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0 14:51
인공지능은 전기를 먹고 자란다. 대규모 언어모델을 학습시키고 수많은 이용자의 질문에 실시간으로 답하려면 데이터센터와 냉각설비, 안정적인 전력망이 필요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소비량은 2024년 약 415TWh에서 2030년 약 945TWh로 두 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일반적인 AI 특화 데이터센터 한 곳이 10만 가구와 맞먹는 전력을 사용하며, 현재 건설 중인 초대형 시설은 그 20배에 이를 수 있다. 이제 인공지능의 경쟁력은 알고리즘과 반도체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필요한 전력을 얼마나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하느냐가 국가와 도시의 AI 경쟁력을 좌우한다. 발전설비가 충분하더라도 송전망 접속이2026.09.20 12:00
아이가 스피커에 대고 "안녕, 알렉사"라고 인사를 건넨다. 스피커가 상냥하게 답한다. 아이는 웃는다. 예전의 기계는 이런 웃음을 끌어내지 못했다. 버튼을 누르면 정해진 소리가 나오는, 마음을 읽을 필요도 없고 마음을 줄 이유도 없는 상대였을 뿐이다. 그런데 지금의 스피커는 다르다. 이름을 부르면 대답하고, 취향을 기억하고, 때로는 위로하듯 말을 건넨다. 그 순간 아이의 머릿속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질문 하나가 조용히 자리를 잡는다. 방금 내가 인사를 건넨 저 상대는 도대체 무엇인가. 이 질문은 사소해 보이지만, 실은 아이가 앞으로 살아갈 세계의 가장 근본적인 물음이기도 하다. 사람이 아닌 것에 마음을 여는 법을 아이는 어2026.09.18 13:58
휴대전화를 조작할 때 엄지손가락을 주로 쓰는 젊은 층을 '엄지족', 검지손가락을 쓰는 중장년 및 노년층을 '검지족'이라 부릅니다. 이러한 조작 방식의 차이는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노화에 따른 신체 퇴행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손가락의 미세 운동 능력이 퇴행하는데, 특히 엄지손가락은 인간의 고차원적인 뇌 지능 및 인지 기능과 직결되어 있습니다. 치매에 걸린 환자가 가장 먼저 엄지손가락의 독립적인 조절 능력을 상실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높은 지능을 가진 침팬지나 오랑우탄 같은 유인원조차 엄지를 인간처럼 정밀하고 독립적으로 활용하지 못합니다. 유인원은 나무에 매달릴 때나 물건을 쥘 때 다섯 손가2026.09.18 13:45
월급이 들어오면 통장이 잠깐 웃는다. 하지만 월세와 대출이자, 교통비와 식비가 차례로 빠져나가면 잔액은 다시 조용해진다. 경제성장 뉴스는 넘치는데, 정작 청년들의 통장에는 성장의 온기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의지가 아니라 생활비와 소득 사이에 벌어진 간격이다. 예전에는 취업이 인생의 첫 관문이었다면 지금은 취업 이후의 삶이 더욱 어렵다. 어렵게 취업해도 비정규직과 단기 일자리,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복지 격차가 기다린다. 그래서 청년들은 “일자리가 있느냐”보다 “그 일로 안정적인 독립과 미래 보장이 되느냐”를 먼저 묻는다. 채용공고를 보면 신입인데 경력 2~3년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청년2026.09.18 10:16
지난 2024년 인기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로 일약 톱스타 반열에 오른 배우 변우석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대표적인 고급 주거단지 '한남더힐'을 130억 원에 전액 현금으로 매입했다는 소식이 연일 화제다. 철저한 보안과 탁월한 조망권으로 유명한 이 아파트의 전용면적 235㎡ 가구를 지난 5월 계약한 뒤, 이달 2일 잔금을 치르고 소유권 이전까지 마쳤다고 한다. 우리 국민들은 130억 원이라는 막대한 현금 동원력에 입을 다물지 못한다. 국세청의 엄격한 '현미경 자금출처 검증'이라는 필수 관문이 기다리고 있다. 과연 이 거액의 자금 출처는 어떤 절차를 거쳐 소명할까?. 그 과정을 짚어본다.1차 관문: 한국부동산원의 ‘주택 취득 자금2026.09.16 13:44
구름 한 점 없는 쪽빛 하늘.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상큼한 바람, 이제 완연한 가을이다. 햇살이 설핏 기운 오후 자전거를 타고 천변으로 나가 물가에 앉아 흘러가는 강물을 무연히 바라본다. 청둥오리들은 얕은 물가에서 자맥질에 여념이 없는데 잿빛 왜가리는 외다리로 선 채 묵언수행 중인지 가까이 다가서는 인기척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미동도 하지 않는다. 천변으로 내려앉는, 두께가 느껴지지 않는 투명한 햇볕 아래 앉아 소리 없이 흘러가는 물결에 부서지며 반짝이는 윤슬을 바라보고 있으면 나의 둔한 오감으로도 가을을 느낀다. “가을볕이 너무 좋아/ 고추를 따서 말린다.// 흙 마당에 널어놓은 빨간 고추는/ 물기를 여의며 투2026.09.15 15:11
