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03 15:15
새벽 6시, 한 건설 현장에 일용직 노동자 김 씨가 출근한다. 전날 급하게 연락받고 처음 오는 현장이다. 간단한 서류 작성 후 15분짜리 안전교육 영상을 본다. 한국어가 서툰 외국인 동료는 영상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고개만 끄덕인다. 오전 9시, 작업이 시작된다. 김 씨는 20m 높이 비계 위에서 용접 작업을 한다. 안전난간은 곳곳이 헐겁고, 안전모는 낡아 턱끈이 헐거워졌지만 교체해 달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2025년 대한민국, 어느 건설 현장의 평범한 풍경이다. 올해는 우리 산업 현장에 안전관리의 전환점이자 한계가 동시에 드러난 해였다. 대한중대재해예방협회가 선정한 '2025 중대재해·안전 7대 뉴스'는 단순한 사건의2025.11.03 06:38
지식과 지혜가 충만한 사람은 똑똑해 보이지 않는다. 아는 체하지 않아서 어리석어 보인다. 하지만 앎을 비웠다 해도 부족함이 없다. 마르지 않는 샘처럼 지식과 지혜를 무위로 면면히 냄으로써 그 쓰임새는 무한하다. 그러나 지식과 지혜가 부족한 사람이 많이 알고 잘난 체한다. 그런 유의 사람은 정작 지식과 지혜가 필요할 때 불의한 꾀를 내어 타인을 현혹할 뿐 대지를 적셔 무위로 덕을 베푸는 샘의 쓰임새를 교묘히 험담하고, 저 자신을 위할 뿐 마른 샘처럼 베풀 줄을 몰라 쓰임새가 없다. 이런 비유는 어떨까? 꽃병에 예쁜 꽃을 빈틈없이 수북이 꽂아 놓은 것보다 몇 개의 꽃가지를 공간을 두고 여유롭게 꽂아 놓은 모양이 더 아름다워2025.11.02 16:28
연준의 통화정책 목표는 고용안정과 인플레이션을 2% 내외로 유지하는 것이다. 연준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0.25%P씩 내린 것은 고용시장의 하방 압력을 고려한 선제적 예방 조치인 셈이다. 기업의 신규 고용이 줄고 있는 데다 해고를 진행하는 곳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트럼프 2기 정부의 이민정책도 신규 노동력 공급을 줄일 게 분명하다. 고용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줄어들면 연준의 최대 고용 목표를 지속하기 어렵다. 금리인하보다 더 큰 관심사는 양적긴축 정책(QT)의 종료다. 12월부터 지난 2년간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매각해 시중 유동성을 흡수해 오던 QT를 마무리하기로 한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만2025.11.02 16:25
전 세계 21개국 정상급 지도자와 1700여 명의 기업인이 참석한 경주 아태경제협력체(APEC)의 최대 관심사는 자유무역 질서의 활로를 찾느냐 여부였다. 세계 GDP의 43%를 차지하는 미국과 중국이 고래 싸움을 벌이면서 APEC도 방향성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의 경우 APEC 회의는 관심 없고 주요국 정상과 회담만 하고 떠났고, APEC에 진심인 중국의 지도력도 여전히 미지수이긴 마찬가지다. APEC 의장국인 한국의 과제는 국제사회의 연결과 혁신·번영을 위한 협력 원칙을 마련하는 일이다. 제주 APEC 포럼 보고서를 보면 역내 경제성장률은 올해와 내년 2.6~2.7%에 그칠 전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전 세계 성장률2025.11.02 16:23
한국과 일본 사이의 바다는 오랫동안 ‘동해’와 ‘일본해’라는 명칭으로 논쟁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제 이 바다를 과거 갈등의 상징이 아니라 미래 협력의 공간으로 재인식할 때가 왔다. ‘동북아지중해(Northeast Asian Mediterranean, New-Med)’ 구상은 특정 바다의 명칭 변경이 아니라 이에 대한 인식의 전환에 관한 이야기다. 한마디로 ‘동해’라는 이름은 존중하되, 지중해처럼 공동 번영의 바다로 만들자는 것이다. 국제수로기구(IHO)는 이미 디지털 해도체계(S-130)로 전환해 해역을 코드 기반으로 관리하고 있다. 명칭보다 기능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유엔해양법협약(UNCLOS) 제122조와 제123조는 ‘반폐쇄해’를 연안국 협력 대상2025.10.30 17:26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 뚝 끊긴 상태다. 20일부터 26일까지 일주일간 서울 아파트 매매는 단 38건에 그쳤을 정도다. 일주일 사이 98.3%나 급감한 수치다. 서울의 아파트 매물은 6만4629건으로 일주일 새 11%나 줄었다. 토지거래허가를 받아야 매매가 가능한 세대나 연립주택 등 공동주택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규제지역 내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무주택자 40%, 유주택자 0%로 제한한 탓이다. 부동산 가격이 오를 여지를 아예 봉쇄하겠다는 의미다. 아파트를 사려면 돈이 필요한데 자금조달 자체를 묶어버리겠다는 발상인 셈이다.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도로에 차량의 주행속도를 40%로 제한하는 것2025.10.30 17:23
3분기 경제성장률이 1.2%로 전망치 1.1%를 웃돌았다. 분기 성장률 1.2%는 1년 반 만의 최고치다. 환율 상승으로 인한 수출 호조에 이어 소비쿠폰 효과로 민간 소비까지 살아난 영향이 크다. 한국은행은 소비쿠폰 효과로 인한 성장률 기여도가 0.8%P에 이른다고 본다. 소비쿠폰이 음식점·병원·의류·잡화·미용 등 다양한 품목에 사용됐기 때문이다. 연말까지 소비심리가 위축되지 않고 유지될 경우 연간 성장률 1% 달성도 가능할 전망이다. 수출 역시 환율 효과로 양호한 흐름이다. 3분기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0.1%P다. 2분기의 0.3%P보다 낮아졌으나 반도체 수출 호조로 이어지면서 전망도 밝은 편이다. 설비투자의 성장률 기여도도2025.10.30 13:34
