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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발 해고 공포 확산…美 뉴욕 연은 “고용 둔화 주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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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발 해고 공포 확산…美 뉴욕 연은 “고용 둔화 주범 아니다”

시스코 등 기업들 구조조정 이유로 AI 지목…“채용 감소 흐름은 챗GPT 이전부터 시작”
미국 기업들의 AI 노출도 높은 직종의 채용 감소가 챗GPT 등장 이전부터 진행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챗GPT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기업들의 AI 노출도 높은 직종의 채용 감소가 챗GPT 등장 이전부터 진행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챗GPT

미국 기업들이 인공지능(AI)을 구조조정과 해고의 이유로 잇달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 미국 노동시장 둔화가 AI 때문이라는 명확한 증거는 아직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야후파이낸스는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최신 분석 결과를 인용해 AI 노출도가 높은 직종의 채용 감소 흐름이 챗GPT 등장 이전부터 이미 시작됐다고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최근 시스코 등 미국 기술기업들은 감원과 구조조정 배경으로 AI 전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 전체 채용시장도 둔화 흐름을 보이면서 시장에서는 AI가 일자리를 대체하고 있다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그러나 뉴욕 연은 연구진은 실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상황이 훨씬 복잡하다고 설명했다.

◇ “AI 취약 직종 감소세, 챗GPT 이전부터 진행”


연구진은 미국 AI 스타트업 앤스로픽 소속 경제학자들이 개발한 ‘AI 노출도’ 기준을 활용해 직종별 채용 공고 변화를 분석했다.

이 기준에서 AI 노출도가 높은 직종은 컴퓨터 프로그래머, 고객서비스 담당자, 데이터 입력 업무 종사자 등이었다.

연구진은 지난 2022년 말 챗GPT 공개 전후를 기준으로 AI 노출도가 높은 직종과 낮은 직종의 채용 흐름을 비교했다.

만약 AI가 실제로 노동시장 충격을 일으켰다면 챗GPT 등장 이후 두 그룹 간 채용 흐름이 뚜렷하게 갈라지고 시간이 갈수록 격차가 확대돼야 한다는 것이 연구진 설명이다.
그러나 실제 분석에서는 AI 노출도가 높은 직종의 채용 감소세가 이미 챗GPT 등장 이전부터 진행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AI 노출도가 높은 직종과 낮은 직종 간 채용 수요 격차는 2022년 이전부터 확대되기 시작했다”며 “2023년 이후에는 오히려 그 격차가 안정되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는 AI가 점진적으로 노동을 대체하고 있다는 통념과는 맞지 않는 결과”라고 덧붙였다.

◇ “청년 취업난도 AI 때문 단정 어려워”


AI가 신입·초급 일자리를 집중적으로 줄이고 있다는 주장 역시 아직은 뚜렷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연구진은 AI 노출도가 높은 직종에서 초급·고급 채용 공고 감소 폭을 비교한 결과 감소세가 특정 초급 일자리에만 집중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미국 청년층 취업난의 핵심 원인이 AI라는 해석과도 거리가 있다는 의미다.

미국 정부 공식 통계 역시 AI가 노동시장에 대규모 충격을 주고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고 야후파이낸스는 전했다.

미국 채용률은 2022년 초부터 둔화했지만 지난 3월에는 최근 2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으로 반등했다.

해고율 역시 최근 다소 상승했지만 2021년 이후 대체로 0.9~1.2% 범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야후파이낸스는 “기업들이 AI를 감원 이유로 언급하고는 있지만 전체 노동시장 데이터는 아직 대규모 AI발 고용 붕괴를 보여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