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아내를 어떻게 불러요?

공유
5

아내를 어떻게 불러요?

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이코노믹 이재경 기자] 아무리 가까운 부부지간이라지만 예의에 어긋나는 호칭을 쓰면 자녀에게 교육적으로도 좋지 않고 주변 사람들의 얼굴을 찡그리게 합니다. 자기 부인을 '저기' '이봐' '색시야'라거나 '야' '마누라'라고 부르는 사람들을 볼 때 기분이 어떠했습니까. 썩 좋지는 않으셨을 겁니다. 말은 그 사람의 인품을 나타냅니다.

남편이 아내를 부르는 호칭이나 남에게 아내를 가리켜 말하는 지칭을 국립국어원에서 나온 '표준언어예절'을 중심으로 해 알아보겠습니다.
■호칭(아내를 부를 때)

부부간에 가장 널리 쓰이는 호칭은 '여보'입니다. 2010년 표준화법실태조사에서도 부부 사이 호칭으로 ‘여보’가 가장 많이 쓰였고, 그 다음이 ‘자기’였습니다. ‘여보’는 1960년대부터 쓰이기 시작해 지금까지도 가장 일반적인 부부간 호칭입니다만, 젊은 부부들 사이에선 ‘여보/당신’으로 부르기가 쑥스러워 1970년대부터 ‘자기’라는 말이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부부간 애정표현이 자유로워지면서 생긴 자연스러운 호칭이라고 생각합니다. 젊은이들에게는 ‘여보/당신’이란 호칭이 고리타분하게 느껴져서인지 혼인한 지 20년이 넘은 부부도 여전히 ‘○○씨’라고 이름을 부르는 이들도 꽤 됩니다. 표준언어예절에서도 신혼 초에는 이름 부르는 것을 말리진 않습니다만 어르신들 앞에선 가려 써야 할 호칭입니다. 요즘엔 ‘오빠’라는 말이 유행하면서 결혼 후에도 남편을 ‘오빠’라고 합니다만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자녀를 두게 되면 애들 이름을 붙여 '○○(자녀 이름)엄마'라고 부르게 되는데 자연스러운 호칭의 변화입니다. 노년에 들어서는 '임자'라는 전통적인 호칭이 있습니다. 1960년대 이전에는 남편이 아내를 부르는 보편적인 호칭이었습니다. 그리고 말년에는 손주 이름을 빗대 '○○(손주·외손주 이름)할멈'이라고도 부릅니다.

■지칭(아내를 남에게 가리킬 때)

아내를 신혼 초에 부모에게 지칭할 때 '○○씨'라고 이름을 부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처'도 가능하겠지만 부모에게 자기 아내를 가리켜 '처'라고 하는 것은 거리감이 있어 보입니다. 그리고 '걔'라고 하거나 '○○가 그랬어요'처럼 이름을 그대로 말하는 것은 아내를 무시하는 말이므로 적절하지 않습니다. 표준화법에선 ‘어멈’으로 부르라 하지만 신혼 초엔 어색해서인지 많이 쓰이진 않고 ‘그 사람’이라 부르거나 ‘집사람’ ‘안사람’이라고 합니다.

'처'는 주로 친인척이 아닌 사람에게 공식적인 자리에서 아내를 지칭할 때는 자연스럽게 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정 내 동기간끼리는 자기 아내를 '처'라고 하면 남처럼 느껴질 수 있으므로 ‘집사람’이나 ‘안사람’ ‘애엄마’라고들 합니다.

'부인'은 일반적인 호칭이 아닙니다. ‘부인’은 남의 아내를 높여 부르는 말입니다. 자기 아내를 가리켜 말할 때는 ‘안사람’ ‘집사람’ ‘애엄마’가 일반적입니다. 친구에게 아내를 지칭할 때 '마누라'라고 하는 것은 아내를 하대하는 느낌이 듭니다만 ‘우리 마누라’라고 정겹게 부르기도 합니다. 오늘날 젊은 층에서 남들에게 아내를 가리켜 '와이프'라고 말하는 풍조에 대해서도 우려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고유한 우리말을 두고 외국어를 당연한 것처럼 쓰는 풍조는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남에게 아내를 가리켜 말할 때>

부모에게: 집사람, 안사람, 그 사람, 어멈, ○○(자녀 이름)엄마
장인·장모에게: 집사람, 안사람, 어멈, ○○(자녀 이름)엄마
형·동생 및 그 배우자에게: 집사람, 안사람, ○○(자녀 이름)엄마
결혼 안한 남동생/여동생에게: 형수/새언니, ○○(자녀)엄마

아내의 언니·오빠와 그 배우자에게: 집사람, 안사람, ○○(자녀 이름)엄마
아내의 남동생/여동생에게: 누나/언니, ○○(자녀 이름)엄마

친구나 아내의 친구에게: 집사람, 안사람, 아내, 애 엄마, ○○(자녀)엄마
아내 회사에 전화를 걸 때: ○○○ 씨, ○과장님(아내의 직책)
아는 사람에게: 집사람, 안사람, 아내, 처, ○○(자녀)엄마
모르는 사람에게: 집사람, 안사람, 아내, 처, 애 엄마
이재경 기자 bubmu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