사릉(思陵)으로 가을 나들이를 다녀왔다. 얼마 전 국가유산청에서 오는 11월 30일까지 조선왕릉 숲길 9개소를 개방한다는 소식을 들은 터였다. 구리 동구릉과 남양주 광릉, 서울 태릉과 강릉 등 아름답고 걷기 좋은 9곳의 왕릉 숲길을 개방한다는 뉴스였다. 단풍 든 왕릉 숲길을 걸으며 조선왕릉의 역사적 의미와 더불어 치유와 휴식도 누리라는 취지란다. 조선시대 왕릉 주변은 금표(禁標) 지역으로 지정되어 일반 백성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곳이었기 때문에 좋은 경관과 함께 울창한 수목들이 잘 보존돼 있다. 국가유산청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나는 왕릉 산책을 즐기는 편이다. 왕릉이 품고 있는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와 함께 왕릉 숲에서2025.10.30 13:27
정부는 경주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전시 수준의 ‘갑호비상령’으로 경계 태세를 갖추었다. 경찰 1만9000명이 투입되고 해경은 동해안에 특수 정찰정을 배치했으며, 경주 상공은 비행금지구역으로 지정되었다. 드론 대응 체계도 가동되어 회담장 주변 안전과 통제가 강화되었다. 힐튼호텔에는 시야 차단 구조물과 군 경호 인력이 배치되며, 이번 회담은 국가 안보와 외교 전략이 교차하는 긴장 국면이다. 정부는 국내외 안보 위협과 외교적 변수를 동시에 관리하며 APEC 정상회담이 성공할 수 있도록 철저히 사전 대비하고 있다. 이는 매우 전략적 결정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회담에서 투자, 관세, 동맹 현대화,2025.10.29 04:00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부동산 정책들로 인해 현금 부자 또는 로또 당첨이 아니면 청년들은 이제는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내 집 마련이라는 꿈을 꾸는 것이 어렵게 됐다. 정부가 내세운 '시장 안정'이라는 목표는 역설적이게도 이제 막 시장에 진입하려는 청년들에게는 넘을 수 없는 거대한 장벽이 됐다. 강력한 대출규제는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필요하다는 명분이 있지만, 소득은 있으나 자산 축적 기간이 짧았던 청년들과 현금이 부족한 실수요자들은 유일한 희망이었던 '레버리지' 기회마저 사실상 원천 봉쇄한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 더해 정책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이 주거 사다리를 걷어차 버렸다는 인식을 하지 않을 수2025.10.29 04:00
시장에서 부동산 규제 정책 시즌3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강력한 부동산 규제 정책을 펼쳤던 노무현·문재인 정부에 이어 이번 정부도 초반부터 규제가 매섭다. 하지만 규제 일변도 부동산 정책은 그동안 집값 상승이란 결과가 나왔다는 점에서 시장이 불안해지고 있다. 경실련 분석에서 서울 25개구 30평형 아파트 평균 시세 상승은 노무현 정부 2.3억 원(80%), 문재인 정부 6.8억 원(119%)으로 가장 크게 올랐다. 반면 이명박 정부는 0.5억 원(-10%), 박근혜 정부 1억 원(21%), 윤석열 정부 0.2억 원(1%)으로 상대적으로 완만한 수준이다. 노·문 전 대통령 부동산정책 핵심 인사는 '왕수석'으로 불렸던 김수현 전 청와대 사회수석이다. 그는2025.10.28 17:21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시행된 지 6개월이 지났다. 미국 경제는 2분기에 3.8% 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3분기에도 비슷한 추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소비와 기업 투자가 성장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경제도 미국 관세 정책으로 침체에 빠질 것이란 우려와 달리 호조세다. 총 교역량도 안정세를 유지 중이고, 주식시장은 호황이다. OECD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9%에서 3.2%로 상향 조정했을 정도다. 트럼프 관세가 세계경제에 큰 타격을 주지 못하는 모양새다. 세계무역에서 미국의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12% 정도다. 평균 관세율도 30%에서 18%로 낮아진 데다 관세 유예품목도 많다. 기업은 관세를2025.10.28 17:15
연초 이후 코스피 상승률이 68%를 넘어섰다. 주요 20개국 주가지수 가운데 최고다. 5만 선을 넘은 일본 닛케이지수의 상승률 26%와도 비교 불가한 수준이다. 9월 이후 상승률은 23%이고, 이달 들어서만 15% 이상 올랐다. 10월 들어 코스피는 며칠 간격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기록도 세웠다. 글로벌 증시가 호황인 가운데 미국의 금리 인하 전망과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까지 가세하면서 주가를 견인한 결과다. 하지만 지수 상승을 견인한 종목은 반도체나 자동차·이차전지 등 일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시가총액은 1000조 원을 넘어선 상태다. 두 회사 시가총액이 코스피 비중의 31%를 차지하는 셈이다. 이달 들어 증가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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