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25 17:22
건물은 기둥이 버틴다. 기둥은 철근이 받친다. 그 철근이 없었다. GTX-A 삼성역 공사 현장에서 드러난 사실은 단순한 실수로 볼 수 없다. 승강장부 기둥 80개 중 50개, 전체의 62.5%에서 주철근이 설계 기준(2열)의 절반(1열)만 시공됐다. 누락된 철근 규모는 178t이다. 수십만 명이 매일 지나게 될 지하 공간의 뼈대가, 처음부터 반쪽짜리였다는 이야기다. 이것은 안전의 문제이자, 신뢰의 문제이자, 시스템의 문제다. 첫 번째 균열: 구조 안전성178t의 철근이 빠진 기둥은 당장 무너지지 않는다. 그래서 더 위험하다. 구조 결함은 시간과 하중이 쌓일수록 임계점에 가까워진다. 지하 깊은 곳의 기둥은 지진하중, 열차 진동, 지반 침하에2026.05.25 17:21
영업이익에 연동한 성과급 지급 요구가 자동차와 조선을 비롯해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 노사가 사업 성과의 10%대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후폭풍인 셈이다. 이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따른 이례적 특수라는 상황을 무시한 행태다. 영업이익에 연동한 성과급은 신규 투자나 고용을 위축시키기에 충분하다. 산업계가 향후 경쟁력 저하와 노동시장의 이중 구조만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하는 이유다. 현대자동차 노조의 경우 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작년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해 달라는 협상안을 회사 측에 전달한 상태다. 사용자 측은 미국 관세로 인한 수익성2026.05.25 17:17
생산자물가는 상품과 서비스의 공급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통계다. 통상 약 1~3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주목받는 지표다. 한국은행의 4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8.43으로 한 달 전보다 2.5% 상승했다. 월간 생산자물가지수 상승폭으로 따지면 1998년 2월 이후 28년 2개월 만이다. 문제는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 연속 상승 행진을 멈추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6.9%나 올랐다. 2022년 10월(7.3%)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국내에 출하된 수입물가를 반영하는 국내 공급물가 상승률도 전월 대비 5.2% 올랐다. 원재료 가격이 28.5% 뛴 데다 중간재 값도 4.3% 상승한 탓이다. 원재료 가격을 밀어 올린 요2026.05.25 10:46
역대 정부의 서민금융 정책을 보면 간판만 달라졌을 뿐 사실상 비슷한 흐름이 반복돼 왔다. 현재의 포용금융 정책 역시 문재인 정부 시절 본격화된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이후 상생금융, 민생금융, 생산적 금융 등 이름은 바뀌었지만 방향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핵심은 중·저신용자 대상 금융 공급 확대와 이자 부담 완화다. 정책 실행의 중심 역할은 늘 시중은행이 맡아왔다. 정부가 중금리대출 확대와 정책서민금융 공급, 취약차주 지원을 강조할 때마다 실제 공급 확대 부담은 대부분 은행권으로 향했다. 아이러니한 점은 정작 중·저신용자 금융을 담당하기 위해 설립된 저축은행·상호금융 등 2금융권은 법정최고금리 인하와 건전성·영업2026.05.25 00:00
케빈 워시 돈 폭탄, 연준 FOMC 대대적 개편김대호(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전 고려대 교수)세계의 돈 대통령으로 불리는 미국 연준의 수장이 교체됐다. 금리인하를 둘러싸고 트럼프와 충돌해왔던 제롬 파월이 가고 케빈워시가 새로 왔다. 케빈 워시의 취임은 단순한 한 사람의 연준 의장 교체를 넘어서는 미국 경제 역사상 일대 사건일 수 있다. 세계 경제의 심장인 연준의 통화 정책 패러다임이 송두리째 뒤바뀌는 대대적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개편의 서막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의 독립성이라는 오랜 불문율을 깨고 그를 직접 백악관으로 불러들여 선서식을 진행한 이례적인 장면은 앞으로 연준이 백악관의 정치적 시간표와2026.05.24 12:00
인공지능(AI)은 이제 아이의 얼굴을 만들 수 있다. 사진 한 장이면 충분하다. 스마트폰 앱을 열고, 급우의 사진을 올리고, 버튼 하나를 누른다. 10초 후 합성 이미지가 완성된다. 그 이미지는 채팅방에 올라가고, 순식간에 퍼진다. 피해 아이는 학교에 가지 못한다. 가해 아이는 말한다. "그냥 AI로 만든 거야." 이것은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AI 시대가 교실 안으로 들어온 방식이 바로 이것이다. 딥페이크(Deepfake)가 위험한 이유는 기술이 정교해서가 아니다. 누구나 쓸 수 있어서다. 과거엔 전문 장비와 기술이 필요했다. 지금은 무료 앱 하나로 된다. 그리고 한 번 퍼진 이미지는 되돌릴 수 없다. 피해는 기하급수로 늘어나는데, 아이들2026.05.24 06:02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연구소장 (전 고려대 교수)1935년 오스트리아의 천재 물리학자 에르빈 슈뢰딩거(Erwin Schrödinger)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깊은 고민에 빠져 있었다. 그 당시 물리학계는 닐스 보어와 베르너 하이젠베르크가 주도하는 양자역학의 ‘코펜하겐 해석(Copenhagen interpretation)’을 두고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었다.코펜하겐 해석이란 미시 세계의 입자들은 관측되기 전까지 여러 상태가 동시에 겹쳐서 존재(중첩)하며, 인간이 ‘관측’하는 바로 그 순간에 하나의 상태로 결정된다는 것이었다. 고전 물리학의 결정론적 세계관에 익숙했던 슈뢰딩거와 아인슈타인에게 이는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2026.05.23 00:00
