리 인상은 이미 10번째로, 물가 상승이 차차 잡혀가는 상황입니2023.06.01 08:34
최근 한국의 정부기관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해외 유명 게임사를 두고 "빅테크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인수돼도 경쟁을 해칠 우려가 없는 회사", "인기도가 높지 않고 다른 인기 업체들이 많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국민 게임사'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다. 블리자드는 현재 회사의 간판 '디아블로' 시리즈 차기작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해외 평론 플랫폼 '메타 크리틱'에서 100점 만점에 90점대를 기록하는 등 사전 평가도 좋다. 평소 같으면 게이머들이 "신작 출시 앞두고 초치지 마라", "게임을 우습게 보는 거냐"며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 공정위를 질타할 상황이다. 그런데 현실은 완전히 반대다. 게이머들이 정부기2023.05.31 16:14
마감이 빠듯해 분주한 상황에서 삼성카드사로부터 카드값이 연체됐다는 연락이 왔다. 전화를 받은 장소는 버스 안이었다. AI 상담사는 대뜸 "안녕하세요, 삼성카드 AI 상담사입니다. 고객님 본인 맞으십니까?" 난 안 그래도 집중해야 하는데 갑자기 걸려온 전화에, 그것도 사람이 많은 곳에서 혼자 대답을 하려고 하니 소위 '쪽 팔렸다'. 하지만 이내 남을 의식하지 말자고 다짐한 후 수화기를 받았다. "네, 맞아요" 하니 AI는 "고객님, 다시 한번 확인해 주세요, OOO 고객님 본인 맞으십니까?", 난 "맞아요, 맞아요" 답하며 밀려오는 짜증을 다스렸다. AI는 한참 대답이 없더니 이내 "이번 달 결제금액 OO만원 입금이 확인되지 않아 전화 드렸습2023.05.31 11:05
직장 내 성추행은 대부분 집단 내부의 권력관계에 의해서 발생하며 피해자에 대한 지배력을 이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와 관련한 규정이 성폭력처벌법 제10조의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죄이다. 본죄는 업무, 고용이나 기타 관계로 인해 자기의 보호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계나 위력으로 추행하는 것이다. (법정형: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추행이란 객관적으로 일반인의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유발하고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를 말한다. 위력이란 자유의사를 제압하는 일체의 세력을 말하며, 폭행·협박(강제추행보다는 약한)은 물론이고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지위나 권력을 이용하는 것도2023.05.31 09:47
한 연구에 따르면 보통 사람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크고 작은 생각은 하루 평균 6만 가지나 되고, 그중 96%는 쓸데없는 생각이며 75%는 부정적 생각이라고 한다. 따라서 인간들로 구성된 조직 역시 아무리 잘 관리해도 온갖 잡음과 문제, 스트레스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조직은 정서적 측면에 대한 관리도 중요하다. 일터에서 스트레스 수준이 높은 것으로 잘 알려진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그렇다. 한 글로벌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체감 스트레스 수준은 조사 대상 10개국 가운데 1위였다. 국내의 조사에서도 유사하게 드러났는데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와 ‘카카오같이가치’가 제공한 수치에 따르면 약 76%가 스트레스가 높다고2023.05.31 09:45
성북동을 걸었다. 한양 도성의 북쪽 마을, 그래서 성북동(城北洞)이라 이름 붙은 이 동네는 예로부터 작가들의 고향이라 불렸다. 북악산과 어우러진 경관이 수려하여 누구나 한 번쯤은 살고픈 동네로 손꼽히는 곳이다. 딱히 별다른 목적이 없다 해도 고택과 한양 도성을 따라 걷다 보면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져 누구와 걸어도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걷기 좋다. 한성대입구역에 내려 만해가 머물렀던 심우장을 향해 천천히 걸었다. 오월이라지만 일찍 찾아든 더위 때문에 햇볕이 따갑다. 햇살을 피해 골목길을 따라 걷다 발길이 머문 곳은 ‘최순우 옛집’이다. 제4대 국립중앙박물관장이자 한국미술사학회 회장을 지낸 혜곡 최순우 선생2023.05.31 09:43
미국과 중국 간의 “세계 경찰국가”를 건 패권전쟁은 정치·군사·경제 등 전 분야에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자본주의·공산주의를 근간으로 하여, 국가 통치방식과 운영시스템 등 대결환경에서 애초부터 엄청난 차이를 두면서, 각 나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의 공격적인 해양정책과 해군·공군력 증강은 경찰국가인 미국의 존재를 위협하고 있다. 일대일로 전략으로 유럽과 연결하고 대만해협을 위협하는 등 대륙의 정체성에서 벗어나, 대륙-해양복합국가 위상 확립하려는 중국과 이를 저지하는 미국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중국은 과거 경제·군사처럼 특정 영역에서 미국에 도전했던 강대국과는 분명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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