현진건이 단편소설 '술 권하는 사회'를 발표한 1921년, 우리 사회는 암울했다. 3·1운동이 좌절된 뒤 일제 치하의 지식인들은 이상과 현실의 괴리 속에서 무력감을 느꼈다. 뜻을 펼칠 길은 보이지 않고 현실을 바꿀 힘도 없었던 청년들은 대폿집에 모여 울분과 한탄을 주고받았다. 작가는 그 모습을 “사회가 술을 권한다”고 표현했다. 개인이 술을 선택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출구를 막아버린 사회가 술을 권했다는 것이다. 요즘 대학가와 번화가에는 카페만큼이나 타로와 사주를 보는 곳이 많다. 과거에는 점(占)집에 들어갈 때 주변의 시선을 의식했지만, 이제 타로는 친구나 연인과 함께 즐기는 문화가 되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2026.09.15 13:09
빵과 라면, 과자와 음료 등 일상 먹거리 가격이 잇따라 오르고 있다. 고환율과 원재료 가격 상승에 물류비·인건비·생산비까지 겹치며 식품업계 부담도 커졌다. 한 번의 인상은 작아 보여도 반복되면 생활비를 압박하고, 특히 청년과 서민 가계 체감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가격 상승은 제과·제빵에서 라면, 과자, 음료, 즉석밥, 만두 등 가공식품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소비자는 장을 볼 때마다 이전보다 높아진 가격을 확인하게 된다. 여러 품목의 가격이 동시에 오르면 값싼 제품으로 바꾸는 것만으로는 가계의 식비 부담을 충분히 낮추기 어렵다. 빵 한 개 가격에는 밀과 계란, 설탕, 팜유 같은 원재료뿐 아니라 포장재2026.09.14 17:41
중대재해예방 처리 업무를 오래 하다 보면 쉽게 답을 내리기 어려운 순간을 마주한다. 사업장에서 근로자가 사망했다. 사고가 발생했다면 신속하게 보고하고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도 시작해야 한다. 여기까지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모든 사망 사고의 원인이 사고 직후 명확하게 밝혀지는 건 아니다. 추락이나 끼임처럼 사고 경위가 비교적 분명한 경우도 있다. 그러나 작업 중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된 뒤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심혈관계 질환 때문인지, 기존 질환의 영향인지, 업무나 작업환경과 관련이 있는지 사고 직후에는 판단하기 어렵다. 경찰 조사와 부검 결과 등을 기다려야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2026.09.13 16:44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의 군사적 갈등이 봉합되면 세계 에너지 시장은 과거의 안정된 질서로 돌아갈 수 있을까. 유가가 안정되고 천연가스 공급이 숨통을 트이면 전쟁 이전의 평화로운 시장이 복원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그러나 종전은 결코 과거로의 복귀가 아니다. 군사적 충돌의 포성이 멈추더라도 제재와 불신, 공급망과 해상 항로를 둘러싼 패권 경쟁은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전쟁 기간 고착화된 새로운 에너지 블록화가 공식적인 규범으로 굳어지는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국제에너지기구(IEA)는 에너지 안보의 개념이 화석연료의 단순 공급을 넘어 전력망, 핵심광물, 해운망과 기후재난까지 포괄하는 총체적 시스템으로2026.09.13 12:00
최홍규 미디어학 박사/ EBS 연구위원부모는 내 아이가 남다르다고 믿고 싶어 한다. 그 믿음을 확인해줄 증거를 찾다 보면, 요즘은 자연스레 AI앱 하나가 손에 쥐어진다. 화면 속 캐릭터는 아이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아이 수준에 맞춰 스스로 난이도를 조절하고, 정답을 맞히면 다정한 목소리로 칭찬까지 건넨다. 부모의 눈에는 그 어떤 학습지보다 정교하고 헌신하는 선생님처럼 보인다. 그런데 이 정교함이 정말 사람의 가르침과 같은 것일까. 아니, 같은 결과를 낳기는 하는 것일까.2026년 1월, 미국 주니아타대학(Juniata College), 버펄로대학교(University at Buffalo), 포덤대학교(Fordham University),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niversity2026.09.13 08:58
다음 장면은 전망 시나리오다. 11월 4일 새벽, 미국 워싱턴의 화면에는 중간선거 개표가 흐르고,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작전실 화면에는 이란의 위성사진이 떠 있다. 미국의 정치시계는선거라는 큰 고비를 넘겼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안보시계에는 선거일이 없다. 우라늄 농축시설의 굴착 흔적, 미사일 공장의 전력사용량, 이동식 발사대의 이동과 레바논으로 향하는 무기 수송이 다시 포착되는 순간, 이스라엘은미국과 이란의 합의를 기다리지 않고 자체 시계를 작동시킬 수 있다.이스라엘과 미국은 같은 적을 보지만 같은 종전 조건을 갖고 있지 않다. 미국은 이란의 핵무기 획득 방지, 미군 보호, 호르무즈해협 자유항행과 유가안정을 동시에 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