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한은 "하반기 물가 5% 육박"···유가·환율 물가 상방 압력

공유
0

한은 "하반기 물가 5% 육박"···유가·환율 물가 상방 압력

서울 소재 한 마트.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소재 한 마트. [사진=뉴시스]
올해 하반기 이후에도 높은 물가 오름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은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상승하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 환율 상승, 소비 증가 등 상당기간 물가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21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를 통해 과거 20년 중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를 웃돌았던 2008년(4.7%)과 2011년(4.0%)과 현재의 물가 상황을 비교했다.

특히, 현재까지의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2008년 상반기와 매우 유사해 최근 물가 여건에 비춰 볼 때 하반기 이후에도 높은 물가 오름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분기 기준으로는 올 2분기, 2008년 3분기(5.5%) 이후 처음으로 5%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물가상승률(5월 5.4%)은 2011년 급등기 고점(2011년 8월 4.7%)을 넘어 2008년 급등기 고점(2008년 7월 5.9%)에 근접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소비자물가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1월 1.7%에서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7월 5.9%로 19개월간 올랐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09년 7월 1.6%에서 2011년 8월 4.7%로 26개월 간 상승 흐름을 보였다.

한은은 "최근 물가상승기를 보면 지속기간이 2008년 수준(19개월)을 넘어서고 있는 가운데 상승세도 가파른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한은은 최근과 과거 급등기의 물가 상황을 원자재, 환율, 소비수요, 유동성 측면에서 비교했다. 국제 원자재 가격은 원유, 천연가스, 금속, 곡물, 비료 등의 상승세가 전반적으로 크게 확대되면서 2008년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근 국제식량가격도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으며 앞으로도 상당기간 높은 수준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원·달러 환율은 과거 물가 급등기와 달리 최근 상승기에는 초반부터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2008년에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금융불안 심화로 환율이 상승했으나, 최근에는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가속화 등으로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데 주로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수요는 최근 및 과거 물가 급등기 대체로 증가세를 나타냈다. 최근 상승기에는 재화소비가 먼저 회복한 이후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서비스소비도 반등했다. 과거 급등기에는 재화 및 서비스소비가 비슷한 회복 양상을 나타냈으며, 2008년 급등기 후반에는 높은 물가 오름세가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일부 작용했다.

최근 소비 개선 흐름 등으로 수요측 압력이 점차 높아짐에 따라 근원물가 상승세가 외식 등을 중심으로 꾸준히 확대됐다. 이에 따라 5월 물가상승 확산지수(근원품목)도 70.1로 과거 급등기 2008년 12월(69.1), 2011년 7월(68.6) 수준을 상회했다.

유동성은 최근 물가상승기 중 2008년 급등기와 유사하게 늘어나는 모습을 나타냈다. 이는 정부의 이전지출 확대에 따른 것으로 가계소득 내 이전소득 비중은 2008년 급등기 8.6%, 2011년 급등기 8.9%, 최근 13.9%로 높아졌다.

2008년 급등기에는 기업들의 투자수요 확대와 가계대출 증가로 늘어난 반면, 2011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민간신용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유동성 증가세가 주춤했다. 최근에는 주택가격 상승으로 가계대출이 증가한 가운데 가계소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재난지원금 등 정부의 재정지원을 중심으로 유동성이 증가했다.

한은은 과거 급등기와 비교해 최근의 물가 여건을 살펴보면 원유, 곡물 등 원자재가격의 높은 오름세, 환율 상승세, 민간소비 증가세 등이 상당기간 물가상방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한은은 "과거 급등기와 비교해 최근의 물가 여건을 살펴보면 원유, 곡물 등 원자재가격의 높은 오름세, 환율 상승세, 민간소비 증가세 등이 상당기간 물가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08년 수준인 4.7%를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이종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zzongy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