지금으로 부터 1200여년전인 서기 828년 장보고가 한반도 서남 해안의 요충 완도에 '청해진(淸海鎭)'을 설치했다. 당시 동아시아의 바다는 혼돈과 기회가 공존하는 격랑의 무대였다. 신라 말기의 정치적 혼란을 틈타 해적들이 창궐했고, 수많은 백성들이 납치되어 이국땅의 노예로 팔려가는 참극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 참담한 비극을 끊어내기 위해 당나라에서 촉망받던 군관 자리를 과감히 박차고 고국으로 돌아온 인물이 있다. 그가 바로 해상왕 장보고다.장보고는 흥덕왕의 승인을 얻어 1만 명의 군사를 이끌고 바다로 나갔다. 해상 치안을 확보하기 위한 군사 기지를 건설한 것이다. 그는 해적을 소탕하여 뱃길을 안전하게 확보한 뒤, 당2026.05.22 07:54
코스피가 7600선을 회복하며 굳건한 상승 흐름을 보이는 등 주식시장을 향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그러나 이 화려한 지수 뒤에는 여전히 건전한 시장의 재도약을 가로막는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깔려 있다. 바로 주식시장에서 암약하면서 불투명한 거래로 이익을 편취하고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주가조작 및 불공정 탈세 세력들이다. 국세청이 '코리아 프리미엄' 안착을 위해 지난 6일 2차 세무조사에 착수한 31개 업체의 실태를 보면, 이들의 범죄 수법이 얼마나 치밀하고 악랄한지 여실히 드러난다. 이들은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선량한 투자자들의 피눈물을 쥐어짜며 사주 일가의 배를 불렸다. 첫째, 거짓 호재를 미끼로 한 주가2026.05.22 00:00
경제학의 세계에는 동물들이 자주 등장한다. 가장 많이 나오는 동물은 매와 비둘기다. 경제학에서 '매파'는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을 경제의 가장 치명적인 독으로 규정하고, 이를 억제하기 위해 금리 인상과 통화 긴축을 강력히 주장하는 강경파를 뜻한다. 매파는 실업률이 다소 오르고 기업이 도산하는 단기적인 고통을 감수하더라도, 화폐 가치를 지키는 것이 거시 경제의 근본을 지키는 길이라 믿는다.학문의 세계에 매가 처음 등장한 것은 1812년이다. 미국과 영국 간의 이른바 미-영 전쟁을 앞두고 미국 의회 내에서 무력 충돌을 불사해야 한다고 외치던 헨리 클레이(Henry Clay)와 존 C. 칼훈(John C. Calhoun) 등 젊고 호전적인 정치인들2026.05.21 14:39
43%, 28.2%, 18%, 23.5%. KB·신한·하나·우리금융그룹의 각 비은행 계열사가 올 1분기 그룹 당기순이익에 기여한 정도다.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금융그룹의 주요 전략이 되면서 은행 외 실적에도 시장의 관심이 크다. 요즘 코스피 호황으로 증권사 실적이 크게 개선된 점을 차치하면, 통상 금융지주 비은행 실적을 끌고 가는 계열사로 보험사의 역할이 컸다. 생명보험사 ‘빅3’에 드는 신한라이프는 신한카드를 제치고 지난해 비은행 순이익 1위를 차지했으며, KB손해보험·라이프도 같은 해 합산 순이익 1조 원을 가뿐히 넘긴 바 있다. 보험사 실적을 뜯어보니 순익 희비를 가른 건 본업이 아닌 투자다. 신한라이프는 전년 수준을2026.05.21 13:30
엊그제, 몇 년 전 경주의 한 절로 내려보냈던 설송 큰스님의 경전이 다시 내게로 돌아왔다. 수십 년을 기독교인으로 살아가면서 이곳저곳의 교회를 전전하며, 귀동냥으로 로고스를 찾아가던 나였으나, 당시 엄청난 무게로 다가온 질병을 극복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도움을 준 건, 아이러니하게도 설송 큰스님이 주신 그 경전 덕이었다. 큰 병중에서야 나는 비로소 신의 뜻을 이해했고, 아내는 그런 내 머리맡에서 밤을 새워 불경을 써 내려갔다.나는 수행의 한 방법으로서 기도는 하였으나, 스스로 기복하지는 않았다. 아니 기복을 하는 자체를 경멸하고 살았다. 내가 기독교인으로 살았던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옳은 일 앞에 스스로 머뭇거리2026.05.21 13:12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직전 잠정 합의에 도달하면서 산업계 긴장이 일단 진정되었다. 노조는 총파업 계획을 유보하고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최종 수용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협상 막판까지 대립이 이어졌지만, 양측은 합의안 서명 뒤 함께 구호를 외치며 타협 환경이 됐다. 시장 역시 생산 차질 우려를 덜었다는 반응이다. 반도체 시장을 통한 AI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삼성전자 생산 차질은 글로벌 공급망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컸다. 업계는 이번 합의를 통해 일단 급한 불은 껐지만, 근본적 갈등 구조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남아 있다. 이번 합의의 핵심은 특별성과급 지급 방식이었다. 노사는 사업 성과의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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