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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간선거] 국제유가 1.9% 하락…선거 후 이란戰 위험 프리미엄 재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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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간선거] 국제유가 1.9% 하락…선거 후 이란戰 위험 프리미엄 재평가

브렌트유 101.65달러·WTI 94.33달러…외교협상 기대와 재공습 우려 교차
내년 1월 3일 새 의회 출범 전까지 군사행동 가능…확전 시 브렌트유 120달러 돌파 전망
지난 3월 12일(현지시각) 이라크 바스라 인근 해역에서 유조선 한 척이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3월 12일(현지시각) 이라크 바스라 인근 해역에서 유조선 한 척이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의 11·3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뒤 국제유가가 약 1.9% 하락했다.

투자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정책에 미칠 영향을 평가하면서 원유 가격에 반영된 전쟁 위험 프리미엄이 앞으로 유지될지 주목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외교협상이 진전되면 원유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 유가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미국이 군사공격을 재개하고 이란이 보복에 나설 경우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20달러(약 16만932원)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뒤 투자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정책과 중동의 원유 공급 위험을 재평가하면서 국제유가가 하락했다고 4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날 장중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 최근월물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9% 하락한 배럴당 101.65달러(약 13만6313원)를 기록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도 1.9% 내린 배럴당 94.33달러(약 12만6512원)를 나타냈다.

두 유종 모두 장 초반에는 상승했으나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쟁 위험 프리미엄 유지 여부에 관심


원유시장의 가장 중요한 변수는 미국이 이란과 외교적 합의를 추진할지, 추가 군사공격에 나설지 여부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로 원유 수송과 에너지 공급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국제유가에는 상당한 수준의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이 반영돼 있다.

네덜란드 금융그룹 ING의 워런 패터슨, 에바 만테이 애널리스트는 “원유시장이 미국과 이란 사이의 추가 교전 가능성을 점점 더 크게 반영해 왔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중간선거가 끝난 뒤에도 새로운 군사적 충돌이나 외교협상의 돌파구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투자자들이 현재 유가에 포함된 전쟁 위험 프리미엄을 유지할 근거가 충분한지 다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군사적 긴장이 완화되면 원유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면서 위험 프리미엄이 축소될 수 있다.

반대로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확대되면 원유 생산시설과 수송로에 대한 위협이 커지면서 유가가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새 의회 출범까지 두 달…트럼프 군사정책 변수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정책에 새로운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민주당은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보유했던 의석들을 탈환하며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확보했다.

WSJ은 민주당의 승리로 해외 군사작전 예산과 외교정책 관련 지출을 확보하는 과정이 이전보다 어려워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선거 결과가 곧바로 미국의 이란 정책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

에너지시장 분석업체 케이플러의 미셸 브루아르 정책·지정학적 위험 책임자는 새 의회가 내년 1월 3일 출범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새 의회 출범까지 약 두 달이 남아 있어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 의회 구도 아래에서 추가 외교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WSJ과 인터뷰에서 이란 전쟁이 공화당의 중간선거 패배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전쟁 자체를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민주당과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내면서도 대통령의 법안 거부권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원유시장에서는 민주당의 의회 장악이 실제 군사행동의 제약으로 이어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하고 있다.

◇카타르 중재 지속…미·이란 협상 돌파구는 아직


미국과 이란의 외교협상은 카타르의 중재 아래 계속되고 있다.

카타르 외교부의 마제드 알 안사리 대변인은 3일 미국과 이란이 중재국을 통해 교환한 제안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타르 대표단은 2일 테헤란에서 이란 관계자들과 약 3시간 동안 회담했다.

그러나 협상에서 뚜렷한 돌파구는 마련되지 않았다.

이란과의 외교적 해결 가능성을 시사하는 움직임은 국제유가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미국이 이란의 게슘섬을 공격했다는 소식은 중동 지역의 긴장이 다시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를 자극했다.

게슘섬은 원유와 천연가스의 주요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자리 잡고 있다.

WSJ에 따르면 이란은 해저 드론과 로켓추진유탄, 선박에 부착하는 폭발물 등을 활용해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운항을 방해하는 소규모 공격을 확대해 왔다.

미국이 대규모 군사작전을 재개할 경우 이란이 중동 지역의 경제시설과 민간 기반시설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같은 보복이 현실화하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에너지 수송이 추가로 위협받을 수 있다.

◇"미국 재공습 땐 브렌트유 120달러 돌파 가능"


영국 경제분석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닐 시어링 그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을 재개하면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민주당의 의회 장악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정책 추진이 어려워지면 대통령이 외교정책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민주당의 승리가 반드시 중동의 군사적 긴장 완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이란 전쟁과 에너지 가격 상승은 이번 미국 중간선거에서도 주요 경제 쟁점이었다.

미국 유권자들은 높은 휘발유 가격과 식료품비, 공공요금 부담에 직면해 있으며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켜 왔다.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연방준비제도의 목표인 2%를 웃돌고 있다.

케이플러의 브루아르 책임자는 유권자들이 경제적 부담을 중요한 투표 판단 기준으로 삼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생활비 가운데 에너지 가격이 특히 눈에 띄는 항목이라고 설명했다.

◇러·우크라이나 협상도 변수…경유 공급 부족 지속


원유시장에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종전협상도 주시하고 있다.

양국의 협상에 진전이 나타날 경우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와 러시아산 연료 수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쟁에 따른 에너지 기반시설의 안전 문제도 주요 변수다.

특히 경유를 중심으로 석유제품 시장의 공급 여건이 여전히 빠듯하다는 점에서 원유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연료 가격 부담이 빠르게 해소될지는 불확실하다.

WSJ은 중간선거 이후 국제유가가 하락했지만 미국과 이란의 외교적 합의 여부, 추가 군사행동 가능성,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운항 안전 등이 향후 가격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라고 분석했다.

원유시장은 민주당의 의회 장악이라는 정치적 변화 자체보다 이같은 변화가 실제 미국의 이란 정책과 중동의 에너지 공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시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