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은 지난해 12월 FOMC 회의에서 위원들의 기준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도표인 점도표를 통해 올해 0.25%포인트씩 세 차례, 총 0.75%포인트(중앙값) 금리 인하 가능성을 예고했다. FOMC는 이번 3월 회의에서 다시 새로운 점도표를 공개한다.
WSJ는 “연준이 3월 FOMC 회의에서 CPI가 2개월 연속 올라감에 따라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에 앞서 관망 자세를 더 확고하게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에릭 로젠버그 전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 매체에 “노동부의 CPI 발표로 연준이 올해 세 번 금리를 내리려던 계획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근원 인플레이션 측면에서 단계적인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임금과 봉급이 서서히 내려가는 한 연준이 6월부터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케이시 존스 찰스 스와프 선임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2월 CPI가 연준이 금리 동결 상태를 더 오래 유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주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연내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지만, 물가가 잡혔다는 더 큰 확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경제가 예상 경로로 움직인다면 올해 어느 시점에 현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되돌리는 완화책을 시작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노동부는 2월 미국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한 달 전인 1월 상승률(3.1%) 대비 소폭 오른 수치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4%로 1월(0.3%)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노동부는 주거비(전월 대비 0.4%)와 휘발유(전월 대비 3.8%) 가격 상승이 전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에 60% 이상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중고차 가격도 전월 대비 0.5% 상승했다.
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2년 6월 9.1%로 최고치에 이른 뒤 둔화 추세를 나타내다가 작년 6월 이후 3%대 초중반에 머물러 있다.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1월 3.9%에서 2월 3.8%로 내려갔다. 전월 대비 근원 CPI 상승률은 0.4%로 1월과 같았다.
하지만 연준이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CPI보다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를 더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 지수를 연준이 가장 비중 있게 고려한다.
PCE 가격 지수는 미국 거주자들이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할 때 내는 가격을 측정하는 지표다. 소비자 행태 변화를 반영하는 PCE 가격 지수가 CPI보다 더 정확한 인플레이션 정보를 제공한다는 게 연준의 판단이다.
PCE 가격 지수는 CPI에 비해 주거비 반영 비율이 더 낮다. 이에 따라 2월 PCE 지수는 연준의 물가 목표치인 2%에 더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미 상무부는 2월 PCE 가격 지수를 오는 29일 발표한다. 씨티그룹과 모건스탠리 분석팀은 2월 근원 PCE 지수가 각각 0.2%와 0.3% 올랐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렇게 되면 1월 당시의 0.42%보다 더 낮아진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